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문장, 끝문장] 누구, 아사이 료 (2013년작)

아사이 료: 누구

아사이 료: 누구

‘누구’는 대학 졸업반 취업준비생들의 혼돈을 그렸다. 하지만 전부가 아니다. 그들이 자신을 드러내고 서로를 파악하는, 또 하나의 세상 SNS. 이곳은 허세와 냉소로 가득한 신기루에 불과했다는 것이 ‘뜨겁고도 서늘하게’ 그려진다. 마지막 반전이 인상적이다.

출근 전 카페에서의 창작

출근 전 카페에서의 창작

올해 1989년생 청년 아사이 료는 ‘누구’를 통해 역대 최연소 일본 나오키상 수상자가 되었다. 문단의 주목을 독점하다시피 한 그가 전업작가 대신 직장인의 삶을 택한것은 큰 충격이었다. “소설은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태어나는 것이기에 관계를 맺는 곳에서 생활해 봐야 한다”는 소신이 선택의 이유다. 요즘 그는 매일 아침 집 근처 카페에서 2시간씩 글을 쓰고 출근해 영업사원으로 하루를 보낸다. 이런 소신 때문에 생생한 필치의 ‘누구’가 탄생했는지 모르겠다. 쉽게 읽힌다. 이번주엔, 24세 청년이 그리는 우리 사회의 초상화를 감상하시길. 첫문장과 끝문장을 소개한다.

첫문장: (등장인물들의 첫모임에서) “면접이란 게 자신이 가진 카드를 하나하나 꺼내는 작업 같은 거지만, 어차피 어떤 카드든 뒤집어서 내는 거야. 얼마든지 거짓말을 할 수 있지. 물론 거짓말이란 게 들키면 끝이지만.” 취업활동이 고통스러운 이유는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한 가지는 물론 시험에 계속 떨어지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거절당하는 체험을 몇 번이나 되풀이한다는 것은 고통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는 별로 대단치 않은 자신을 대단한 것처럼 계속 얘기해야 하는 일이다. 지금부터 모의 엔트리시트를 준비해두면 자신을 속이는 출발점이 빨라지는 만큼, 면접을 볼 즈음에는 그 고통이 둔해질지도 모른다.

끝문장: 분명 떨어졌다. 양쪽 무릎 위에서 주먹을 꽉 쥐었다. 하지만, 떨어져도, 괜찮다. 신기하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현동

출처: 은행나무, 권남희 역, 2013년 1판 1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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