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전략] 청와대 위기관리 출구전략, 김혜수에게 배워라

025김혜수

– 토를 달아 논쟁을 만들지 마라, 신속하게 대응하라, 정면으로 부딪혀라, 사안을 분리하라. 미련 없이 조치하라

1. 드라마 ‘직장의 신’, 출발 직전인 지난 3월23일 조선일보가 배우 김혜수 논문 표절을 터뜨
렸다. 2001년 성균관대 언론대학원 석사학위 논문 ‘연기자의 커뮤니케이션 행위에 관한 연구’가 참고문헌 일부를 각주와 인용 표시 없이 그대로 써 표절의혹이 있다는 것이다. 드라마에 오랜만에 복귀하는 김혜수에게는 최대의 위기가 닥쳤다. 자신의 잘못을 사과하고 직장의 신을 보호해야 하는 두 가지 과제에 직면한 것이다.

2. 입장을 요구하는 기자들에게 소속사는 24일 바로 군더더기 없이 보도자료를 통해 답변했다. “인용부분에 대해 명확히 밝히지 못했음을 인정한다. 죄송하다.” 더 이상의 어떤 변명도 없었다. 반면 같은 시기 조선일보로부터 표절의혹을 받은 방송인 김미화도 2011년 같은 대학원에서 받은 석사학위 논문 ‘연예인 평판이 방송 연출자의 진행자 선정에 미치는 영향’에서 다른 연구자의 논문을 베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미화는 비공식적으로 “인용 과정에서 재인용 표시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지적은 불찰로 인정한다”면서도 “이미 학계에서 누구나 다 알만한 이론을 인용한 것이고 이론을 내가 썼다고 한 것도 아닌데 표절로 매도당하는 것은 억울하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3. 그리고 25일 ‘직장의 신’ 드라마 제작발표회장에 그녀가 정면에 섰다. 다음은 서울신문 이은주 기자의 기사 앞부분이다. ‘지난 25일 KBS 새 월화 드라마 ‘직장의 신’ 제작발표회장. 약속된 시간인 오후 2시가 조금 지나자 사회자가 아닌 배우 김혜수가 홀로 무대에 등장했다. 갑작스러운 김혜수의 등장에 장내는 일시에 적막이 흘렀다. 검은 옷을 입은 김혜수는 두 손을 모으고 자신이 적어 온 메모를 보며 긴장된 목소리로 논문 표절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석사 학위를 반납하겠다는 뜻이었다.’ 1) 공식 행사가 시작되기 전, 2) 홀로, 3) 검은 옷, 4) 두 손의 위치, 5) 메모 그대로, 6) 석사 학위 반납. 자세와 태도, 메시지 등 모든 것이 사과를 하는 스피커에 집중되어 정확한 위치에 서 있는 것이다. 기자들은 더 이상 채근하지 않았고 제작발표회는 화제 속에 기대 이상의 뉴스를 만들었다.

4. 분명하고 당당한 ‘쿨레이디’ 김혜수는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했고, ‘직장의 신’은 나쁘지 않은 ‘노이즈 마케팅’을 배경으로 출발했다. 김혜수의 악재와 직장의 신은 나쁜 뉴스에서 분리되었을 뿐 아니라, 배우는 오랫동안 쌓아온 당당한 캐릭터를 유지했으며 드라마는 화제를 안고 출발하게 된 것이다. 악재를 호재로 만들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진정성을 확인한 팬들이 오히려 악플러로부터 배우와 드라마를 지키는 협력의 커뮤니티를 구성한 것이다.
한편 논란 끝에 김미화는 쓸쓸히 자신의 프로그램을 떠났다.

5. 사과의 내용을 보면 사과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녀는 그녀가 던질 수 있는 모든 것을 던졌다. 논문 반납이 그것이다. 실효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는 조치이지만 할 수 있는 조치를 다하는 것으로 인식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후일담이지만 사과문은 잘 썼다. 12년 전, 불규칙한 일정, 특수대학원, 관심사 폭 넓히는 목적 등 깨알 같은 방패가 동원되었다. 기분 나쁘지 않게 말이다. 이러한 상황은 심정으로 이어지다가 다시 인정과 사과로 넘어간다. 그리고 논문 반납이라는 명백한 조치를 밝히고 드라마에 대한 걱정과 죄송을 담고 불가피하게 촬영을 하고 있으며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것을 밝힌다.

6. 위기의 상황에 대한 대처로 더 이상 훌륭할 수는 없다. 배우 김혜수는 자신의 캐릭터를 놓치지 않고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드라마는 화제 속에 순항하고 있다. 누구도 다치지 않고 위기를 탈출했다. 지금 그녀의 논문 표절을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기억한다 해도 그녀에게 공격의 화살을 돌리지 않는다. 더 무엇이 필요한가?

7. 청와대가 윤창중 사건에 대한 출구전략을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먼저 김혜수 사례를 차분히 복기해 보기를 바란다.

by navy

* <김혜수의 사과문 전문>

갑작스러운 상황이지만 제 입장을 이야기하는 게 맞아서 양해구하고 나왔습니다. 12년 전 2001년 활발하게 활동할 당시 논문을 작성했습니다.
불규칙한 일정 때문에 연기 외에 관심분야 접근코자 특수대학원 진학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심도있게 학문하기 보다는 관심사 폭 넓히는 게 목적이었습니다. 졸업논문도 학문적 성과보다 형식적인 과정이라고 생각한 게 불찰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논문 작성과정 문제 있었음에도 실제 당시에는 실수인지 조차도 모르고 지냈습니다. 지난 금요일 밤에 파주에서 촬영하면서 2001년 논문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듣고 놀랍고 당황했습니다.
실제로 12년 꽤 오랜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논문 내용 기억하기도 힘들었습니다. 드라마 촬영 중이라 확인내용을 대조하기 힘들었습니다. 2001년 당시에는 먼저 말하길 스스로 표절에 대한 뚜렷한 경계나 인식이 없어서 실수가 있었다고 소속사를 통해 인정했습니다.
스스로 인정하지 못했던 지난 날 실수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소속사 통해 전달했듯. 이유 불문하고 잘못된 일이고 과거의 과오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매사에 보다 신중하고 엄격하게 임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잘못된 과정을 뒤늦게라도 알게 된 만큼, 석사학위 반납의사를 지도교수에게 전달했습니다.
이틀 동안 고민했고 많은 분들에게 우려 끼친 만큼 자숙하는 게 도리이지만. 현실적으로 방영을 일주일 남긴 실정이라 제작진, 관계자들에게 본의 아닌 막중한 피해를 입히게 돼. 죄송한 마음으로 촬영하고 있습니다.
지난 실수 겸허히 인정하고 배우 본분을 다해서. 실망하신 분들에게 신뢰를 얻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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