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의 미래 14] 신문사와 출판사가 찻집을 내는 까닭은? 온오프라인 통합 플랫폼 트렌드

1. 지난달 중순 신사동 가로수길의 한 커피숍에 ‘WSJ cafe’란 간판이 내걸렸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The Wall Street Journal. 이하 WSJ)은 7월 10일~11일 양일 간 ‘WSJ 카페’를 열고 독자들을 초대해 공개 인터뷰를 진행했다. 커피 향이 가득한 공간에서 수십 명의 독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조윤선 여성 가족부 장관, 이정웅 선데이토즈 대표 등 명사들의 인터뷰가 진행되었고, 구글 행아웃으로 실시간 생중계되었다. 현장에 있는 독자는 물론 참석하지 못한 독자들과도 화상 연결을 통해 질의 응답도 이어졌다. 사전 공지와 참가 신청은 페이스북과 지면광고 등 온오프라인을 통해 이루어 졌다. 각각의 인터뷰 기사는 WSJ 한글판 홈페이지(kr.wsj.com)에 게재되었고, 이 행사를 소개한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500명 가까이 ‘좋아요’를 눌렀다. 런던, 베를린, 뉴욕, 도쿄에 이어 서울에서 열린 ‘WSJ 카페’였다.

wsj

2.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6월 초 런던에 ‘# GuardianCoffee’를 열고 두 달째 운영해오고 있다. 벽면을 장식한 대형 디지털 디스플레이에서 트위터 화면이 실시간으로 흐르고 테이블마다 아이패드가 장착되어 있는 이곳은 커피숍이자 모두에게 열려있는 가디언의 뉴스룸이다. 이곳에서 누구나 참여 가능한 공개 인터뷰는 물론 각종 대담과 팟캐스트가 수시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지난 8월 15일에는 기술 서적 ‘untangle the web’의 저자 Alecks Krotoski와 가디언의 기술파트 부장인 Jemima kiss의 대담에 독자들이 초대되었다. 그 동안 가디언은 홈페이지에 편집회의를 공개해 독자들과 함께 정보 수집과 취재를 진행하고, 모바일 앱을 통해 독자들이 기사 작성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등 온라인 기술의 발달을 적극 활용한 오픈 저널리즘을 지향해 왔다.

Guardian-Coffee

3. # GuardianCoffee와 WSJ카페는 기존 언론사가 취재 현장을 개방해 독자들과 직접 만나서 의견을 경청하고 기사에 반영할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을 열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는 인터넷과 스마트폰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노력으로 언론사들이 기존의 폐쇄적인 기사의 생산 및 유통 방식에서 벗어나 1) 공유, 개방, 협력, 소통에 기반한 오픈 저널리즘을 추구하고, 2) 오픈 저널리즘이 실현되는 장소로 사람과 사람이 눈을 마주치고 대화할 수 있는 찻집,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통합 플랫폼을 시도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4. 지난 해 일본 시모키타자와 역 인근 건물 2층에 문을 연 서점 B&B는 Book&Beer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맥주를 파는 서점이다. 그런데 B&B의 페이스북을 보면 책이나 맥주 보다는 끊임없이 열리는 이벤트를 알리고 후기를 공유하는 데 주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B&B에서는 매일 저녁 8시부터 2시간 가량 이벤트가 열리는데 작가, 평론가, 편집자, 블로거 등이 참석한 강연이나 대담에 30명~50명 가량 참석한다고 한다. 참석비는 1500엔이고 음료 한 잔에 500엔을 추가로 받는다. 보통 서점에서 열리는 홍보용 작가 사인회나 대담과는 달리 처음부터 유료 이벤트 자체를 수입원으로 기획된 점이 특징이다. B&B를 공동 운영하는 북코디네이터 우치노마 신타로는 책과 관련된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이윤 창출은 물론 저자와 독자, 서점간의 긴밀한 네트워크를 통해 서점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미디어가 되는 가능성을 찾고 있다고 한다.

5. 이러한 시도는 전자책과 인터넷 서점에 밀려 위기에 처한 우리 출판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에는 출판사들이 운영하는 ‘책 파는 찻집’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창작과 비평사가 서교동에 문을 연 ‘인문까페 창비’는 현재 블로그를 통해 독자들로부터 8월29일에 열리는 정이현 작가 낭독회 참여 신청을 받고 있다. 블로그에는 지난 8월 8일 김조광수 감독과 김승환 커플의 지지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당연한 결혼식’ 카운트다운 파티 후기와 사진도 올라와 있다. 같은 날 오전에는 이곳에서 김조광수 커플이 미디어를 대상으로 기자회견이 열기도 했다. 역시 독자와 미디어가 관심을 가질만한 오프라인 이벤트를 통해서 온라인에서 동시에 이슈화하고 사람들의 발길을 모으려는 전략이다.

6. 미국의 비영리탐사보도 전문매체인 ‘프로퍼블리카(Pro Publica)’의 아만다 자모라 편집장은 지난달 컬럼비아 저널리즘스쿨에서 열린 강연에서 “이제껏 언론은 은밀하게 취재하고 SNS는 그 결과물을 전달하거나 사후 피드백하는 기능만 했다면, 앞으로는 취재 과정에서 SNS를 통해 소통하고 공개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해 내야 한다. ”고 말했다. 이제는 기존 언론 고유의 탐사보도 영역까지 SNS를 통한 개방과 소통이 요구되는 시대다. 최근 미디어와 출판계에서 시작된 온오프라인 통합 플랫폼의 다양한 실험들이 SNS 시대의 저널리즘에 새로운 비전을 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김재은

* 저널리즘의 미래 이전 글들을 보시려면, 링크

참고: 코트라(KOTRA) 글로벌 윈도우,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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