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책 추천 2] Acase 가 추천하는 여름휴가를 위한 책 7선 – 가볍게 혹은 무리없이

여름휴가 성수기 시즌이 본격 시작입니다. 휴가동안 ‘책을 실컷 읽어보자’로 계획을 세웠거나 혹은 ‘아직까지는 특별한 계획이 없다’는 분들을 위하여, Acase 가 책 7권을 골랐습니다. 첫 기획회의를 한 후 약 한달간의 고민 끝에, Acase 멤버 7명이 각자 한권씩 고른 책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7권의 순서는 글의 접수 순입니다. 책과 함께 행복한 여름휴가 보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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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 홍신자 (2002년작) 

세계적인 춤꾼, 전위 예술가, 라즈니쉬의 첫 한국인 제자, 자유를 갈구하는 명상가… 올해로 데뷔 40주년을 맞은 무용가 홍신자(73)씨를 수식하는 말들입니다. 직장인들에게는 ‘휴가’, 학생들에게는 ‘방학’이란 달콤한 자유가 주어지는 여름. 홍신자씨의 책에서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란 무슨 뜻입니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데 무엇이든 해야 하고,
무엇이든 하고 싶지만 정작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습니다.
인생은 두 가지 자유를 찾아 헤매는 과정입니다.”

– 누구나 자유로운 삶을 꿈꾸는데, 대체 무엇이 자유로운 삶입니까?
“자신의 본성대로 살아가는 것이 곧 자유로운 삶입니다.우리가 태어난 그때를 생각해 보세요.자연을 닮아가는 인생, 자연스러운 자신,”내추럴 라이프’가 곧 ‘자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춤을 추는 것과 명상을 하는 것이 자유와 무슨 상관이란 말입니까?
“춤과 명상은 둘 다 텅 빈 상태를 목표로 합니다.텅 빈 것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지만모든 것을 아우르는 공존의 공간이기도 합니다.그곳에 이르면 모든 것이 가능합니다.춤이나 명상 둘 다 다른 옷을 입은 하나의 나,나의 영혼을 발견하는 도구가 되어 줍니다.”

추천자: 김재은

2. 월간 <우드플래닛 WOOD PLANET>

‘친환경 나무생활 매거진’이라고 자기를 소개하는 잡지. 나무로 만든 작은 장난감부터 가구, 건축물은 기본. 잡지 시작부터 끝까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나무로 만든 것들과 그 재료인 나무의 이야기를 보고 들을 수 있다. 아무 생각 없이 스윽 페이지를 넘겨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한없이 즐겁다. 다시 나무의 이야기를 찬찬히 읽고 들여다보면 다른 세상에 온 듯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래 내가 사는 별이 우드플래닛이었군!” 읽고 나면 내 주변을 모두 나무로 채우고 싶은 욕구를 참기 어렵다. 그것이 산 것이든 죽은 것(가공된 제품)이든 참으로 우리에겐 나무는 나무다.

추천자: 서채홍

3. <충청도의 힘>, 남덕현 (2013년작) 

근래 나온 책 중에서 우리말을 가장 잘 살린 책이 아닐까 싶다. 충청도 입말을 훌륭하게 차곡차곡 모아놓으면서도 그 안에 인생과 삶을 담았다. 읽으면서 충청도 사투리 억양이 머리 속에서 자동 재생되는 것은 물론이고 능청스러운 입담에 웃음이 난다. 슬렁슬렁 읽다보면 더위도 별 거 아니게 느껴진다.

“근디, 빠스는 뭔 지랄루다가 노상 스라는 디 안 스구 몇 바꾸 더 구르다가 스는 겨? 잉?”
“어, 시원허게 말 잘혔네. 그 지랄루다가 할 거믄 정류소는 뭔 초칠 맛으루다가 지은 겨?”
“그르니께… 그라구 빠스 바꾸가 우덜 끌구 댕기는 구루마 바꾸 보덤 월매나 더 커! 안 그려? 그 덩치루다가 몇 바꾸 더 구르믄 우덜 가랭이 찢어지라 뛰야 혀!”

추천자: 송혜원

4. <리더는 사람을 버리지 않는다>, 김성근 (2013년작) 

1) 누구나 가볍고 빠르게 읽을 수 있다.
김성근 감독이 혼자 낸 책이 아니다. 그의 제자들이 함께 쓴 책이다.  최동수, 양상문, 최정, 이진영, 류택현, 신윤호, 이한진, 김광현, 윤재국, 정대현.

