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8] 월리엄 진서, 잘 쓴 글은 무엇인가

윌리엄진서

윌리엄 진서는 일평생 저널리스트이자 에세이 작가로서 살고 있다. 그는 1946년 뉴욕 헤럴드 트리뷴사의 기자로서 사회에 첫 발을 내디뎠다. 그는 <On Writing Well>(‘글쓰기 생각쓰기’란 이름으로 번역됨)을 쓴 작가로 가장 잘 알려졌다. 그는 1970년대에 예일대학교에서 에세이 글짓기에 대해 가르쳤는데, 이 수업에서 수많은 학생들이 작가가 되길 결심했다. 2010년부터 2011년 사이에는 <The American Scholar>에서 ‘금요일의 진서’를 연재했는데, 여기에는 글쓰기의 기술, 대중문화, 예술 등에 대한 컨텐츠가 담겼다. ‘금요일의 진서’는 매거진대상에서 상을 받았으며 책으로도 엮어졌다. 그는 여전히 글을 쓰고 있다.

어릴 적 <뉴욕 헤럴드 트리뷴>(아래 NHT)을 보는 것이 즐거움이었다는 윌리엄 진서는 그 때부터 NHT의 기자가 되길 꿈꿨다. 실제 기자가 된 그는 즐겁게 썼다. 그는 그 즐거움이 글쓰기의 원동력이라고 본 것 같다. 그는 그 생각을 구체적이고 쉽게 풀어 <글쓰기 생각쓰기>에 담았다. 100만 부가 넘게 팔린 이 책은 글쓰기의 고전으로 읽힌다.

잘 쓴 글이란 무엇인가?
이렇게 요약 가능하다.

“단순하게 써라. 그 안에서 인간미를 찾아라.”

<아래 인용>

1. 나를 발견하는 글쓰기

궁극적으로 글 쓰는 이가 팔아야 하는 것은 글의 주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다. 글쓴이는 왜 그 문제에 끌렸을까? 그는 그 문제에 대해 어떤 감정을 품고 있을까? 그것이 그의 삶을 어떻게 바꾸었을까? 월든 호수의 체험을 쓴 작가를 이해하기 위해 월든 호숫가에서 혼자 일 년을 살아야 할 필요는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미와 온기다. 좋은 글에는 독자를 한 문단에서 다음 문단으로 계속 나아가도록 붙잡는 생생함이 있다. 이것은 자신을 꾸미는 기교의 문제가 아니다. 가장 명료하고 힘 있는 언어를 사용하는 방식의 문제다.

2. 간소한 글이 좋은 글이다.

좋은 글쓰기의 비결은 모든 문장에서 가장 분명한 요소만 남기고 군더더기를 걷어내는 데 잇다. 아무 역할도 하지 못하는 단어, 짧은 단어로도 표현할 수 있는 긴 단어, 이미 있는 동사와 뜻이 같은 부사, 읽는 사람이 누가 뭘 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게 만드는 수동 구문, 이런 것들은 모두 문장의 힘을 약하게 하는 불순물일 뿐이다. 그리고 이런 불순물은 대개 교육과 지위에 비례해서 나타난다.

* 좋은 글의 예 (헨리 데이빗 소로)
내가 숲으로 간 것은 신중하게 살기 위해서, 삶의 본질만을 마주하기 위해서, 삶의 가르침을 과연 내가 배울 수 있을지 알기 위해서, 그리고 죽을 때가 되어 내가 제대로 살지 못했음을 깨닫게 되지 않기 위해서였다.

* 나쁜 글의 예 (프랭클린 루스벨트)
공습 시 얼마 동안 연방 정부가 점유하고 있는 모든 연방 및 비 연방 건물이 내외부의 조명으로 인해 노출되는 것을 완전히 차단하기 위한 조치가 취해질 것입니다.

군더더기 없는 글은 어떻게 쓸 수 있을까?
난삽한 생각을 머릿속에서 치워버리는 것이다. 명료한 생각이 명료한 글이 된다.

