[위기전략] 남양유업 대국민사과 기자회견

사과할 때는 제대로 사과만 해야 한다. 변명을 붙이지 말고.

5월 9일 목요일 오전 10시 30분에 열린 기자회견 영상을 보았다. 유투브에서 ‘남양유업 대국민사과’ 라고 검색창에 입력하면 주르륵 뜬다. 그 중에서 5분 내외의 영상을 고르면 사과문 낭독과 상생방안 발표 장면을 볼 수 있다. 그 후 진행된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은 전문으로 읽었다.
1. 창업자 2세이자 최대주주인 홍원식 회장은 현장에 참석하지 않았다. 대신 전문경영인인 김웅 대표이사가 사과문을 읽었고, 상생방안 발표는 (회사 직원으로 추정되는) 사회자가 읽었다. 이 사건에 임하는 남양유업의 시각과 입장을 진정성있게 보여주려 했다면, 과연 올바른 메신저 선택이었는지 의문이 남는다.

2. 사과의 대상이 잘못되었다. 사건이 대중의 공분을 사게 된 시발점은 모 영업사원이 대리점주에게 욕설이 담긴 통화를 했던 파일이 유투브에 공개되면서부터이다. 따라서 사과를 가장 먼저 해야할 대상은 피해를 입은 대리점주들이다. 대국민사과는 그 다음이어야 했다. 특히 ‘대국민사과’라는 포맷은 쓸데없이 남용되는 경향이 있다.

3. 사과문에는 대리점을 사과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있다는 인식이 여실히 드러난다. 이 문장을 읽어보자. “그리고 현재 당사와 갈등 관계에 있는 ‘대리점피해자협의회’에 대해 경찰 고소를 취하하고 화해 노력에 적극 나서겠습니다.” 당사와 갈등관계, 화해 노력 등의 표현은 사과를 하는 이의 언어로 적합하지 않다.

4. 장소도 커뮤니케이션의 중요한 일부다. 사과 기자회견을 했던 곳은 중구 브라운스톤 LW컨벤션이었다. 이곳은 평소 결혼식장으로 사용되는 곳이다. 본사 내부 장소가 적합치 않아 외부 장소를 섭외했다고 남양유업은 설명을 했지만, 사과의 의미를 더욱 잘 전달할 수 있는 장소를 고를 수는 없었을까?

5. 상생방안 발표 후, 김웅 대표이사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 직접 답변한 것은 칭찬할 만한 점이다. 또, “남양유업이 동 업계보다 밀어내기가 심했나” 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관행이었다는 말을 하기 전에 우리 회사가 먼저 자숙을 하겠다. 만약 관행이 있다면 그 부분을 개선하고 척결해야 한다는 생각 뿐이다.” 라는 답변도 적합하다. 동종업계 경쟁사를 걸고 넘어가는 발언을 했더라면 또 하나의 상처로 돌아올 수도 있었던 순간을 침착하게 넘겼다.

5월 10일 금요일 오전, 김웅 대표이사는 남양유업 본사 앞에서 집회 중인 정승훈 대리점피해자협회 총무 등을 만나 사과했다. 남양유업의 사과는 여기서부터 출발했었어야 했다.

by gold

영상출처: 유투브 검색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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