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민영의 위기전략] 네이버의 위기 대응에 대한 열 가지 제언 – 네이버는 위기다

네이버재벌3 

지난 30년 동안 새롭게 창업해서 매출액 1조원(2012년, 2조3893억원)이 넘는 회사는 웅진과 NHN 밖에 없었다. 시가 총액은 12조를 넘었다. B2B(기업간 거래) 기업은 사례가 없고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기업으로 유이하다는 것이다. 아니다. 웅진이 사라지고 있으니 유일하다.네이버에 대해 언론이 ‘경제민주화’와 ‘재벌’프레임을 걸었다.

1. 매일경제가 기획 기사를 날렸다. 9일 자 1면에 <네이버는 영세상인들의 무덤> 제하의 톱기사와 4.5면 관련 기사를 올린 것이다. 1면 톱에 4·5면을 통으로 턴 것이다. 4면과 5면의 제호는 살벌하기 까지 하다. ‘약탈자 네이버’ 매경의 전략은 네이버를 패서 시장의 교란자로 포지셔닝하는 것이고, 프레임은 네이버는 당신의 친구가 아니라 약자를 위협하는 ‘황소개구리’(언론을 위협하는 네이버가 아니라)라는 것이며, 메시지는 영세상인들에 대한 약탈자이다. 보조 프레임으로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부각과 갑을전쟁의 요소를 연결했다. 네이버는 경제민주화의 대상이라는 것이다.

2. 다음은 조선일보가 나섰다. 11일 조선일보는 1면 사이드 톱으로 <네이버 계열사 4년새 26→52개, 70~80년대 재벌형태와 ‘판박이’> 기사를 올리고 8면을 통으로 털었다. 8면에는 기획 제목은 <온라인 문어발 재벌 NAVER>다. 문어발은 한국 재벌의 상징이다. 조선은 기사 전반에 걸쳐 문어발을 아이콘으로 상징화했다. 8면에는 째진 눈을 가진 검은 문어가 각 영역을 둘둘 말아 지배하는 그림이 형상화되었다. 조선의 전략은 네이버는 나쁜 재벌일 뿐이라는 것이다. 당연히 프레임은 네이버는 재벌과 같은 나쁜 시장 지배자라는 것이다. 메시지는 나쁜 문어 네이버다.

조선과 매경이 경제민주화의 프레임을 차용한 것이다. 언론 자신과의 경쟁 구도는 당연히 뺐다. 설명되지 않는다.네2

3. 우연인지 필연인지 이번 주 시사인도 시기가 겹쳤다. 한국의 파워집단 특집 네 번째 로 ‘네이버’를 꼽은 것이다. 9페이지를 깔았고 세 개의 기사를 만들었다. 포괄적인 자체 기사를 올렸고, 인터넷 언론사 기자의 기고와 외부 전문가 기고 글을 통해 넓게 접근했다.
그런데 시사인이 그리는 네이버도 보수 언론과 크게 다르지 않다. ‘슈퍼 갑‘, ’포식자‘, ’초토화‘등으로 표현되는 시장의 상황을 소개하면 비판의 목소리에 동참했다.
날것의 언어가 동원되는 치졸한 적대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우호가 아닌 것은 확실하다. 기사의 기저에 흐르는 비판의 논조는 크게 다르지 않다. 진보언론도 공룡 네이버 앞에서 화를 내고 있는 것이다. 신문의 위기가 특별한 해결책을 갖지 못하는 한, 대다수의 언론도 네이버에 적대의 감정을 표현하게 될 것이다.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이 상황은 사실 신문의 위기, 언론의 위기로부터 전가된 측면이 크다. 신문이 현재와 미래의 답을 찾지 못하니, 앉아서 자신의 이익을 빼앗아가는 이웃집 사돈을 공격해 들어가는 것이다. 현재 시장은 한정되어 있고 새로운 시장은 열리지 않으니 답이 없는 것이다. 새로운 통로가 열리지 못하면 정글은 평화 보다는 전쟁을 불가피하게 선택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네이버의 억울함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또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네이버가 자초하고 만들어온 시장 지배자의 규칙과 행태가 이러한 상황을 만들어온 것도 부정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이해진 NHN 이사회 의장은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NHN 김상헌 대표가 기자간담회를 했다. 그런데 좀 공허하다. “비판 경청, 오해, 선도벤처기업으로 상생, 본업 충실-문어발 확장 안 해”의 수준이다. “벤처기업 지원 역할“ 역시 방어의 기제로 사용되었고 ”글로벌 경쟁“을 반복했을 뿐이다. 공격에 답변할 뿐, 공격의 프레임을 하나도 넘어서고 있지 못하다. 무엇보다 작은 실수 하나도 인정하고 있지 않은 것이 더 위험해 보인다.
물러설 수 없는 신문이 작심하고 전쟁을 건 마당에 일상화된 의제로 수수하게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차분한 것이 아니라 대응 전략이 없다고 이해될 수도 있다.
신문은 흙탕물에 자신을 던져 공격함으로써 상대가 흙탕물 안의 세계로 들어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과도하게 네이버가 신문의 비판에 반발하듯이 뛰어들 필요는 없겠다. 그렇지만 소비자의 마음이 바뀌는 것은 경계할 일이다. 곳곳에서 그런 조짐은 발견되어왔던 것이 아닌가.

