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6] 파이낸셜 타임즈 – 글쓰기는 왜 중요한가?

* 주: 얼마전 우리나라와 미국의 글쓰기 대학교육 비교 기사가 화제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미국과 영국에서도 최근 학생들의 글쓰기 실력이 퇴보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등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반대로, 비즈니스계로 나아갈 MBA 학생들을 필두로, 더 이상 긴 글 쓰기는 필요하지 않으며 소셜 미디어로 대체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글쓰기 능력이 왜 중요하며 필요한지에 대해 역설하는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 칼럼니스트, Michael Skapinker 의 글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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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주 전, 미국 교수 한명으로부터 메일을 받았다. 자신이 학생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는 것에 대해 소속 대학 학장이 질책을 했다는 것이다. 50년동안 미국의 한 명문 대학에서 비즈니스와 법을 가르쳐 온 이 교수는 MBA 학생들에게 명확한 글쓰기가 커리어에서의 성공을 위해서 필수적임을 가르쳤다. 그의 강의에서 학생들이 매주 1장짜리 메모를 제출하면 교수는 읽고 채점을 한다. 이 메모는 교재에서 발췌한 간단한 질문에 답하는 형식이다. “저는 이 과제를 통해서 분석력을 기르는 것보다는, 분석한 결과를 잘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싶었습니다.” 라고 그는 말했다.

학생들은 이 숙제를 감사하게 생각했을까?
“학생들이 학장에게 하도 격렬하게 항의를 해서 학장이 저를 그만두게 만들었지요.” 학생들은 요즘 비즈니스 업계에서는 글쓰기를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주장은 이메일과 트위터가 커뮤니케이션의 대세가 되었다는 거죠. 불명확한 생각과 글쓰기로 인해 발생한 오해도 이메일과 트위터로 의견을 주고받다보면 수정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학장은 이 교수에게 글쓰기를 자발적인 과제로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기가 끝날 무렵,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 단 한명만이 과제를 제출했다.

글쓰기에 대한 이 교수의 걱정에 대해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다. 2008년 조사결과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1학년 학생 중 46% 가 글쓰기에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학부생들에게만 한정된 문제가 아니다. 2009년 Current Issues in Education 저널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미국의 석사 및 박사과정 학생 97명이 고등학교 3학년보다 진단적 글쓰기에서 더 나을 바가 없었다.

영국 최고 대학들의 교수조차도 같은 문제를 지적한다. 캠브리지 대학 역사학 교수인 David Abulafia 는 올해 한 강연에서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어떻게 글을 써야하는지 모릅니다. 문법, 구두법, 철자 모두 형편없는 수준이지요.” Abulafia 교수에 따르면 “옥스포드와 캠브리지 대학 1학년들까지도 잃어버린 글쓰기의 예술 (스킬이 아닙니다) 을 회복해야만 합니다. 긴 산문, 명료하고 우아하며 간결한 논점을 담은 글을 쓸 수 있는 능력을 다시 갖추어야 하는 것입니다.”

학생들의 글쓰기가 실제로 나빠진 것일까, 혹은 교수들이 사실은 존재하지 않았던 ‘글쓰기 전성시대’를 상상하는 것일까?

사람들은 글쓰기에 대해 계속 불평해 왔다. “만약 당신의 자녀가 대학을 다닌다면 그들이 졸업할 때 평범하고 명료한 보통의 글쓰기를 못할 가능성이 높다” 뉴스위크 잡지의 “왜 조니는 글을 못 쓰는가” 라는 유명한 에세이의 한 구절이다. 이 글은 1975년에 나왔다. 당시 전문가들은 “TV 때문이다. TV 는 가장 단순하게 말하는 스타일만 보여준다.” 라고 비판했다. Abulafia 교수는 오늘날 형편없는 글쓰기의 이유로 “젊은이들이 더 적게 읽고 있으며, 그들이 트위터나 페이스북 메시지로 대부분의 글쓰기를 하고 있는 현실 때문” 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학교의 암기식 교육 방식과 학생들이 더 많이 읽는 것에 대해서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하는 점에 대해서도 걱정을 표했다. 더 많은 학생들이 대학 입시를 준비하고 있고, 이 말인 즉슨 교사들과 시험감독자들이 개별 지원자들에게 시간을 덜 쓸 수 밖에 없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형편없는 글쓰기가 최근에 일어난 현상인지 오래된 현상인지 관계없다. 하지만 요즘은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가능한한 최대한 모든 분야에서 남보다 뛰어난 경쟁력을 갖춰주기 위해 안달복걸 애쓰는 시대이다. 얼마전 뉴욕타임즈가 보도했듯이, 부모들은 네살짜리 자녀에게 폴 클레의 작품을 보여주기고, “머리 어깨 무릎 발 무릎 발” 동요를 중국어로 가르치기도 한다.

글 잘 쓰는 사람이 이토록 부족하다면 자녀들이 우아한 글쓰기를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야심찬 부모들은 왜 없을까? 왜 MBA 학생들은 글을 잘 쓰기 위해서 매진하지 않는 것일까? 이유에 대한 가설 중 하나는, 글 잘 쓰는 사람에 대한 수요가 사실 별로 없고 글 잘 쓰는 이에 대한 프리미엄도 없다는 점이다. 트위터, 페이스북, 문자 메시지만 있으면 된다는 MBA 학생들의 주장이 옳은 것일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글을 잘 쓰는 능력이 빛을 발하는, 중요한 직업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올바른 글쓰기에 기반한 판단력을 갖추지 못한 법률가는 재판에 나갈 수 없다. 그리고 문법 부호를 쓰는 방법을 잘 모르는 은행직원은 내 돈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부주의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고객이 나 혼자만은 아닐 것이다.

시장에서는 글쓰기 능력에 대한 격차의 대우가 존재한다. 똑똑한 부모와 학생들은 이 사실을 깨달아야만 한다. 글을 잘 쓰는 것은 중국어를 익히는 것보다 훨씬 더 쉽다.”

박소령

* [글쓰기]에 대한 이전 글들을 읽으시려면
– 글쓰기 1 유홍준이 밝힌 글쓰기 비결, 열다섯 가지, 링크
– 글쓰기 2 조지 오웰의 조언. 나쁜 글을 쓰지 않기 위해 피해야 할 것들, 링크
– 글쓰기 3 윈스턴 처칠 총리가 쓴 메모 – 보고서는 간결하게, 링크
– 글쓰기 4 하버드대 조셉 나이 교수가 권하는 ‘보고서 작성을 위한 10가지 가이드라인’, 링크
– 글쓰기 5 트위터 본인소개 프로필, 어떻게 써야하나? – 트위터 프로필로 개인 브랜드를 쌓는 4가지 방법, 링크

출처: FT,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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