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채홍의 디자인 커뮤니케이션] 행복을 바람 – 빵으로 구운 글자 이야기

행복을바람

1.
얼마 전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를 뜨겁게 달군 “진정한 행복에 대하여 – 가족 중심 문화의 중요성(http://wp.me/pD8xo-DZ)”이라는 글을 많은 이가 읽고 공감했다.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뺏긴 대부분의 한국 직장인들의 삶을 저마다 한 번씩 돌아보게 했다. 마을 버스를 타지 않고 전철역에서 집까지 걸어 올라가며 그 글을 읽었다. 앞으로 헤쳐나가야 할 여러 종류의 일들이 산더미처럼 느껴져 어깨가 무겁던 차에 우울했다.

2.
행복이라······. 그 며칠 뒤, 이 생각 저 생각 하다가 모니터에 사진 한 장을 꺼냈다.
“행복을 바람” 기분이 좀 나아졌다. 작년 초 어느 주말, 오븐에 빵을 구워 먹으려고 아이들과 빵가루를 반죽하다가 만든 글자다. 당시 디자인 작업을 진행하던 책 제목 가운데 일부분이다. 집에서 아이들과 지내는 동안에도 머릿속에 일이 들어 있었던 게다. 그게 꼭 나쁘지는 않았다. 그 뒤로 다양한 재료로 아이들과 글자 만들기 놀이를 자주 했고, 아이들도 좋아했다. 당연히 한글을 익히는데도 도움이 됐다. 타이포그래피를 다루는 디자이너가 아이들과 직업정신을 살려 노는 방식 가운데 하나이다.

3.
빵은 뱃속으로 들어가 사라졌어도 사진이 이렇게 남아 내게 위로를 주니 그 추억이 정말 고맙다. 믿고 따르는 선생님이 ‘닥쳐올 미래의 시간을 걱정하지 말고, 지금 아이들과 지낼 수 있는 시간 만큼은 행복하게 누려라’고 말해준 것이 기억난다.

진심으로 여러분 모두의 행복을 바랍니다.

서채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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