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케이션 솔루션 7] 큰 그림을 그리는 1등의 커뮤니케이션 – 삼성 라이온즈 우승 광고 속 단어 ‘모든 야구팬’

2013년 삼성 우승 후 광고

2013년 삼성 우승 후 광고

0. 삼성 라이온즈가 2013년 프로야구의 왕좌에 올랐다.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초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통합 3연패다. 으레 우승팀은 신문지면을 통해 전면 광고를 게재하곤 한다. 11월 4일, 지면 광고를 본 삼성 팬들은 적잖이 당황했을지도 모르겠다.

“모든 야구팬 여러분께 우승의 영광을 바칩니다.

2013년 마지막 경기가 끝났습니다.
승자도 패자도 없었습니다.
모든 선수들의 노력과 팬 여러분의 사랑만이
경기장을 가득 채웠습니다.
연습과 도전을 거듭하며
땀으로 그라운드를 누빈 모든 선수 여러분,
때로는 환호로 때로는 눈물로
선수들과 함께 달려주신 모든 야구팬 여러분,

고맙습니다. 성원을 잊지 않겠습니다.”

텍스트만 읽었다면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광고로 생각했을 지 모르겠다.

1. 우승 후 신문지면 광고는 한 시즌동안 응원해준 팬들에게 감사함을 전하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이었다. 삼성도 2011년, 2012년 2년의 우승 뒤엔 이 커뮤니케이션 정석에 충실했다. ‘우리의 승리는 삼성팬들의 성원 덕분이었다’라는 통일된 메시지다.

2011년: 여러분이 챔피언입니다. (중략) 그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팬 여러분과 함께 하는 것이었습니다. 함께 웃고 함께 환호해주신 팬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2012년: 오늘의 승리를 가능하게 했던 건 우리를 바라보는 팬들의 진지한 눈빛이었습니다. (중략) 감사합니다. 끝까지 믿고, 기다리고, 사랑해주신 팬 여러분들께 우승의 영광을 돌립니다.

2013년. 메시지의 대상은 삼성팬에서 선수와 모든 야구팬으로 확장되었다.

2. 2002년 대구에서의 극적인 우승 후, 삼성은 여러모로 바뀌었다. ‘돈성’으로 불리며 스타 FA를 ‘사모으던’ 구단 운영에서 유망주를 육성하는 ‘길러내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삼성의 경산볼파크는 다른 구단들이 벤치마킹하는 한국프로야구 팜시스템의 롤모델로 자리잡았다. 현재 2군은 물론 잔류군(3군)과 재활군 등 3개 파트로 나뉘어 있고, 국내 프로야구단 중 가장 많은 23명의 코칭스태프를 투입하고 있기도 하다.

2010년 IT전문가 출신, 김인 사장의 취임 이후엔 ‘빅데이터’에 방점이 찍혔다.

“이제 데이터 야구의 진수는 삼성 라이온즈다.” “비야구인 출신 김인 사장이 한국 프로야구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지난 2일 삼성 라이온즈가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9대2로 꺾으며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정규시즌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자 야구계 안팎에서는 이 같은 얘기가 오갔다. 정보기술(IT) 기업인 삼성SDS에서 8년간 수장을 맡은 김인 삼성 라이온즈 사장(64)의 `빅데이터 감각`이 우승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것이다. 김 사장이 2011년 빅데이터 솔루션 `스타비스(STABIS)`를 도입한 것을 일컫는 말이다. 김 사장은 “야구단에 와보니 야구가 전형적인 데이터 스포츠라는 점이 들어오더라”며 “분석된 경기 결과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면 꾸준히 우수한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 매일경제 10월 25일자-

프로야구 문화를 선도해가는, 적어도 선도해가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3. 2013년 광고에 대한 삼성팬들의 반응은 극과 극인 것 같다. “광고 문구 자체가 이상하던데요. 뭔가 이게 삼성 우승 광고인가 싶고. 삼성팬들에게 감사를 표하는게 1번이 아닐런지…”라고 말한 팬이 있는가 하면 “삼성다운 자신감. 우리는 우리 팬뿐만이 아니라 한국 야구 전체를 아우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보이는 것 같다.”라고 해석하는 팬도 있다. 삼성의 지면 광고는 전자업계를 선도해 가듯이 이젠 한국프로야구 전체를 생각하겠다는 다짐과 자신감을 비치는 1등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아니었을까.

4. 사실 삼성의 전략을 성공했다고 평가하긴 어렵다. 파격적이었던 카피와는 달리 배경 사진은 이전 전략과 다를 것 없는 ‘삼성의 상징’으로 가득했기 때문이다. 파격적인 시도를 하는 와중에 탈삼성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 했지만, 그 결과 ‘모순된 광고’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되었다. 내년에도 삼성이 우승할 수 있을까? 만약 그렇다면 내년 우승 지면광고는 어떤 내용일 지 궁금해진다. 삼성팬으로의 회귀일지, 모든 야구팬을 향한 진일보일지, 이번 같은 어정쩡한 커뮤니케이션의 재현일지.

이현동

Leave a Reply

Fill in your details below or click an icon to log in:

WordPress.com Log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WordPress.com account. Log Out / Change )

Twitter picture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Twitter account. Log Out / Change )

Facebook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Facebook account. Log Out / Change )

Google+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Google+ account. Log Out / Change )

Connecting to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