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케이션 단신] 17세기 버전의 소셜 미디어, 영국의 커피하우스 – 창의력과 혁신의 원천이었던 커피하우스에서 21세기 소셜 미디어 활용법을 배우자

1. “소셜 미디어는 업무 생산성의 적”이라고 흔히들 말한다. 어떤 조사에 따르면,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소셜 미디어 때문에 업무 집중력이 분산되어 미국 경제에 연간 약 7천억 손실을 가져온다는 주장도 있다. 나 자신을 돌이켜봐도 일견 타당하게 들린다. 그런데 이에 반대하는 의견이 6월 22일자 뉴욕타임스에 실렸다.

2. 영국 이코노미스트誌의 디지털 에디터인 Tom Standage 는 17세기 영국에서도 매우 유사한 논란이 있었다고 소개한다. 젊은이들이 학업이나 일에 집중하지 못하게 방해한다며 어른들의 걱정거리로 부상한 새로운 환경이 등장한 것이다. 바로 ‘커피하우스’였다. (오늘날의 카페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아래 그림 참조)
커피가 아랍의 신 문물로 영국에 전파된 것처럼, 커피하우스도 아랍에서 건너왔다. 1650년대 초반 옥스포드에 영국의 첫번째 커피하우스가 생긴 이래, 런던을 비롯한 다른 도시들에도 곧 수백개의 커피하우스들이 생겼다. 왜 이렇게 큰 인기를 끌었던 것일까?

coffeehouse

3. 커피하우스는 단지 커피만 마시는 장소가 아니었다. 최신 뉴스 (루머와 가십거리까지 포함한) 를 읽고 듣고 토론하는 장소이자 우체국 역할도 했다. 사람들이 하루에 여러 커피하우스를 오가면서 편지와 소식을 전달했고, 각종 정보가 함께 굴러다니게 되었다. 몇몇 커피하우스들은 과학, 정치, 문학 등의 특정 주제에 집중해서 대화와 토론이 이루어지는 전문적인 장소로 발전하기까지 했다.
커피하우스의 대화가 이토록 활성화되었던 중요한 이유는, 커피하우스 안에서는 사회적 계급을 고려하지 않으면서 낯선 이들과도 자유롭게 대화하고 소통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당시 몇몇 기성세대들은 “젊은 이들이 커피하우스에서 시간만 낭비하고 있으며 이들의 미래에 해를 끼치게 될 것”이라고 걱정을 금치 못했다.

4. 그렇다면 커피하우스가 생산성, 교육, 혁신에 과연 해를 끼쳤을까? 그렇지 않다.
커피하우스는 창의력의 원천과 같은 곳이었다. 예를 들어 영국의 선도적 과학자 모임인 Royal Society 는 커피하우스에서 토론하고 실험하고 강의도 했다. 강의 입장료는 딱 1페니 (커피 한잔 가격) 였기 때문에, “페니 대학 (penny universities)” 이라고도 불렸다. 현대 과학의 근본이 된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 (Principia Mathematica)” 를 집필한 뉴튼이 영감을 얻은 장소도 커피하우스였다.
커피하우스는 비즈니스의 혁신도 가져왔다. 상인들은 커피하수으에 모여서 미팅을 하고 회사를 만들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했다. Jonathan’s 이라는 런던 커피하우스는 상인들의 비즈니스 거래 장소로 유명했는데 이후 런던 증권거래소로 발전했다. 아담 스미스는 British Coffee House 라는 곳에서 “국부론”의 초고를 동료들과 돌려보며 피드백을 받아 책을 완성했다.

5. 커피하우스가 때로 시간을 허비하는 장소가 되는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장점이 단점을 상쇄할 정도로 컸다. 커피하우스는 활기차고 지적한 대화가 오갈 수 있는 장을 제공했고, 현대 사회의 기틀을 만든 혁신적 아이디어들을 태동시켰다. 그리고 커피하우스의 이런 정신은 오늘날 소셜 미디어로 이어지고 있다. 전세계 곳곳의 사람들이 남녀노소, 지위와 계급과 인종에 관계없이 온라인에서 만나 대화하고 정보를 교류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탄생시킨다.
소셜 네트워킹 플랫폼은 이제 기업들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이메일 사용을 줄이고, 대신 페이스북 같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사용해서 기업 안에서 정보를 주고받고 잠재적인 인적 재능을 발굴해내고 상호 협력을 격려하며 일을 진행하는 것이다. 2012년 맥킨지 조사에 따르면 회사 내부적으로 소셜 네트워킹 플랫폼을 업무에 사용한 곳들은 지식노동자들의 생산성을 20-25% 이상 증가시켰다고 한다.
소셜 미디어는 교육에서도 적극 사용되고 있다. 학생들은 서로 교류하면서 배울 때 더 효과적으로 학습할 수 있다. 일례로, OpenWorm 이라는 컴퓨터공학적 생물 프로젝트는 딱 하나의 트윗에서 출발했는데 지금은 구글 행아웃으로 전세계 전문가들과 협력하면서 발전하고 있다.

6. “인터넷 글로벌 커피하우스” 가 과연 어떤 미래를 가져오게 될까? 소셜 미디어와 커피하우스, 우리 두 손에 놓인 양 날의 검이다.

박소령

참고: 뉴욕타임스, 링크
그림 출처: 17세기 커피하우스, 구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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