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민영의 ‘위기관리 규칙’ 리뷰 1] 로버트 맥나마라 미국 전 국방부장관의 11가지 교훈

포그오브워

※ 왜 내부자료를 다 내놓느냐고 묻는 분들이 계셨다. 에이케이스가 번역하고 정리해서 내놓는 자료는 비공개 자료가 아니다. 발견했고 정돈했을 뿐이다. 물론 기초자료가 모든 것의 시작이다. 그러나 전부는 아니다. 에이케이스는 계속해서 연구 자료에 대한 개방과 공유의 정신을 유지할 것이다.
이번에는 위기관리 케이스 스터디의 연구중 위기관리 규칙에 대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글을 연재하려고 한다.

‘나는 공직 복무의 경험이 없이 역사를 기록하는 지식인들을 보았다. 깊이 생각하지도 않은 채 중대한 결정에 참여하는 정치인들도 보았다. 전자는 일반적 원인을 찾는 경향이 있다. 후자는 날마다 새로운 사건 속에서 살면서 모든 것이 특정한 사건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그들이 잡고 있는 밧줄이 세상을 움직인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둘 다 세상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 Alexis de Tocqueville

1. 1차대전 당시 프랑스의 총리를 지낸 조르주 클레망소가 말한다. “전쟁은 군인들에게 맡겨놓기엔 너무나 심각한 문제이다.” 클레망소는 76세의 노구를 이끌고 전선의 군인을 격려했으며 반전주의자들과도 투쟁했다. 프랑스 문민통제의 전통은 그렇게 세워진다.
2. 케네디 대통령 당시 쿠바 핵미사일 위기는 위기전략과 위기관리를 연구하는 이들에게는 교과서 같은 존재다. 쿠바 위기를 다룬 ‘D-13 (Thirteen Days, 2000)’은 위기전략 연구자들이 꼭 봐야할 영화다. 거기에는, 케네디 대통령과 로버트 케네디 법무부장관 형제가 주인공이지만 인상깊은 한 명이 더 있다. 통계 전문가이자 공군 장교 출신 로버트 맥나마라 국방부장관이다. 문민 장관이다. 쿠바위기와 베트남 전쟁당시 국방장관을 지낸, 미국과 전 세계의 진보진영의 타겟이 되었던 인물이다.
3. 그렇지만 훗날 그에 대한 평가는 달라지고 있다. 공직을 맡아 한 시대의 그 짐을 짊어진 사람으로서의 평가다. 그가 죽기 전에 남긴 다큐가 있다. 포그 오브 워(Fog of War, 2003). 11가지 교훈으로 구성된 이 다큐 또한 위기전략과 철학의 좋은 교과서라 할 것이다. 11가지 교훈을 분석해 봤다.

* 로버트 맥나마라가 말하는 11가지 교훈

1. Empathize with your enemy : 적과 공감하라.
2. Rationality will not save us : 합리적 사고가 항상 정답은 아니다.
3. There’s something beyond one’s self :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4. Maximize efficiency : 효율성을 극대화하라.
5. Proportionality should be a guideline in war : 전쟁에서는 비례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가이드라인이 되어야 한다.
6. Get the data : 데이터를 모아라.
7. Belief and seeing are often both wrong : 믿는 것과 보는 것 둘 다 틀릴 때가 있다.
8. Be prepared to re-examine your reasoning : 나의 논리를 재점검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9. In order to do good, you may have to engage in evil: 좋은 일을 하기 위해서 나쁜 일도 할 수 있어야 한다.
10. Never say never: ‘절대’라는 말은 절대 하지 말아라.
11. You can’t change human nature : 인간의 본성은 바꿀 수 없다.

1. 필자가 위기전략 강의 때 가장 많이 인용하는 규칙이다. 위기관리의 규칙들이 어떤 경우는 기술에 가깝고 어떤 경우는 어떤 경우는 추상에 가깝다. 위기전략은 현실과 이성, 그리고 신념과 경험이 조화롭게 작동해야 한다. 맥나마라의 교훈은 필드의 규칙이고 생각의 교훈이다. 나무랄 것이 없어 설명으로 리뷰를 대신하려고 한다.

2. 적의 전략과 생각을 읽어야 전략을 짜고 대처를 할 수 있다. 이해관계자를 포함한 ‘역관계’의 이치를 이해하는 것이 전략의 시초다. 상대방이 있는 게임이라는 점, 그것이 시작이다. 그런 점에서 적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그 첫째인 것은 울림이 크다.

3. 효율성은 극대화되어야 하고, 위기의 상처는 어디선가에서 동일한 일이 일어났을 때의 상황과 비교해서 비례적으로 인식되어야 하고, 데이터는 과학적으로 인식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전쟁의 이유와 위기의 과정이 합리적인 것은 아니다. 합리적이지 않은 것은 합리적이지 않을 뿐이다. 전장의 밖에서 이성의 눈으로만 봐서는 답을 찾기 어렵다.

4. ‘내가 틀릴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심각한 주의도 여러 항목에서 발견된다. 나의 논리를 재점걸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고, 믿는 것고 보는 것 둘 다 틀릴 수 있으며,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거듭되는 강조다. 내가 틀리지 않았다면 위기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위기란 내가 어제 한 일의 결과물이라는 아주 분명한, 위기의 전제에 대한 이야기다.

5. ‘나쁜 손’, ‘더러운 손’에 대한 이야기도 또한 경험의 세계에 바탕을 둔 통찰이다. 전쟁과 위기가 정직과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착한 다툼의 필드도 아니고, 정부와 기업이 위기를 ‘착한 손’과 ‘깨끗한 손’으로만 극복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상과 가치의 이면에 존재하는 위험과 어둠의 요소를 인식하는 것, 그것 또한 현실의 결과에 가까운 해법을 찾는 길이다. 그것은 주어진 숙명의 영역이다. 나쁜 일을 하라는 것이 아니라 그 역할을 인지하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6. 딱 한가지 이견은 이것이다. 되돌이킬 수 없는 최후의 승부, 마지막 승부라면 쓸 수 없는 말은 없다. 전략의 판단은 모든 것에 우선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순간이 아니라면 ‘절대’는 쓰지 않아야 할 금기어다. 스스로 공격로와 퇴로를 막는 단어다. 자신의 수를 축소시키는 대표적인 언어다.

7. 마지막은 인간의 기억과 신뢰에 대한 경고로 끝난다. 제일 무서운 것은 사람이고, 사람 안에 든 무서운 본성이다. 사람은 변화한다고 필자는 믿는다. 그러나 위기와 전쟁의 상황에서 취해야 할 태도와 자세는 변화하지 않는 것이 있다는 것, 더 최악의 상황이 있을 수 있다는 최악의 가이드라인이다. 그래야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직면할 수 있다.

8. 맥나마라의 경험과 성찰은 자신의 경험에 대한 어설픈 과장이나 미화를 허용하지 않는다.
영화 ‘D-13’, 다큐 ‘포그 오브 워’ 그리고 로버트 케네디의 회고록 ‘D-13’ 과 쿠바미사일 위기관리 전반을 분석한 책 ‘결정의 엣센스’ 네 가지를 권해 본다.

유민영

3 Responses to [유민영의 ‘위기관리 규칙’ 리뷰 1] 로버트 맥나마라 미국 전 국방부장관의 11가지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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