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민영의 위기전략] 아시아나의 대응 2 관리되지 않는 위험 – 예산, 조직, 인력의 측면에서

아시아나아시아나 

1. 외신들이 연일 한국의 경직된 문화, 준비되지 않은 시스템에 대해 비판 글을 올리고 있다. 비약과 과장의 부분도 있지만 또 참고해 볼 부분도 많다.

2. 항공사는 항상 위기에 노출되어 있다. 그리고 한 번 생겼을 때 파장과 규모가 클 수밖에 없다. 기기 자체의 성격상 인명사고를 동반하는 경우도 많다. 기체의 결함·테러의 위협·인력의 운용·기후 변화·시설물 충돌 등 위기의 요소도 다양해서 전방위적 대처와 예방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일상화되지 않지만 사고가 나면 화력이 폭발적이다.

3. 그런데 위기 예측, 위기관리 매뉴얼 개발과 변경, 내부 교육, 위기 전담 조직과 인력, 현장 투입에는 다 비용이 들어간다.

4. 아시아나는 이번 샌프란시스코 착륙 때 발생한 사건으로 인해 커다란 액수의 보험료를 받게 된다. 한국의 전형적인 위기관리 대응 시스템에서 핵심은 보험 관계가 된다. 명성과 평판에 의한 기업가치, 중국의 한국에 대한 비판 고조 등은 중요한 요소이지만 기업가의 손에 당장 구체적으로 잡히지는 않는다.

아래는 WSJ의 관련 기사 중 일부다.
경청해 볼 만한 부분이 많다.

‘대형 미국 항공사들은 위기 대응 계획과 전임 위기관리팀이 있으며 직원들을 항상 준비시키기 위해 훈련을 실시한다. 대형 공항 또한 훈련을 실시하고 항공사도 참여한다. 항공사들은 직원들에게 위기 지원과 상담 훈련을 제공하고 외부 위기 PR 전문가를 고용해 사건, 사고가 일어났을 때 커뮤니케이션 지원을 받는다.

한국 국토교통부는 정부가 위기 대응 훈련을 1년에 두 번 실시한다고 밝혔다. 항공사와 공항이 참여하며 테러 공격, 화재, 충돌과 같은 긴급 상황 대처를 연습한다.

미국 항공사들은 1996년 의회에서 항공재난가족지원법이 통과된 이후 비행기 충돌에서 사망했거나 부상당한 승객의 가족에 대한 접근법을 다듬을 수밖에 없었다. 이 법은 현재 국내 및 해외 항공사 모두에게 적용되며, 비행기 충돌에서 사망하거나 부상당한 승객의 가족들을 위한 상세 지원 계획을 항공사들이 NTSB에 정기적으로 제출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미국에서 존재감이 크지 않은 아시아나는 사고 후 파트너사인 유나이티드 콘티넨탈 홀딩스에게 크게 의존하고 있다. 유나이티드는 아시아나 승객들에게 긴급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공항 라운지를 개방했고 유나이티드 대표들이 부상자들과의 연락책 역할을 하기 위해 지역 병원으로 파견됐다. 또 승객들을 위해 호텔 객실을 마련하고 승객들과 그 가족들이 항공편을 다시 예약할 수 있도록 도왔다. 아시아나는 호텔 비용과 사고 피해자 가족들을 샌프란시스코로 실어 나르는 항공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아시아나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유나이티드 직원 30명이 아시아나 직원 62명을 돕고 있다고 밝혔다. 아시아나 직원 14명이 추가적으로 9일(화) 도착할 예정이다.‘

1. 시나리오 플래닝 : 정부 차원에서는 1년에 위기관리 대응 훈련이 두 번일 수는 있겠지만 개별 항공사별로는 일상적인 훈련이 이뤄질 것이다. 일부 승무원의 헌신적 대처도 그 일환일 것이다. 다만 이번 위기 과정에서 아시아나가 위기관리 매뉴얼 등 시나리오 플래닝에 기반한 과정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기사는 포착되지 않는다.

