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10] 우리는 이미 빠삭한 주제만을 글로 써야 하는가? – 글을 쓸 때 새겨야 할 모토 3가지, 그리고….

빈문서1수정

* 주: 글을 쓰려고 자리에 앉았다고 술술 써지는 것은 아니죠. 저도 종종 하얀 화면에 깜빡이는 커서만 바라보고 있을 때가 있는데요, 이제 일단 세 문장을 쓰고 시작하려고 합니다. 글을 쓸 때 곱씹으면 좋은 모토 세 가지인데요. ‘글을 못 쓰지 않는 법’의 저자의 뉴욕타임즈 기고문을 전문 번역했습니다.

1. Kill your darlings

글을 쓸 때 염두에 둬야 하는 세 가지 모토가 있다. 그 중 첫 번째는 이거다. “Kill your darlings-허구 헌 날 쓰던 그 표현을 버려라.” 이 모토는 William Faulkner이 쓰던 것인데, 그 근원은 아마 20세기 초 사람인 Sir Arthur Quiller-Couch에게서 찾을 수 있는 것 같다. 그는 “특출나게 좋은 글의 핵심을 꿰뚫어 보고 싶다면 이 문장을 숭배하라: ‘Murder your darlings.’”이라고 했다. “글을 시작할 때 이 모토를 써뒀다가 글을 완성한 후 지워라”라고 추천하기도 했다.

Kill이든 Murder이든,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같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 상투적 표현을 없애고, 문장 전체를 포괄하지 못 하고 문장의 일면만 표현하는 구절을 없애라는 것이다. 뭐, 경험상, 표현만 잘 한다면 그 표현이 문장 전체를 포괄하지 못 하더라도 이상해보이지는 않지만, 위 조언은 맞는 말이다.

2. Show, don’t tell

두 번째 모토는 이렇다. “Show, don’t tell.” 독자가 머릿속에 상황을 그릴 수 있도록 묘사하는 것이 좋고 단지 말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는 조언이다. 이 모토는 두 가지 메시지를 전달한다. 1) 어떤 장면을 묘사할 때, 독자가 당신에게 전해 듣는 것이 아니라 그 장면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라는 메시지가 첫 번째다. 2) 논쟁을 할 때 많은 팩트 중 적절한 것을 잘 골라 제시하고, 진행상황을 잘 세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두 번째다. 이는 당신의 주장을 강력하게 하고 다른 사람들이 수긍하게 만든다. 같은 맥락에서, 주어와 동사를 ‘잘’고르는 것이 좋은 글을 만드는 동력이 된다.

3. Write What you Know

세 번째 모토는 약간 복잡하다. “Write what you know-당신이 아는 것을 써라” 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다. “내가 고등학교 1학년 교사라면 교사로서 사는 법만 쓰라는 건가?”, “나는 브루클린에 사는데 브루클린에서 사는 법을 쓰라는 건가?” 아마 이런 식으로 이해하는 사람이 있을 텐데, 그건 유아적인 해석이다.

어쨌든 이 모토는 ‘참’이다. 어떤 주제에 익숙한 사람이 쓴 글에는 좀 더 많은 정보가 담길 것이고 문장 하나하나는 자신감에 차 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강력한 결론을 내놓을 수 있는 글이 된다.
예를 들어 Joe가 비디오게임에 대한 깊고 풍부한 지식을 가지고 있고, 그에 대한 글을 쓴다고 가정하자. 그가 쓸 에세이는 항상 성공적일 것이다. 설명이 명확할 것이고 핵심을 짚을 것이다. 반대되는 예로 Jane이 지구온난화에 대해 쓰려고 하는데, 그에 대한 지식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써야 한다고 가정하자. 그의 글은 애매모호할 것이며, 추상적인 단어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뭔가 숨기는 듯한 문장이 나올지도 모른다.

이미 빠삭한 주제에 대해 글을 쓰는 사람들을 몇 소개하려 한다. 뉴욕타임즈의 저널리스트 Nate Silver는 확률에, Bill James는 야구에, David Thomson은 영화에, Emily Nussbaum은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일가견이 있고 이에 대한 글을 쓴다. 이 저널리스트들은 글의 마지막 문장에 마침표를 찍을 때까지 글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는다. 이런 사례는 굉장히 많다. 세 번째 모토 “당신이 빠삭하게 아는 주제를 글로 써라”는 기억해둘 만하다.

