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수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LG G2 – 두가지 사건과 네가지 교훈

-1. 스마트폰은 출시와 더불어 빠르게 진부해진다. 수개월 내에 ‘동등가격-우월한 스펙의 제품’이 나오고, ‘더 저렴한 가격-동등한 스펙의 제품’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마케터가 취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출시효과 극대화’다. 출시 시점에 잠재 고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켜야 하고 신제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야 하며 미디어와 초기 입소문, 온라인 평판에서 우위를 점해야만 한다. 이는 모든 스마트폰 제조사가 동일하게 처한 상황이다. 브랜드 가치, 기술력과 마케팅 자원 등에 있어 차이는 있겠으나 기본적인 행동방침은 동일하다. ‘출시와 동시에 폭풍을 만들어 내라!’
0. ‘출시와 동시에 폭풍을 만들어 내라!’ 제조사 입장에서는 적절한 전략 방향이겠으나 그 과정과 단계가 자연스러울 수는 없다. 브랜드와 신상품에 대한 평판은 기본적으로 구입자의 사용경험과 전파에 의해 형성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자연스러운 평판 형성 과정을 기다릴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고작 3~4개월의 짧은 신상품 마케팅 기간을 감안할 때 빠른 붐업을 위한 ‘인위적 개입’은 불가피해 진다. 고급 스마트폰에서 ‘옵티머스’라는 어울리지 않던 브랜드를 과감히 떼어버린 LG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전작 옵티머스 G와 G프로의 선전에 한껏 고무되었을 LG는 G2의 출시효과 극대화를 위한 인위적 개입을 시도했고 그 중 두 가지에서 사건이 터졌다.
 
 그림1
 
1. 8월 5일, 미국의 IT전문매체인 테크크런치에 ‘LG가 돈을 주고 기사를 사려한다’는 낯 뜨거운 제목의 기사가 나왔다. LG의 모바일 홍보를 대행하는 버슨마스텔러 코리아가 테크크런치 기자에게 보낸 메일을 공개한 기사였다. 버슨마스텔러 코리아가 보낸 메일은 ‘ 테크크런치와 미디어 제휴를 맺을 기회 관련 가능한 방법들에 대해 문의하고 싶다’ (I’d like to inquire possible options on media tie-up opportunities with TechCrunch)로 시작되어 ’스폰서를 받을 기사에 대한 대략적인 가격 정보를 제시해 주면 좋겠다’ (It would be great if you can propose the types of sponsored packages as well as a rough pricing information on them)라는 문장으로 끝을 맺는다. 기자는 해당 기사의 태그를 이렇게 붙였다. ‘LG, G2, Payola’ (payola는 불법적인 상품 판촉을 위한 뇌물 수수를 의미한다.) 단지 LG의 가십으로만 끝날 문제가 아니다. 출시 효과 극대화를 위해선 IT전문 매체의 우호적인 리뷰가 필수적이다. 이 사건은 전략제품 G2 초기 붐업의 유력한 진원지를 엉망으로 만들어 버렸다. 이 사건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 할까?
 
1-1. 아웃풋 중심의 관리로는 부족하다
현대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은 계속해서 분업화, 전문화되고 있다. 분업화와 전문화는 ‘갑’(=마케터, 브랜드매니져)의 과정 관리를 어렵게 만든다. 세부적인 과정과 방법을 정확히 모르는 상태의 ‘갑’이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아웃풋 관점에서의 관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해외 전문 매체에 대한 프레스 릴리즈에 대한 과정과 단계를 세부적으로 알지 못하는 ‘갑’이라면 ‘우리가 필요로 기사는 a, b, c이니 이것을 대행해 달라’가 계약과 관리의 대부분일 것이다. 아웃풋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에 대한 섬세한 이해가 없는 상황에서 대행사에 무조건적으로 위임하는 것은 위험하다.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전반을 제대로 경험하고 이해하고 있는 실무자의 섬세한 과정 관리가 필요하다.
 
