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민영의 위기전략 27] 삼성의 미래가 궁금하다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시대다.
남이 먼저 변하기를 기다리고 있으면 변화는 없다.
나 자신부터 양보하고 나부터 변해야 한다.“
– 1993년 6월7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삼성 신경영’을 선언하며

1.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 –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자신의 이름으로 낸 유일한 책이다. 동아일보에 연재하던 에세이를 묶어냈다. 개인과 기업에 대한 호오를 떠나 경영자들이 읽어볼 만한 대목들이 많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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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 안쪽에는 아래와 같이 적혀 있다.

이건희
1942년 경남 의령에서 출생
일본 와세대 대학에서 경제학 전공
미국 조지워싱턴 대학에서 경영학 전공
1968년 중앙일보와 동양방송 이사로 취임
1978년 삼성그룹 부회장으로 취임
1987년 삼성그룹 회장으로 취임
1996년 IOC 위원으로 선임

우리 나이로 올해 칠십 둘이다.

2.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 라고 말한 것도 1993년이었다. 이건희 회장은 실제로 회사의 모든 것을 다 바꾸었다. 그는 메시지의 위력을 아는 오너였다. One Voice가 얼마나 큰 위력이 되는지를 알고 있었던 것이다. 또 전략은 어떻게 관철되는 지 정확하게 아는 오너였다.

“만약 전략이 문서화되지 않았다면 그것은 전략이 없다는 것이다.”
– 조셉 나폴리탄, <정치컨설턴트의 충고>

“용어를 통일하고, 특유의 용어를 만들고, 용어의 질을 높이는 것, 이것이 조직의 효율을 높이고 조직을 한 방향으로 향하게 만든다.”
– 이건희,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 1997, 동아일보사

3. 그러나 이 회장의 설화도 만만치는 않았다.

“기업은 2류, 행정은 3류, 정치는 4류”

1995년 4월, 장쩌민 주석 면담을 위해 중국을 방문했을 때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정치권의 엄청난 반발을 불러왔다. 본인은 해명했지만 파장은 컸다. 국민의 여론은 나쁘지 않았다.

“국민이 정직했으면 좋겠다. 거짓말 없는 세상이 돼야한다.”

2010년 2월 고 호암 이병철 회장의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호암의 경영철학 중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한 것이다. 비자금과 X파일로 홍역을 치른 사람이 할 말이 아니었다. 보통 사람들의 억장은 무너졌다.

“(당시 이명박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흡족하기보다는 낙제는 아닌 것 같다.”
“(초과이익공유제’에 대해)“부정, 긍정을 떠나 경제학 책에도 없는 내용”

2011년 3월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서 말했다. 해명했지만 고약한 대통령의 미움을 샀다. 스스로 무슨 말을 해도 되는 위치가 되었다.

4. 8월 20일 한국경제는 이건희 회장의 와병설을 보도했다. 삼성전자의 커뮤니케이션 팀 이인용 사장은 언론에 강력한 브레이크를 걸었다. 전사적으로 대응한 덕에 와병 보도는 약화되었고 해명이 강조되었다. 와병설을 대하는 삼성의 커뮤니케이션과 태도는 일사불란하고 완강하다.

5. 그러나 궁금해졌다. 평소 지병이 있고, 겨울에는 따뜻한 곳으로 움직이며, 또 노인의 폐렴은 작은 병은 아니고, 1주일 입원까지 해야 하는 정도라면, 또 수십억을 들여 내부행사로 신경영 20주년 기념 전시회를 진행했던 것을 보면 신경영 20주년 만찬을 연기한 이유가 전력난 때문이었다는 것도 설득력이 부족했고, 그렇다면 보도할 가치가 충분히 있었던 것 아닐까. 혹시 업무에 일부 장애가 생길 정도로 이건희 회장이 많이 아프다면 삼성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하는 문제를 거론해 보는 것은 과도한 것일까.

6. 삼성의 미래는 작은 문제는 아닐 것이다. 연착륙 할지? 경착륙 할지 알수 없는 일이다. 부자 3대 못 간다는 어른들의 말, 소니 등 경쟁사들의 조건, 애플과의 대립, 오너 체제와 시스템 경영의 관계,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검증되지 않은 3세 오너들의 능력, 3세들의 내부 경쟁,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 아직 끝나지 않은 금융권 자산의 배분 문제, 포화상태에 이른 휴대폰과 포스트 반도체 등은 다음 기회에 추적해 봐야겠다.

7. 마치 위기를 기다리는 사람처럼 되어버려서 더 나아가는 것은 접었다. 과하게 부정하고 언론이 쓰지 못하는 것에 대한 반작용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이 아프다는데, 또 사람이 아프지 않다는데 더 나아가는 것이 꼭 적절한 것도 아닌 것 같아서다.

유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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