다음은 네이버가 이러한 위기를 넘는 데 유념해야 할 것들이다.

1. 상황을 판단하고 정의하라.
현 상황에 대한 네이버의 정의가 필요하다. 당연히 저들이 만든 링 위에 올라갈 필요는 없다. 그렇지만 네이버가 이 상황을 어떻게 판단하고 규정하고 있는 지는 설명해야 한다. 정의해 줘야 한다. 파상공세가 계속되면 사람들은 의심의 크기를 키운다. 무엇을 내주어야 하는지도 판단해야 할 시점이다. 모든 것을 지키려고 하면 모든 것을 잃는다.

2. 누구보다 소비자에게 설명하라.
소비자를 향해 정확하게 대응해야 한다. 대립의 국면에 닥친 당사자들의 커다란 착각 중 하나는 말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 의존해 양측이 팽팽하다고 느끼거나 우세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합리적 대중은 일부 공감하면서 입장을 드러내고 있지 않을 지도 모른다. 이미 영향을 미친 것이다.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소비자를 향해 ‘전방위’로 대응해야 하는 시점이다.

3. 구글도 한다고 설명하지 마라.
네이버 내부의 주장 중 하나다. 구글도 하니 네이버도 하는 일도 욕하지 말라는 것이다. 아주 간단히 말해서 구글도 나쁘고 네이버도 나쁘다고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논법은 항상 위험하다. 네이버의 답을 찾아야 한다. 구글에게 한국의 포털 시장을 뺐기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자부심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4. 조중동의 주장으로 대립각을 세우지 마라.
신문 모두의 문제다. 뉴스스탠드는 모든 언론에 불을 질렀다. 그러니 조중동만의 문제가 아니다. 물론 그렇게 하면 각을 세우는 것도 편하고 마음도 편해진다. 마치 정의롭거나 진보적으로 잠시 위안을 삼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상대만 흥분시킬 뿐이다. 더 큰 문제는 이 상황이 조중동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5. 객관을 만들고 유지하라.
주관의 영역은 호기롭긴 하지만 설득력은 떨어진다. 독한 시장지배자라는 의심을 받는 현 상황이 잘못된 것인지, 불가피한 것인지, 악의적인 것인지 소비자는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외부의 스피커들이 이 상황을 증명해주어야 한다. 필요하면 객관성을 담보해 줄 공정한 위원회도 만들어야 한다. 작은 것을 주고 큰 것을 얻기 위해 그렇다. 내부의 사람들에게도 이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위험의 상황에 갔을 때 일심동체라고 느꼈던 내부자들이 제일 먼저 생각이 달랐음을 확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객관은 그야말로 모두가 공유해야 하는 사실이고 정확하게 내부자와 이해관계자가 모두가 함께 이해하는 확고부동한 실체가 되어야 한다.

