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문장, 끝문장] 자유로부터의 도피, 에리히 프롬(1941년작)

자유로부터의도피

* 주: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에 공허함을 느끼지만 지금껏 열심히 따라잡아 온 대열에서 벗어나는 것도 불안한 당신에게 묻습니다. 혹시 자유가 두려워서 안락한 새장으로 도망치고 싶은 건 아닌가요?

– 첫문장: <제1장, 자유ㅡ일종의 심리학적 문제인가>

근대 유럽과 미국의 역사는 사람들을 구속해온 정치적·경제적 및 정신적인 질곡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를 얻고자 하는 노력에 집중되고 있다. 자유를 위한 싸움은 압박을 받고 있는 사람들에 의하여 이루어졌는데 이들은 지켜야 할 여러 특권을 가지고 있던 자들에게 항거하여 새로운 자유를 얻으려고 했다. 어떤 한 계급이 지배체제로부터 벗어나 그 자신의 자유를 얻고자 싸우고 있었을 때, 그들은 인간의 자유 그 자체를 위하여 싸우고 있다고 스스로 믿었다. 그리하여 그것은 압박을 받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속에 뿌리박고 있는 자유를 찾으려는 이상과 동경에 호소할 수 있었다. 그러나 자유를 얻기 위하여 오랫동안 계속된 싸움의 어떤 단계에서는 압박에 항거하여 싸워온 계급도 일단 승리하여 새로운 특권을 수호해야 할 입장에 서게 되면, 도리어 자유를 해치려는 적을 편들었던 것이다.

– 끝문장: <제7장, 자유와 민주주의>

인간이 사회를 지배하여 경제기구를 인간의 행복이라는 목적에 종속시킬 때만, 또한 인간이 적극적으로 사회과정에 참여할 때만, 지금 그를 절망ㅡ고독과 무력감ㅡ으로 몰아넣고 있는 것을 극복할 수 있다. 인간이 오늘날 고민하고 있는 것은 빈곤보다도 오히려 그가 큰 기계의 톱니바퀴, 즉 자동인형이 되고 말았다는 사실, 그의 생활이 공허하게 되어 그 의미를 상실하고 말았다는 사실이다. 모든 권위주의적 체제에 대한 승리는 민주주의가 후퇴하지 않고 공격태세를 취하여, 지난날 자유를 위해서 싸운 사람들이 마음속에 품고 있었던 것과 같은 목표를 현실화하는 데까지 전진할 때에만 가능할 것이다. 민주주의는 인간 정신이 가질 수 있는 가장 강한 신념, 즉 삶과 진리에 대한 신념 및 개인적 자아의 적극적이며 자발적인 실현으로서의 자유에 대한 신념을 사람들에게 불어넣을 수 있을 때에만 니힐리즘의 힘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김재은

출처: 홍신문화사, 지경자 역, 1995년 중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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