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민영의 위기전략 22] CJ의 위기전략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 아주 오래된 고전의 재현

씨제이빨간불_중앙

CJ 수사 관련 내용이 연일 언론을 강타하고 있다. 접대와 비리의 적나라한 부분이 노출되고 있어 이재현 회장에게는 물론 CJ의 평판과 신뢰에 치명적 내용들이다.
CJ의 위기전략 콘트롤타워가 구분하고 직시해야 할 위기의 이슈는 ‘이재현 회장’과 ‘CJ’, 그리고 ‘위기’와 ‘위기관리’다. 다른 것이다.

CJ가 지금 당장 복기해야 할 케이스 스터디는 삼성과의 상속세 재판이다. 대중 여론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엄청난 비용을 들여 전관이 빛나는 ‘화우’에 모든 것을 맡긴 이재현 회장의 아버지-이맹희 전 회장의 길을 CJ는 똑같이 답습하고 있다. 법정 내부의 관계에 집중하고 여론의 법정을 무시해 결국 무참하게 패배한 소송이다. 삼성은 완벽하게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 대형로펌을 대리인으로 내세우지 않았고 전문 변호사와 계약을 맺었으며, 여론과 언론이 재판에서는 법리 다툼에 주력하는 것으로 인식하게 만들었다. 관계와 파워를 작동시켰으되 보이지 않게 했다. 그것이 수면 위로 오르지 않도록 했다. 재판과 법리에만 주력할 환경을 만들고 삼성의 다른 이슈를 배제햇다. 그것이 승리의 비결이었다.

CJ는 변화된 환경 아래서 자신을 지키는, 오너를 지키는 방법을 알지 못한다.
검찰 수사와 CJ라는 기업을 완전히 분리시키기는 어렵다. 그러나 현재 진행되는 사업과 현재 사건을 일부 분리시킬 수는 있었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CJ는 세무조사 무마·횡령·배임 등의 수사 이슈에 대해서는 완벽한 차단 전략을 사용하고, 대중의 눈치는 아랑곳없이 정부 정책과 관련되어서는 적극적 개입 및 호응정책을 과감하게 사용했다.
의도와 반대로 그들은 오히려 이슈와 영역을 병합시켰다. 상황을 엮으면 이슈와 반작용은 커질 수밖에 없다. 그것이 그들 위기전략의 최대 실패다.

근래 자신 회사 직원 면접을 본 한 대기업 임원의 얘기다. 1번은 CJ 출신, 2번은 STX 출신이 면접을 보러 들어오더라는 것이다. 엑소더스의 징후는 이미 시작되었다. CJ는 과연 최대의 위기 국면에서 기업의 가치와 명성과 평판을 지킬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일까?

분석해 보면, CJ의 위기전략은 단순 명쾌하다.
1. 믿을 수 있고 연고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한 최고의 로펌을 쓴다.
2. 최고결정자인 대통령의 정책과 신념을 지지함으로써 수사에 영향을 미치고 싶다.
3. 공중 혹은 국민을 향한 사과나 대중전략은 사용하지 않는다.
4. 수사와 연관된 기업의 문제점은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조용히 기다린다.
5. 전통 언론을 중시하고 소셜미디어는 대응하지 않는다.
6. 경영을 위한 협의체는 이재현 회장의 수사 사건에 대해 발언하지 않는다.

그것을 뒷받침하는 CJ에서 나온 여섯 가지 사례를 발견했다.
1. 변호인으로 경복고, 고려대 라인의 이너서클이 연결됐다는 지적을 받는 로펌, 김앤장과 광장을 선정했다.
2. CJ 계열사인 TVN 창조경제 캠페인 광고에 가수 은지원을 부각시키고 모든 광고에 ‘창조경제’를 어색하게 갖다 붙였다.
3. 대선을 달군 정치 풍자 텔레토비는 과감하게 없애버렸다.
4. 이른바 경단녀(경력단절여성)를 위해 대통령의 정책에 걸맞게 파트타임 일자리를 선도적으로 만들었다.
5. 신문과 TV광고를 늘리고 대한통운 사건 때 밀려난, 과거 언론 대응팀을 복귀시켰다.
6. 현 정부의 신념에 부응하는 연평해전 영화에 투자했다. 말은 ‘화려한 휴가’에도 투자했다고 둘러댔다.

그런데 말이다.
국세청 차장은 CJ로부터 거액의 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전군표 전 국세청장의 자택도 압수수색 당했다. CJ의 전방위 로비 정황을 포착한 검찰은 거침이 없다. CJ가 주주로 있는 중앙일보를 포함해 전통 언론은 사회면 톱을 CJ 기사로 장식하고 있다.
뚜레주르 가맹점 점주들은 세금 폭탄을 맞고 본사에 항의했다.
CJ의 헛된 노력과 솔루션은 수사가 진행 중인 현재 무용지물이다.