3. 누구를 위해 글을 쓰는가

자신을 위해 쓴다. 엄청난 수의 청중을 머릿속에 그리지 말자. 그런 청중은 없다. 독자들은 모두 서로 다른 사람이다. 독자는 막상 글을 읽을 때까지 자신들이 무엇을 읽고 싶은지 모른다. 게다가 그들은 언제나 새로운 것을 찾고 있다.
갑자기 유머를 쓰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면, 그것이 독자에게 통할지 어떨지는 걱정하지 말자. 재미있을 것 같으면 일단 쓰고 보자.

4. 사람에 대한 글쓰기: 인터뷰

사람들이 말하게 하자. 그들의 삶에서 가장 흥미롭고 생생한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방법을 익히자. 그 사람이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자신의 말로 직접 들려주는 것만큼 글쓰기를 생동감 있게 만들어주는 것은 없다.
여러분이 아무리 뛰어난 문장가라 하더라도, 그가 직접 한 말이 여러분의 글보다 더 낫다. 그의 말에는 그의 고유한 말투와 억양이 묻어 있고, 그 지역 특유의 화법과 그 직업 특유의 용어가 들어 있다. 또 그의 열의도 담겨 있다.
인터뷰하는 법을 배우자. 어떤 형식의 논픽션이든 글 안에 넣을 수 있는 인용의 수가 많을수록 글은 생기를 띤다.

5. 예술에 대한 글쓰기: 비평

먼저, 비평가는 자신이 평가하는 매체에 애정을 가져야 한다. 영화는 죄다 시시하다고 생각한다면 영화에 대해 써서는 안 된다. 독자는 지식과 열정과 편애를 키워줄 영화광의 글을 읽을 권리가 있다. 비평가는 모든 영화를 보러 갈 때 그 영화를 좋아하게 되기를 바라야 한다.

둘째, 줄거리를 너무 많이 이야기하지 말아야 한다. 독자가 그것이 재미있을지 판단할 수 있을 정도로만 알려줘야지 독자의 즐거움을 앗아갈 정도여서는 안 된다.

셋째, 구체적인 디테일을 이용하자. 일반적이어서 아무 뜻도 전달하지 못하는 일반적인 표현을 피하자.

“품위와 절제를 드러내기 위해 영화는 저속함을 거부하고 열정의 부재를 취향으로 착각한다.”
“로지는 램프 갓에서 불길한 조짐을 찾아내고 테이블 세팅에서 의미를 발견해낸다.”

전자는 나쁜 예, 후자는 좋은 예다.

6. 즐거움을 위한 글쓰기: 유머

‘예일대학에서 가르칠 때 나는 유머 작가 S.J. 페럴먼을 수업에 초청했다. 이야기를 듣던 학생 중 하나가 그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코믹작가가 되려면 뭐가 필요한가요?”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뻔뻔하고 씩씩하고 명랑해야 합니다. 그중에 제일 중요한 건 뻔뻔함이죠.” 또 이런 말도 했다. “독자는 작가가 기분이 좋다는 걸 느껴야 합니다.” 그 말을 들으니 머릿속에 불이 번쩍하는 것 같았다. 즐거움에 관한 모든 것을 설명해주는 말이었다.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실제로 그렇지 않더라도요.” 그 말 역시 나에게 강렬하게 다가왔다.’

출처: 윌리엄 진서, <글쓰기 생각쓰기>, 돌베게, 초판 12쇄, 2007.
사진출처: 윌리엄진서라이터닷컴

* [글쓰기]에 대한 이전 글들을 읽으시려면
– 글쓰기 1 유홍준이 밝힌 글쓰기 비결, 열다섯 가지, 링크
– 글쓰기 2 조지 오웰의 조언. 나쁜 글을 쓰지 않기 위해 피해야 할 것들, 링크
– 글쓰기 3 윈스턴 처칠 총리가 쓴 메모 – 보고서는 간결하게, 링크
– 글쓰기 4 하버드대 조셉 나이 교수가 권하는 ‘보고서 작성을 위한 10가지 가이드라인’, 링크
– 글쓰기 5 트위터 본인소개 프로필, 어떻게 써야하나? – 트위터 프로필로 개인 브랜드를 쌓는 4가지 방법, 링크
– 글쓰기 6 파이낸셜 타임즈 – 글쓰기는 왜 중요한가?, 링크
– 글쓰기 7 배수아 작가, 작가는 어떻게 쓰는가,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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