2. 위기관리 조직과 인력 : 전담 조직은 각각의 상황을 일상적이고 조직적이며 전략적으로 지휘한다는 측면에서 위기관리의 대단히 중요한 요소다. 전문화된 인력이 배치되어 만약의 상황에 대비하고 다른 인력들의 교육하고 지휘하는 것은 평시에 위기를 대비하는 기초다. 항상 위기에 노출되는 항공사의 특성상 위기관리 전담 조직은 기본 설계도와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다. 아시아나에는 없다.

3. 비상 체제 : 사고 당일 아시아나의 보도자료는 ‘사고대책본부’를 마련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자료와 이를 반영한 기사 어디에도 ‘언제, 어디서, 누가, 어떻게, 무엇을’ 대책본부를 꾸리고 운영하고 대표하고 있는 지 설명이 없다. 계속 그렇다. 최고 레벨의 위기가 발생하면 즉각적으로 단계에 따라 위기관리 콘트롤 타워가 구축되고 실질적인 결정단위가 되어 움직이는 데 그렇지가 않다.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이 위기관리자이며 대변인이며 현지 관리자이다. 혼자서 1인다역을 수행한다. 결국 미국에도 그가 갔다. 가는 게 맞지만 현지 비상체제는 최고위급에서 작동하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

4. 피해자 가족관리 : 첫 번째 글에서도 썼다. WSJ의 기사에서도 다른 형태로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 있었는지 의문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5. 현지 체제 : 이것이야 말로 구멍이다. 스타 얼라이언스 가맹사인 아시아나는 “유나이티브 항공의 신속하고 적극적인 현장 지원으로 초기 대응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 인력을 지원받았다.”고 밝혔다. 아시아나는 직원과 사장이 현장에 도착하는데 3일이 걸렸다고 한다. 여기서 미국 교통부가 밝힌 유나이티브항공의 점수를 보자. 2012년 미국 항공사들 서비스 조사 순위에서 유나이트항공은 종합순위 꼴찌, 거의 모든 부문에서 꼴찌다. 스케줄 지연 또는 취소, 장기 연착, 좌석예약 중복, 수화물 분실, 고객 불만에서 그렇다. 이러한 브랜드의 항공사가 3일 동안 아시아나를 대신한 것이다.

6. 회복 프로그램 : 헌신적으로 임무를 수행한 승무원들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그런데 꼬리가 잘려나가며 튕겨나가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태국 출신 승무원과 심각한 외상과 심리적 내상을 받은 승무원들을 두고 승무원의 활약상을 과도하게 홍보하는 것은 과유불급이다. 승객, 승객 가족, 부상을 입은 승무원, 탑승 승무원에 대한 치유 프로그램이 준비되고 있는 지도 의문이다.

7. 이슈 매니지먼트 : 지금 상황은 위기관리(Crsis Management)의 단계에서 폭발(충돌)과 전개의 과정에 해당한다. 책임소재를 포함한 이슈관리도 핵심 중의 핵심이다. 이후 형사·민사상의 문제와 기업의 평판관리를 위해 필수적 과정이고 기업으로서는 집중할 수밖에 없는 영역이다. 치명적 낙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런 점에서 아시아나의 움직임은 훨씬 더 정교해야 하겠다. 잘 대처한 승무원에 대한 과도한 부각과 더불어 책임 논쟁의 구도에 너무 깊숙이 빠져드는 느낌도 있다. 다른 대처를 잘 해야 책임 논쟁에서도 우위에 설 수 있다. 한국 언론도 한·미 대결에 구도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패싸움은 언제나 도움이 되지 않는다. 차분하고 전방위적이며 전략적인 대응으로 상황을 대립형으로 악화시키지 않는 것도 이슈관리의 중요한 대목이다.

유민영

* [아시아나 항공기 사고]에 대한 이전 글들을 읽으시려면
– [유민영의 위기전략] 자사의 항공기 사고를 대하는 아시아나의 자세 1 – 사고 상황과 국내 대응을 중심으로,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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