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민영의 위기전략] 김연경의 에이전트와 법무법인, 여론을 적으로 돌리다 – 때로는 자세와 태도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

김연경페페페

 

흥국생명과 배구국가대표 김연경 선수의 대립이 극한 상황에 다다르고 있다.

김연경 선수 입장에서는 지금 상황이 잘못된 FA(자유계약선수) 제도와 소속 구단의 횡포로 이해될 것이다.
15일 김연경 선수는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대한배구협회로부터 25일까지 답변을 받지 못한다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국가대표 팀에서 은퇴할 것입니다.”라고 발표했다.

서로가 주장하는 내용은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고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그런데 이번 기자회견 이후에는 언론과 여론이 조금 다르다. 김 선수에 대해 비판적이다.
흥국생명과 배구협회는 ‘제도’와 ‘관례’가 창이다.
김연경 선수는 ‘권리’와 ‘여론’이 방패다.
결국 ‘제도’와 ‘여론’의 싸움이다.
그런데 김연경과 에이전트, 그리고 법무법인은 언론과 여론을 적으로 돌렸다.

스포츠 선수와 연예인의 위기관리는 그 어떤 영역보다 여론이 핵심이다. 김연경 선수는 지난 해 같은 문제에 봉착했을 때 우호적 여론의 보호를 받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정반대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전면에 나서고 있는 에이전트와 법무법인의 이슈관리 능력에 의문을 제기한다.

기자회견 당일과 이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살펴보자.

1. 늦게 도착했다.
회견은 늦게 시작되었다. 에이전트사 사장은 “늦어서 죄송하다”면서 “질문은 받지 않겠다”고 하고 마이크를 김연경 선수에게 넘겼다.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것이다.

2. 에이전트사 사장, 법무법인 변호사와 함께 서다.
선수의 순수한 의도를 훼손시켰다.
약자의 위치에 ‘홀로’ 서 있는 김연경을 위치를 변경시켰다.
멀리서 지원해야 할 사람들이 떡 하니 위세를 부린 것이다.

3. 시한을 정하다.
마지막 시간을 먼저 정했다.
끝에 섰다는 것을 현 상황을 암시한 것이다.
막바지에 몰린 것은 오히려 김연경 선수가 되었다.

4. 대표팀 은퇴를 내놓다.
기존의 “뛰고 싶다“를 ”안 뛸 수도 있다.“로 바꿔 버린 것이다.
팬들이 국가대표 김연경 선수을 응원한 것은, 그녀가 자유롭게 뛰는 것을 보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데 뒤집어 버린 것이다. 일부는 볼모로 이해하고 협박으로 읽는다

5. 기자회견 장에 광고판을 걸다.
아무것도 없거나 한 줄의 간절한 호소가 담겨야 할 곳에 광고판이 섰다.
김 선수 자리 뒤편에 상투적 주장과 함께 에이전트와 법무법인의 로고가 가득 담긴 백드롭이 걸렸다.
이로 인해 기자회견의 목적이 분명해졌다.

6. 흥국생명에 ‘적반하장’을 던지다.
김 선수는 단호하게 밝혔다. “그러나 흥국생명의 입장은 전혀 변함이 없었습니다. 저에게 먼저 사과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적반하장이라는 말을 생각나게 합니다.”
할 수 있는 말이지만, 감정의 언어이고 다리를 건너는 발언이 될 수도 있다.
에이전트와 법무법인은 흥국생명에게 ‘굴복’을 원한 것이다.
최후의 말을 할 때는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법이다. 그렇게 보기에는 그들의 태도는 너무 한가하다.

7. 질문을 받지 않다.
5가지 요구사항을 읽고 예고한 대로 질문을 받지 않았다.
이 대목은 대단히 중요하다. 일방적인가, 상호적인가를 결정하는 가의 문제이기도 하다.
언론은 받아쓰는 일을 가장 싫어한다.
언론과 여론이 가장 필요할 때 스스로 문을 닫아버렸다. 언론은 여론으로 가는 창이라는 점을 그들은 심각하게 간과했다.
언론과 여론의 응원을 받아야 할 김 선수는 에이전트와 법무법인의 포로가 되고 말았다.

8. 방송사 후속 인터뷰에 응하지 않다.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는 흥국생명 여자배구단 단장 인터뷰를 마치고 다음 마무리 멘트를 한다. “김연경 선수 측에도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마는 선수 측에서는 응하지 않았다는 점 함께 말씀 드리고요.”
여론의 법정에 나서면서 제대로 준비한 것이 하나도 없다.
흥국생명 배구단 대표는 원 없이 말했고 김 선수 측은 아무 것도 말하고 있지 않다.

흥국생명에 불을 질러놓고 에이전트와 법무법인은 그저 강 건너 불구경이다.
아마도 작년처럼 여론이 해결해 줄 것으로 믿었을 것이다.
그러나 여론은 분명히 김연경 선수를 아끼지만, 이번 회견에 대해서는 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정확히 구분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에이전트와 변호사는 위기전략과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ABC도 모르는 것이 확실하다.
그들은 김연경 선수의 대리인과 변호인이 아니라, 그들 자신의 이름과 이익만을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명예와 이익을 위해서도 이렇게 해서는 안 되는 것인데도 말이다.

의뢰인과 변호인, 선수와 대리인의 잘못된 만남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팬들은 짜릿하고 강렬하고 시원한, 김연경 선수의 배구를 다시 보고 싶다.

유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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