2) 야구를 좋아하지만 관심 밖의 사람이었다. 그의 야구 스타일도 재미없어보였다. 그런데 근래 그의 이야기가 자꾸 옆으로 온다. 웃을 지 모르지만 때가 되면 의미심장한 책이, 사람이 내 곁으로 왔다. 그를 만날 때구나.

3) 스스로 만들어진 리더가 부족한 시대다. 현대사의 1세대 거인들이 사라진 시대다. 시대를 아는 사람이 적은 시대다. 몇 번 TV에 나온 그를 봤다. 집요하고 정확했다. 담백한 직설이었다. 무엇보다 자신의 얘기였다.

4) “끝까지 선수를 포기하지 않고 살리는 것, 그게 리더다.” 그의 주장은 가능한 것일까. 과연 그는 선수 입장에서 감독을 했을까. 그렇다고 하는데 알 수가 없어 책을 집어 들었다. 최근 책을 골랐다.

5) 김성근이라는 사람을 잘 표현해 주는 대목 같아 줄쳐 두었다.

저는 그날 유난히 경기가 안 풀렸었지요. 공을 제대로 못 던지고 내려오니 속이 많이 상했습니다. ……. 마침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감독님이셨어요.
“너 별일 없으면 내 방으로 좀 와라.”
저는 여러 가지 생각으로 복잡해진 채 감독님 방으로 올라갔습니다. 공을 잘 못 던졌다고 섀도피칭(빈손으로 던지는 시늉을 하는 것) 훈련을 시키시려는 걸까. 아니면 다른 할 말이 있으신 걸까 제 딴에는 복잡했지요.
탁자 위에는 감독님 식사가 차려져 있었습니다. 밥, 국, 오징어포, 김치 정도의 단촐한 식단에 반주로 맥주 서너 병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저는 잔뜩 얼어서 감독님 맞은편에 앉았습니다. 감독님 방에도 역시 TV가 켜져 있었습니다. 감독님은 TV에 시선을 고정시킨 채 저한테 말씀하셨습니다.
“저게 뭐냐?”
“예?”
“저게 뭐냐고? 영화냐 드라마냐?”
“아! 감독님. 저거 진짜에요. 미국에 잇는 쌍둥이 빌딩이 테러를 당했답니다.”
…….
“그러면, 메이저리그는 하냐?”
– 전 SK 와이번스 선수, 신윤호

추천자: 유민영

5. <1984년>, 조지 오웰 (1949년작) 

<1984년>의 매력은 핵심을 짚는 적나라한 대사에 있다. 더 큰 매력은 그 핵심 메시지를 필사적으로 숨겨야 할 인물의 입에서 대사가 나온다는 점에 있다. 가령 ‘빅브러더’를 필두로 하는 당은 그가 가진 권력을 숨기거나 포장하지 않는다. 뻔뻔스레 시인한다. ‘당이 권력을 가졌고, 권력의 목적은 권력 그 자체이기 때문에 빅브러더가 지배하는 세상을 만든 것일 뿐, 국민을 위하려는 목적은 눈곱만큼도 없다.’

애초에 숨기지 않기 때문에 폭로도 없고, 빅브러더의 위기도 없다. 반전도 없다. 독자는 오히려 여기서 전율하게 된다. “반전이 없다니. 반전인걸.”

“권력의 목적은 권력 그 자체야. 고문의 목적은 고문이고 전쟁의 목적은 전쟁인 것과 같이 절대권력의 목적은 권력 그 자체야.”
“나는 ‘당’을 통해 살아. 그래서 불멸하지. 당이 존속하는 한 죽은 게 아니야.”
“나는 마침내 빅브러더를 사랑했다.”

추천자: 김정현

6. <해변의 카프카>, 무라카미 하루키 (2002년작) 

여름 그것도 여름 휴가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단연 해변이다. 그런만큼 하루키의 장편소설, <해변의 카프카> 는 여름 휴가와 가장 잘 어울리는 제목을 가진 작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 소설의 매력은, 핵심 배경으로 등장하는 ‘고무라 기념 도서관’이다. 주인공 인물들보다는 이 도서관이 사실 주인공이 아닐까? 도서관을 묘사한 장면들만 골라서 수십번을 읽었다. 여름 휴가를 하루키가 창조한 고무라 도서관에서 보낼 수 있다면? 세상에서 그보다 더 근사한 장소는 없을 것이다.