1-2. 오래된 믿음에 대해 회의하라
더 비싼 비용을 들이면서 글로벌 회사를 활용하는 것은 국내 회사보다 현지 사정을 더 잘 알 것이라는 믿음에 근거한다. 현지의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네트워크, 인프라를 충분히 활용한다는 주장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이번 버슨마스텔러 코리아건은 오래된 믿음에 의심을 품게 한다. 국내의 왜곡된 미디어 환경에서나 통용될 법한 접근법을 선택했고 결과는 국제적 대망신으로 나타났다. 해외 미디어 환경에 대한 충분한 이해도 없었고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일을 원만하게 처리할 수 있는 미디어 릴레이션쉽은 구축되어 있지 않았다. IT 기술의 발달로 세계는 좁아졌고 전통적인 관계에 의존하던 구체제 비즈니스는 위기를 맞고 있다. 한때 압도적으로 우월했던 글로벌 컴퍼니의 방법론과 경험, 레퍼런스는 점점 힘을 잃어가고 있다. 해외 공략을 위해서 글로벌 컴퍼니를 써야 한다는 주장이 예전처럼 설득력있게 들리지 않는 이유다. 오래된 믿음에 대해 회의를 해야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sad g2
 
2. 나쁜 일은 연달아 일어난다. 8월 9일 두 번째 사고가 터졌다. ‘하늘에서 G2가 내린다면’이라고 명명된 이벤트는 난장판이 되어버렸다. 이날의 행사는 풍선에 G2 교환권을 넣고 하늘에 날려보내는 행사였다. 이벤트의 설계대로라면 현장에서 G2 교환권을 챙기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어야 했다. (높이 올라간 풍선이 터지면서 교환권이 떨어지면 줍는 사람이 혜택을 보는 방식) 하지만 행사장에는 낚시대와 잠자리채, 자가 제작한 도구까지 들고온 여러 사람으로 가득했고 풍선을 하늘로 날려 보내는 시점에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스무명 넘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행사 통제를 제대로 하지 못한 LG에 대한 비난이 들끓었고 행사에 참석했던 사람들도 ‘경품에 눈이 먼, 질서를 모르는 사람들’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야 했다. 이 사건 역시 G2의 출시효과 극대화에 발목을 잡는 악재로 작용할 것 같다. 이 사건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 할까?
 
2-1. 리스크와 리턴을 제대로 판단하라
소비자와 직접적인 접점을 만들어내는 이벤트는 통제할 수 없는 요소로 가득하기 때문에 도처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하지만 전통적인 광고의 영향력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를 직접 참여시키는 마케팅 활동을 등한시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아이디어만을 실행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High Risk, High Return’은 주식에만 적용되는 원칙이 아니다. 참신한, 확산성있는 프로모션 아이디어에는 항상 리스크가 따르기 마련이다. 결론적으로 프로모션 아이디어를 채택할 것인가, 버릴 것인가의 문제는 ‘감수해야 할 리스크’와 ‘얻게 될 리턴’에 대한 판단의 문제다. 실제 전개된  ‘하늘에서 G2가 내린다면’ 이벤트는 전형적인 ‘High Risk, Low Return’형 이벤트가 아니었을까 싶다. (해외에서 진행되었던 유사 프로모션의 성공 케이스가 우리나라에서도 성공적으로 복제될 가능성은 극히 적었다.) 리턴이 작아 보인다면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프로모션을 전개해야 할 이유가 없다. 아이디어 전개 과정에서 빨리 버리고 다른 구상을 전개하는 편이 훨씬 유익하다.
 
2-2. 리스크 팩터를 분석하라
높은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아이디어가 포기할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이라면 리스크에 대한 대비책을 찾아야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작업은 리스크의 팩터를 찾아내는 일이다. 프로모션의 유입요소에 대한 점검(윤리적인 문제, 안전상의 문제, 법률적인 문제 등)이 필요하다. ‘경품 헌터’에 대한 판단도 포함해서 고민해야 한다. (어떤 보상을 줄 것인가, 보상의 제약은 어떤 선에서 해야 하는가 등의 문제) 프로모션 시나리오를 끊임없이 복기하고 재구성해 봐야 한다. (연결고리가 매끄러운가? 돌발적인 상황은 무엇이 있는가? 등) 미디어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경쟁사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도 대단히 중요한 리스크 팩터다.
전통 매체의 힘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은 소비자와의 직/간접적인 접점을 늘릴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변모하고 있다. 과거 TV 광고 중심으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한 이슈와 변수들이 등장할 수 밖에 없고 그중 일부는 위기로 연결될 것이다. 앞으로 마케터들은 리스크를 예측하고 위기를 통제하는 방법에 더 익숙해져야만 한다. 세상이 그렇게 변하고 있다.

김봉수
 
참고
– 테크크런치의 기사 원문 , 링크
– ‘하늘에서 G2가 내린다면’ 이벤트와 유사한 코카콜라의 풍선 이벤트, 링크

About Official PEAK15
충분한 가치와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나 마케팅과 브랜딩의 문제로 정상에 서지 못하고 있는 기업고객을 위해 Consulting과 Facilitation Service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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