하지만 이 모토를 항상 충족시키는 것은 어렵다. 이 모토에 따르면 글의 질은 필자가 얼마나 알고 있는지, 그 주제에 대해서 얼마나 많은 열정을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달라지는데, 필자가 항상 열정적으로 생각하는 주제만을 글로 쓰기는 힘들다. 동시에 필자가 어떤 주제에 대해 쓰고 싶은 열정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 주제를 쓰지 않게 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만은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있다. 그 주제에 대한 정보를 많이 쌓으면 된다. 그렇게 하면 소위 ‘리포트’라거나 ‘조사자료’를 쓸 수 있게 된다. 정보를 많이 쌓고 그에 기반한 결과를 도출시킨 글을 써라. 당신이 이미 잘 알고 있는 주제에 대해 쓴 글과 비슷한 질을 기대할 수 있다. 다방면에서 전문적인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은 큰 명예다. 주제를 모른다면, 최선을 다해 습득하고, 글을 씀으로써 최선을 다해 날려버려라.

사실, 아직 세 번째 모토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하지 않다. 당신이 어떤 주제에 대해 열정을 가지고 있고, 관심이 있고, 잘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게 바로 좋은 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가령 야구 전문가 Bill James에게 야구에 대한 글을 쓰게 한다고 치자. 그의 콘텐츠는 아마 야구를 보면서 들을 때에만 재미있을지 모른다. 더 나쁜 경우 그의 콘텐츠는 그에게만 재미있을지도 모른다.

3+. We throw a wink t’ you

이런 상황은 왜 생길까? 두 가지로 말할 수 있다. 글을 맛깔나게 쓰는 사람들 중 일부는 애초에 글을 명확하고 흥미롭게 쓸 수 있게 태어났거나 글을 잘 쓰는 기술을 선천적으로 잘 배울 수 있게 태어났다. 그렇게 태어나지 않은 사람들에게 중요한 것은 ‘글쓰기는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다.

Robert Graces와 Alan Hodge는 글쓰기에 대해 조언할 때 “Reader Over Your Shoulder- 독자가 지켜보고 있다”라는 표현을 쓴다. 당신이 글을 쓸 때 등 뒤에서 당신의 어깨 너머로 당신이 참고하는 모든 자료들을 훔쳐보고 있는 가상의 독자가 있다고 상상하라는 것이다. 나는 더 나아가 얼굴을 마주 보고 앉아서 피드백을 받는 것을 상상하는 편을 선호한다. 무능력한 작가나 무능력한 연사는 독자‧청자의 표정(혼란스럽거나 화가 났거나 지겨워하는)을 보지 않고 읽지 못하는 사람이다. 좋은 작가는 독자의 반응을 예상해야 하고 좋지 않은 반응이 예상될 때는 취약점을 개선할 수 있어야 한다.

이상적인 스토리텔러는 그가 이야기를 하면서 전달하려 한 느낌을 그대로 청자들이 느끼게 하는 사람이다. 그러려면 스토리텔러는 표정을 풍부하고 적절하게 쓸 수 있어야 한다. 표정 안에 아이러니와 깨달음, 날카로움 등을 모두 담아내야 한다.

독자와 눈을 맞추며 대화하듯 글을 쓰는 것이 좋다는 메시지를 글쓰기 모토에 반영하여 모토의 철자를 조금 바꾸면 좋겠다. 즉 ‘WRITE WHAT YOU KNOW-아는 것을 써라’를 ‘WE THROW A WINK T’ YOU-독자에게 눈빛을 던져라’로 바꾸면 더 좋을 것 같다.

번역 김정현

* [글쓰기]에 대한 이전 글들을 읽으시려면
– 글쓰기 1 유홍준이 밝힌 글쓰기 비결, 열다섯 가지, 링크
– 글쓰기 2 조지 오웰의 조언. 나쁜 글을 쓰지 않기 위해 피해야 할 것들, 링크
– 글쓰기 3 윈스턴 처칠 총리가 쓴 메모 – 보고서는 간결하게, 링크
– 글쓰기 4 하버드대 조셉 나이 교수가 권하는 ‘보고서 작성을 위한 10가지 가이드라인’, 링크
– 글쓰기 5 트위터 본인소개 프로필, 어떻게 써야하나? – 트위터 프로필로 개인 브랜드를 쌓는 4가지 방법, 링크
– 글쓰기 6 파이낸셜 타임즈 – 글쓰기는 왜 중요한가?, 링크
– 글쓰기 7 배수아 작가, 작가는 어떻게 쓰는가, 링크
– 글쓰기 8 월리엄 진서, 잘 쓴 글은 무엇인가, 링크
– 글쓰기 9 무라카미 하루키 – 나는 소설 쓰는 방법의 많은 것을 매일 아침 길 위를 달리면서 배워왔다, 링크

출처: 뉴욕타임스,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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