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의 미래 16] 댓글도 기사의 일부다 – 허핑턴포스트와 뉴욕타임즈의 댓글 정책

1. 허핑턴포스트 편집장 아리아나 허핑턴은 9월부터 익명 계정 생성을 전면 차단한다고 밝혔다. 허핑턴은 “표현의 자유는 자신의 발언에 책임을 지고 익명 뒤에 숨지 않는 이들을 위한 것”이라며 성숙한 인터넷 문화 정착을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2. 허핑턴포스트의 매니징 에디터 지미 소니(Jimmy Soni)가 8월 26일에 올린 ‘허핑턴포스트가 익명 계정을 끝내는 이유’ 라는 글을 보면 9월부터 실시될 내용이 조금 더 자세히 나와 있다. 9월부터 익명 계정을 만들 수 없으며, 인증은 내부적으로 검증될 것이라고 한다. 또한 기존에 만들었던 익명 계정은 여전히 익명으로 남아 있을 수 있다. 새롭게 계정을 만드는 경우에만 익명이 허용되지 않는다.

3. 허핑턴포스트의 댓글은 2010년에 만든 ‘배지(badge)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배지는 작성자의 이름이나 글에 붙는 시각 이미지인데, ‘네트워커(networker)’ ‘수퍼유저(superuser)’ ‘모더레이터(moderator)’로 나뉜다. 팬과 추종자가 많으면 네트워커, 댓글을 많이 달거나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서 이야기를 많이 공유하면 수퍼유저, 또 적절치 못한 댓글을 신고해 허핑턴포스트 스태프들이 그걸 보고 실제 댓글을 삭제했을 경우에 모더레이터 배지를 받게 된다. 모더레이터는 일종의 자정 기능을 하는 자원봉사 요원으로 신고한 댓글 중 100개 이상이 삭제될 경우 직접 댓글을 삭제할 권한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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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지미 소니는 허핑턴포스트에 한 달에 9백만 개의 댓글이 달리며, 이 중 4분의 3은 엄청난 속도로 달리는 스팸과 광고 댓글이거나 내보낼 수 없을 정도의 심한 비방을 담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현재 운영중인 40명의 모더레이터들은 맥락 속에서 토론과 대화를 이어가거나, 베스트 댓글을 추천하는 대신 쓰레기 댓글을 청소하는데 힘을 소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익명 계정 생성 방지를 통해 독자들 사이의 진정한 대화를 위한 긍정적인 환경을 만들 것이며, 현재 남아있는 부정적이고 더러운 댓글은 지우지 않고 남겨둘 것이라고 밝혔다.

5. 뉴욕타임즈는 양질의 댓글을 독려하고 독자 커뮤니티를 활성하기 위해 ‘레벨 업’ 시스템을 2011년 도입했다. 지속적으로 양질의 댓글을 달아온 독자들에게는 “신뢰할만한 독자(Trusted)”라는 표시와 체크 마크가 이름 옆에 붙게 된다. “신뢰할만한 독자”의 댓글은 편집장의 리뷰 없이 바로 게재가 된다. 이러한 댓글은 독자뿐만 아니라 기사를 작성한 기자도 이들의 의견에 쉽게 답할 수 있어 양방향 소통이 가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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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7월부터는 댓글 하이라이팅 기능을 넣어 “독자의 시선(Readers’ Perspectives)”이라는 섹션으로 기사 중간에 댓글을 끌어올려 주목도를 높이기도 했고, 각 지역에 관련된 기사는 그 지역 독자의 댓글을 보여주기도 한다. 중국 관련 기사에 중국어로 된 댓글이 영어 번역본과 함께 실리는 식이다. 뉴욕타임즈의 최종 목표는 독자와 기자 사이의 경계를 없애고 독자가 스토리의 일부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6. 한국은 평균 이용자 10만명 이상 사이트에 대해 2007년 7월 인터넷 본인확인제(실명제)를 도입했으나 2012년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인터넷 본인확인제가 폐지됐다. 악플의 소폭 감소가 제한적 본인확인제 시행의 결과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그 인과관계를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 없고, 또한 본인확인제 실시 이후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위축효과(chilling effect)에 대한 고려 없이 그 효과만을 단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7. 모더레이터조차 쓰레기 댓글에 파묻혀 자정기능을 잃고 있다는 허핑턴포스트와 독자의 댓글이 기사의 일부가 되도록 하겠다는 뉴욕타임즈. 창의력이 번뜩이는 베스트 댓글과 익명성에 기댄 악플 사이에서 ‘성숙한 인터넷’과 저널리즘을 만들어가는 외줄타기가 쉽지 않다.

송혜원

* [저널리즘의 미래] 이전 글들을 보시려면: 링크
출처:
허핑턴포스트, 링크
GIGAOM,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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