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전략 커뮤니케이션] 국방홍보원은 위기관리를 모른다 – 연예병사 사건에 대한 사례 연구

국방홍보원페페북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전략과 프레임, 메신저•미디어•메시지에 대한 설계와 실행으로 이루어진다. 이번 연예병사 사건은 국방부가 예측가능한 위기를 어떻게 방치했으며, 발생한 위기에 대해 어떻게 문제를 키웠는가를 보여주는 매우 적절한 예가 될 것이다.

상추와 세븐은 지난 21일 춘천에서 6.25 관련 이슈로 기획된 공연을 마치고 휴가가 아닌 일반 근무 기간에 외부에서 술을 마셨으며, 안마시술소를 이용했고, 취재진과 실랑이 후 새벽 5시에 택시를 타고 떠났다. KCM과 1월 사건의 당사자인 비도 술자리에 합석했다.

1. 지난 1월 가수 비의 외출과 데이트가 문제가 된 사건 때 국방부는 ‘외출 때 간부가 인솔하고, 오후 10시 이전 부대 복귀‘ 등의 관리지침을 마련했다. 따라서 SBS ’현장21‘의 보도 내용은 1) 관리지침을 위반한 것이며, 2) 기강해이로 이어지는 관리의 문제이며, 3) 강도 높은 수준의 일탈, 4) 국민적 공분을 사기에 충분한 내용 으로 분류되는 사건이었다.

2. 국방부에게는 21일 취재와 26일 보도 사이에 닷새의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 당일 연예봉사를 관할하는 국방홍보원은 국방부에 즉각적인 보고와 함께 대응 지침을 상의하고 지침이 마련된 후 일사불란한 대처를 취했어야 한다. 먼저 23일 언론의 후속 취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최초 대응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어야 한다. 위기의 성격과 레벨, 스피커, 메시지, 미디어를 선택했어야 하는 것이다. 동시에 내부 조사 후 군인복무 규율 위반 사안 등에 대해 헌병대 등 수사기관으로 넘겨 명백한 사실에 대해 즉각적인 조사에 착수했어야 한다. 그리고 언론에 의해 이 사실이 공개될 경우 국민적 공분이 높다는 인식 하에 강도 높은 조치를 먼저 취했어야 한다. 그리고 언론에 공개된 직후에는 책임있는 사과와 관리 책임자에 대한 조치, 이후 당사자 처리 과정에 대한 설명, 관리지침 강화에 대한 의지와 방침 등의 내용이 즉각적으로 브리핑되었어야 한다. 아침 조간에는 사건과 국방부의 단호하고 발빠른 조치가 함께 반영되었어야 하는 것이다.

3. 그런데 전혀 그렇지가 못했다. 이러한 종류의 위기는 의지, 속도, 결단과 조치가 중요한 문제해결의 요소임에도 그러했다.

4. 언론 대응에 대해 군인으로 훈련받지 않은 ‘세븐’은 취재진과 충돌했다. 실수를 했을 때 스스로 대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양해를 구하고 자리를 피한 다음, 무조건 빨리 복귀해 공식적으로 대응했어야 한다. 특히 여기서 사병을 변호하기 위해 등장한 연예기획사 등의 스피커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공적으로 소속되어 있다기 보다 사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 것이다.

5. 1월 사건의 유사 사례로 볼 수 있으므로 이러한 상황에 대한 ‘위기관리 매뉴얼’이 작성되어 있었어야 하고 그에 따라 대처했어야 하는데 ‘신속•정확’한 시스템 대처는 없었다. 현장에 사병을 인솔하는 간부는 없었다. 사안의 중대성도 간과되었다.

6. 23일 국방홍보원을 취재했을 때 국방홍보원의 라디오부장이 스피커로 나섰다. 왜 스피커로 업무 연관성이 거의 없는 라디오부장이 나섰는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이미 이 시점에 이를테면 피의자 신분인 당사자와 국방홍보원을 조사하고 조치하는 ‘국방부’라는 객관적 위기 해결자가 백업 스피커로 등장했어야 하는 시점이다.

7. 라디오부장의 해명은 ‘치료를 목적으로 마사지를 받기 위해 안마시술소를 방문했다’는 취지였다. 임시응변으로 상황을 모면하려고 한 것이다. 메시지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얼굴과 직위를 내놓고 언론의 공식 인터뷰에 응했다. 정작 대응부서라고 할 수 있는 홍보전략팀장은 ‘죄송하다’만 연발하고 있다. 상황인식의 오류도 동시에 적용된다. 또 ‘거짓말’이라는 치명적 오류를 내포하는 사안이다.

8. 27일자 중앙일보에 의해 해당 사병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것도 곤란하다. 사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예상한 날짜의 방송에 대해 어제 밤 상황에서 공식 브리핑을 하거나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전화 취재에 응대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했다. 그러한 과정 없이 한 언론만 조사 사실이 보도되었다. 다른 언론은 기자들이 제일 싫어하는 일, 이른바 물을 먹었다. 기사에 등장하는 관계자는 어떤 언론 대응 지침에 따라 움직인 것인지 알 수가 없다.

9.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군인의 신뢰를 받고 있고 원칙으로 행동하는 지휘관으로 인식된다. 대통령은 기강해이와 규율문제에 대해 원칙에 기반해 단호하게 대처한다. 군의 요체는 규율과 기강, 지휘와 명령에 있다. 대중의 인기라는 긍정 요소가 의미있게 작동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연예 병사’로 인해 발생하는 인해 발생하는 군과 군인이라는 ‘개념’의 충돌에 대한 인식과 구조, 행동과 효과에 대해 핵심 전략 차원에서의 검토도 필요하리라 본다.

10. 보도가 나간 다음 날인 오늘 오전까지도 언론에 따르면 국방홍보원과 국방부는 다른 얘기를 하고 있다. 메시지와 스피커는 관리되지도 통합되지도 않았고 분열되었다.

11. 위기관리는 초기 대응이 전체 대응의 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위기관리자들은 첫 대응을 잘못하면 아주 오랜시간 동안 위기의 포로가 된다는 것을 반드시 기억하고 행동해야 할 것이다.

유민영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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