검찰의 수사에 적절하게 협조하고, 법리에 능한 변호사를 선정해 법리 다툼을 준비하고, 할 수 있는 체질 개선과 구조 개혁을 이뤄내면서 차분하게 재판에 대응하는 것이 나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부정 이슈에 대한 혁신과 자정 관리를 하기 싫었다면 차라리 폭풍우가 지나기를 기다렸다가 움직이는 것이 나았을 것이다. 낮은 자세로 숙이고 폭풍우를 그대로 두드려 맞는 것이다. 그러고나면, 어쩔 수 없는 법적 책임을 감수하고 재판에서 최대한 승부를 보는 것이겠다. 경제민주화 이슈는 그래도 사그라들고 있으니 말이다.
어설픈 개입 전략은 비용 지불 대비 효과를 낳지 못한다. ‘헛수고’는 이럴 때 쓰는 말이다.

그럼 무엇이 잘못되고 무엇이 빠졌을까?
1. 슈퍼 파워에 대한 잘못된 이해
대통령의 신념과 정책에 맞춘 타겟팅은 일견 일리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유일 권력자라는 인식의 산물이다. 그러나 아무리 만기친람의 대통령도 스스로 돕는 자를 도울 수 있다. 스스로 사건의 문제를 치열하게 해결하지 않고, 스스로 대중과의 관계를 새롭게 모색하지 않고, 기업의 평판과 명성을 관리하지 않는다면 대통령은 강 건너 불구경 격이다. 아니 무관하다. 그렇다면 공염불이 아닌가. 더군다나 대통령은 원칙을 중시한다.

2. 로열티 집단의 충성에 대한 잘못된 접근
그럼 대통령의 주변 사람들과 검찰이 CJ를 도울 것인가. 그렇지 않다. 도울 이유가 없다. CJ의 범죄는 현재 진행형이며 그 결과를 알 수 없는 상태다. 정부의 정책에 일부 협조적인 것과 CJ의 사건은 별개다. 그리고 무엇보다 전 정부의 인맥과 엮이는 것은 지금 최악이다. 그러니 도울 일이 없다.

3. 검찰과의 관계에 대한 오해
이너서클과 대한민국 1등 로펌은 능력을 발휘할 것인가. 유감스럽게도 그렇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SK 사건을 비롯해 검찰 권력을 훼손시킨 한상대 전 검찰총장은 가고 없다. 엄청난 비용과 인력을 들여 상황을 개선하려고 할 테지만 ‘수사’를 온전히 ‘수사’의 영역에 두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너서클과 최고의 로펌은 여전히 의심받을 것이다. 전관예우를 포함해 관계가 중시되는 게임이라고 해도 은밀한 이너서클의 프레임은 과거 권력의 흐름이며 현재로 이어지지 않는다. 은밀한 관계는 오히려 반작용을 부를 소지가 크다. 로펌은 ‘석세스 피’는 못 받는다 해도 충분한 수익을 낼 것이다. 검찰은 전직 지검장을 CJ가 전관의 예우라는 형식으로 불러냈을 때 이미 불편해졌다.

4. 여론의 재판, 법정의 관계에 대한 인식 부재
이후 상황을 유추해 보자. 상황의 전개상, 선임되는 재판부는 이 상황을 선의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럼 불가피하게 받아들일까. 당연히 그렇지 않다. 부담스러울 뿐이다. 이후 재판부가 재판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수사에 대응하는 핵심 전략이 되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CJ는 과거의 전통에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 고전을 완벽하게 재현한 것이다. 여론과 관계의 방정식에서 재판부는 자유롭지 못하다. CJ는 현재의 권력을 선택했다고 할지 모르지만 재판부는 자신을 압박해 들어오는 구체제를 목도할 것이다. 나쁜 여론과 함께. 이런 경우 피의자 입장에서는 권력과 여론으로부터 독립된 재판부를 만들어야 하는데 여론과 권력을 무시할 수 없는 재판부를 CJ가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이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CJ를 불리하게 만들 것이다.

5. 기업의 평판관리 및 명성관리에 대한 무지
그렇다면 이 사건에서 소외된 국민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CJ는 소비자와 국민에게 사과하지 않았다. 이재현 회장이 내부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냈을 뿐이고 출두하면서 판에 박힌 ‘죄송하다’를 언급했을 뿐이다. CJ는 이번 사건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 어떤 조치도 취하고 있지 않다. 문제를 도려내거나 새로운 조치를 취하거나 근본적 혁신에 대해서는 일언반구의 언급도 없다. 국민은 CJ의 재판을 냉정하게 지켜볼 것이다. 소원했던 전통 언론과의 관계를 개선한다고 해서 대중 여론이 좋아질 리는 만무하다. 사건이 지속되는 한 언론-평시 관계가 좋지 않았던-도 우호적일 수 없다. ‘폭발성’, ‘휘발성‘, ’순간성‘을 갖는 여론은 사건의 전개 추이에 따라 한 번은 터질 것이다. CJ는 활화산을 가슴에 끼고 가는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

서초동에는 새로운 그룹에 대한 세무조사와 검찰 수사가 회자되고 있다. 그것이 기업을 향한 사회와 검찰의 강력한 촉수다. 경제민주화의 완화와 검찰수사 및 세무조사는 별개일 수 있다. CJ는 현재 무방비기업이다.
‘평관’과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최선의 방어전략을 수사 다음 국면에서는 이해하길 바란다.

유민영

사진 출처: 중앙일보

One Response to [유민영의 위기전략 22] CJ의 위기전략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 아주 오래된 고전의 재현

  1. hjkds0105 says:

    Reblogged this on hjkds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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