요즘 가장 핫한 작가, 하루키의 책 중에서 뭘 읽을지 고민이신 분들께, 혹은 도서관을 사랑하는 분들께 이 책을 권한다.

“다카마쓰 시 교외에, 전통있는 가문의 부자가 자기 집 서고를 개축해서 만든 사립 도서관이 있다. 진귀한 장서도 갖추고 있는데다 건축물과 정원도 한번 찾아가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한다. 그 도서관의 사진을 잡지 <태양>에서 본 적이 있다. 오래되고 커다란 일본 가옥인데, 응접실 같은 우아한 열람실이 있고 사람들은 큼직한 소파에 앉아서 책을 읽고 있었다. 그 사진을 보았을 때 나는 이상할 정도로 강하게 끌렸다. 그리고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꼭 이 도서관을 찾아가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고무라 기념 도서관’이 그 도서관의 이름이었다.”

“책이 보관된 서고에는 마음대로 들어가도 괜찮아. 읽고 싶은 책은 그냥 열람실로 가지고 가서 읽으면 돼. 다만 빨간 스티커가 붙어 있는 귀중본은 그때마다 열람창구 카드를 써야 해. 저기 오른쪽 자료실에 카드식 색인이랑 검색용 컴퓨터가 있으니까 필요하면 마음대로 써도 되는데, 밖으로 책을 가지고 나가는 대출은 할 수 없어. 잡지와 신문은 비치되어 있지 않아. 사진 촬영은 금지. 복사도 금지. 음식은 정원 벤치에서. 폐관은 다섯 시.”

“소파에 앉아 주위를 둘러보고 있는 동안에 이 작은 방이야말로 내가 오랫동안 찾아 헤맸던 장소임을 깨닫는다. 나는 바로 이런, 세계의 움푹 파인 데와 같은 은밀한 장소를 찾고 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건 가공의 비밀 장소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 장소가 정말 이곳에 실제로 존재하고 있다니, 바로 눈 앞에 보고도 믿기지 않을 정도다. 눈을 감고 숨을 들이쉬자, 그것은 다정한 구름처럼 내 마음속에 자리를 잡는다. 멋진 감각이다.”

추천자: 박소령

7. <피로사회>, 한병철 (2010년작)

일단 짧다. 귀한 여름휴가에 엄청 두꺼운 책을 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에 얇은 책을 골랐는데 얇다고 만만하게 보면 큰 코 다친다. 짧지만 글의 밀도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몇줄 긴장을 놓쳐도 저자의 생각을 놓치지 않는 웬만한 책과는 차이가 크다. 매우 짧은 텍스트 안에서 큰 메시지를 담고 있다. 언어는 예리하고 구조는 완결적이어서 미학적으로 아름답다는 생각마저 든다. 자기계발과 성공에 대한 긍정적 확신이 강요되는 직장생활에 ‘균형추’가 필요하다면 [피로사회]의 정독을 권한다. 휴가는 일에 지친 심신을 회복시켜 일과 삶의 균형을 바로잡는 이벤트다.

“사회적 무의식 속에는 분명 생산을 최대화하고자 하는 열망이 숨어 있다. 생산성이 일정한 지점에 이르면 규율의 기술이나 금지라는 부정적 도식은 곧 그 한계를 드러낸다. 생산성의 향상을 위해서 규율의 패러다임은 ‘성과의 패러다임’ 내지 ‘할 수 있음’이라는 긍정의 도식으로 대체된다. 생산성이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면 금지의 부정성은 그 이상의 생산성 향상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능력의 긍정성은 당위의 부정성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다.”

추천자: 김봉수

<추천도서 종합>

1.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 홍신자 (2002년작) 
2. 월간 <우드플래닛 WOOD PLANET>
3. <충청도의 힘>, 남덕현 (2013년작)
4. <리더는 사람을 버리지 않는다>, 김성근 (2013년작)
5. <1984년>, 조지 오웰 (1949년작)
6. <해변의 카프카>, 무라카미 하루키 (2002년작)
7. <피로사회>, 한병철 (2010년작)

박소령

* [여름휴가 책 추천]에 대한 이전 글들을 읽으시려면
– 여름휴가 책 추천 1 뉴욕타임스 비즈니스 전문기자 앤드류 로스 소킨의 경영/경제 추천도서 13선, 링크
* 사진출처: film misery,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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