6. 네이버를 대표하는 커뮤니케이터가 등장해야 한다.
네이버는 오너는 드러나지 않고 대변인도 없다. 대표이사와 홍보실장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조중동에 반대하며 네이버를 마음으로 응원하는 사람은 있을 수 있지만, 지금은 진심으로 네이버를 위해 움직이는 화이트스피커가 너무 적다. 내부의 커뮤니케이션도 전략과 지침에 따라 정확하게 조직되고 있는 지도 의문이다. 단계별·영역별 상황에 따라 적절한 내부의 스피커와 외부의 스피커가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스피커가 1) 상황과 전략을 이해하고, 2) 네이버의 가치와 스토리를 체화하고, 3) 성실과 신뢰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네이버의 현재 대응은 갑의 포지션이 할 수 있는 대응이다. 아쉬울 것이 없다가 아니라, 최대한 성의껏 진심을 다해 대응해야 다음 단계의 관계를 만들 수가 있는 것이다.

7. 부정하지 말라.
‘네이버는 미디어가 아니다’, ‘네이버는 모른다’는 답이 아니다. 네이버는 한국의 대표적인 미디어 플랫폼이다. 인터랙티브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발전해야 하는 미디어다. 고의가 아니라도 네이버는 매우 나쁜 바이럴 마케팅을 지휘하고 있다. 네이버가 정한 규칙에 따라 온라인광고업자와 오픈 마켓과 부동산업자들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지식인은 심각하게 훼손되었고 검색의 엄밀함도 의심받고 있다. 네이버의 콘텐츠로 인해 소비자들이 사실과 다른 정보를 접하고 혼동을 일으키는 경우 네이버에 전혀 책임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8. 포지티브 플랜이 작동해야 한다.
주장 대 주장으로 부딪혀서는 안 된다. 네이버의 현재 일일업무 작동법이 아니라 기업가치, 브랜드, 시나리오 등을 포괄하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그랜드 디자인이 제시되어야 한다. 그래야 현재진행형의 업무가 설명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한국 산업구조를 위해서도 대단히 중요하다. 우리가 한국의 경제발전모델에서 재벌 중심이 아닌 ‘플랜 B’를 확고하게 기대하기 위해서도 그렇다. 기업가 정신이 숨쉬는 새로운 기업의 미래에 대해 설명할 의무를 갖는다. (물론 그것은 김정주, 이재웅, 김택진에게도 적용되는 문제다.)

9. 기업가정신, 기업시민의 위치로 복귀하라.
한국에 사는 다른 기업과 다르지 않다고 설명하는 것은 치명적이다. 소비자와 수많은 창업자들은 네이버를 아직 다른 대기업을 보고 싶다. 그로 인해 지불해야 하는 비용과 시간, 인력은 막대할 것이다. 그러나 비용만으로 타산할 문제일까? B2B는 아니라 하더라도 B2C 기업 중에서 이만한 성과는 쉽게 오르지 못할 나무다. 네이버의 창업정신을 설명하고 그 안에서 과거와 현재, 미래를 설명할 수 있어야 네이버가 다른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오래된 얘기다. 모두가 오렌지 일 때 사과일 필요가 있다. 네이버는 사람들의 마음에 ‘플랜 B’다. 위기에 닥쳤을 때 초심을 운운하는 것은 과거를 향하라는 것이 아니라 과거·현재·미래를 지배하는 가치를 구현하라는 것이다. 그들에게 지금 서바이벌스킬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10. 실수하지 마라.
제일 중요한 일이다. 성난 네이버 간부와 직원들이 개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분노의 글을 내놓고 있다. 정말 위험하다. 감정 대응은 실효가 거의 없다. 분풀이를 하고 많은 사람들이 동조했다고 해서 상황이 개선되는 것은 없다. 진흙탕 속으로 한 걸음 빠져드는 것 뿐이다. 위기대응에서 개인이란 없다. 수습사원마저도 네이버를 대표한다. 실수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콘트롤 타워, 위기전담팀, 전략과 지침, 시나리오 플래닝, 이해관계자 협력 관계, 대외·대관 전략 및 실행, 내·외부 커뮤니케이션 교육 및 트레이닝, 효과적 커뮤니케이션 등 점검해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어떤 위기도 보통은 기회를 동반한다. 네이버가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의 특징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가길 바란다.

유민영

사진출처: 네이버 웹툰 <역전! 야매요리> ’17화 결전! 덤벼라 키친요정! 上’,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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