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문장, 끝문장] 미생(未生) – 아직 살아있지 못한 자, 윤태호 (2012-2013년작)

“회사원들을 만나보니 ‘내가 지금 대단히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확신을 못 가진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서 회의감에 빠지고, 자괴감에 눌린다. 사람은 ‘내가 없으면 안 되는 일’을 했을 때 충족감을 느낀다고들 하잖나. ‘미생’은 눈에 띄지 않은 작은 일이라도 개개인의 역할을 기반으로 회사가 굴러간다는 점을 강조한다. 회사원이라면 적어도 업무를 보는 순간에는 어느 누구도 그 자리를 대체할 수 없다는 소박한 접근이 공감대를 형성한 것 같다.
– 윤태호, 7월 3일자 중앙일보 인터뷰 중에서

1. 전문 만화, 인생 만화의 신기원을 연 미생이 마감된다고 한다. 그래서 골랐다. 끝문장은 아직 없다. 있다 해도 스포일러가 될 테니 당분간 못 쓸 것이다.

2. 박치문의 기보해설은 탁월하고 아름답다. 마치 전쟁을 치르는 장수 곁에 선 시인같다. 만화와 함께 기보를 읽는 재미를 놓치지 마시길 권한다. 바둑을 둘 줄 몰라도 가능하다.

3. 7월3일이다. 한 해의 반이 갔고 새로운 반절이 시작되었다. 스스로의 일에 확신을 가져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4. 누구나 아직 살아남지 못한 자다. ‘어제 걸어온 길이 다르고, 오늘 걸어가는 길이 다르며, 내일 걸어갈 길이 다르다.’

유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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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문장: <착수>
텅 빈 바둑판은 요염하게 빛나고 그 위로 폭풍전야의 정적이 흐른다.
외나무다리에 선 승부사들은 묻곤 했다. 그곳 망망대해의 어디에
나의 삶이 존재하는가. 이제 나는 칼을 품고 대해로 나가려 한다.
나는 과연 살아 돌아알 수 있는가.
두 적수는 무심한 눈빛으로 판을 응시한다.

(기보해설 : 박치문)

출처: 위즈덤하우스, 2013년 초판 7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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