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민영의 위기전략 30] 현대자동차, 작은 위기에 큰 위기의 징후를 내포하다 – 현대자동차 페이스북의 어긋난 이벤트 사례

현대자동차 페이스북의 제네시스 4행시 이벤트

현대자동차 페이스북의 제네시스 4행시 이벤트

0. 현대자동차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작은 해프닝이 있었다. 페이스북에서 ‘제네시스’ 4행시를 통해 커피 티켓을 주는 이벤트가 있었는데 여느 행사와 달리 현대자동차에 공격적인 글들로 도배가 된 것이다. 페이스북 이용자들의 ‘좋아요’ 클릭에 따라 순위를 매기는 형식은 현대자동차를 주저없이 공격하는 도구가 되었을 뿐이다. 아주 작은 사건이다. 그러나 그 안에 거대한 위기가 들어있다. 들어가 보자.

1. 그들은 뒤꽁무니를 그대로 남기고 숲 안으로 머리를 내밀었다.
일부 언론을 통해 기사화가 되자 현대자동차는 소통 없는 일방의 조치를 취했다. 이벤트 게시물을 타임라인 상에서 삭제하고 당첨자 공지 게시물만 업로드를 한 것이다. 현대자동차를 비방한 내용을 담고 있던, 1등을 포함한 순위권 글들은 당첨에서 제외되었다.
그들의 후퇴는 그들 입장에서만 단호하다. 그러나 현대자동차를 조롱한 소비자들은 그 모습을 똑바로 지켜보고 있다.
그들은 소셜미디어가 상호간의 대화이자 소통이라는 것은 모른다.

2. 그들은 광야에 홀로 선 나폴레옹이 되었다.
그들은 이벤트 페이지를 타임라인에서 삭제했다. 그러므로 소비자의 조롱은 그들의 눈앞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정확하게 1분 후 ‘페이스북 운영정책’을 다시 공지했다. 운영정책은 자신을 따르라는 것이다.
‘현대자동차 페이스북에서는 광고, 스팸, 욕설, 외설적인 코멘트는 모두가 즐거운 페이스북을 위해서 삭제될 수 있습니다.’
고독한 나폴레옹은 독자와 이벤트 참여자를 나쁜 놈으로 만들었다.
그들은 소셜미디어가 과정이라는 것도 모른다.

3. 들여다보니 더 큰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현대자동차의 페이스북을 보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다. 스토리도 없고, 대화도 없고, 내러티브도 없다. 오직 있는 것은 이벤트뿐이다.
문제가 된 이벤트를 보자. 간단히 얘기하면 ‘제네시스’를 파는데 전혀 다른 타겟과 소통을 하고 있다. 행사 내용과 문구(만렙포스: 높은 내공을 뜻하는 은어, 신추문예: 신춘문예의 패러디)는 소비자가 아닌 사람을 향해 있다. 케이크의 체리를 따먹고 사라지는 ‘체리피커’를 향한 대화를 시도했더니 불만을 가진 소비자가 분노를 터트렸다.
그들의 페이스북은 이벤트라는 숙제를 하고 있고 체리피커로 14만 명 이상의 ‘좋아요’ 숫자를 늘리고 있을 뿐이다. 우리는 이를 기업 이미지 향상을 위한 커뮤니케이션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그들은 소셜미디어가 소비자 한명한명과 소통하는 ‘1인칭에 기초한 관계’라는 것을 알지 못한다.

4. 그렇다. 그들은 소셜미디어가 무엇인지 모른다.
그들은 친구따라 강남 간 것이다. 남들도 페이스북을 한다고 하니 페이스북 페이지를 열었고 돈을 들여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을 뿐이다.
‘이야기하고 있는 사람들‘의 대화와 소통, 관계는 분석되거나 평가되지 않고 눈에 보이는 ’좋아요‘ 숫자로 KPI를 측정하고 있을 뿐이다.
홍보팀 관리자들과 임원들이 이런 문제에 대해 체크하고 감독하고 있지 않다면 한국 최고그룹의 명성에 걸맞지 않은 일이다.
그들은 기업이 왜 평소에 여론과 평판관리를 하는지 모르고 있는 것이다.

5. 그들은 그들이 독과점의 그늘, 여론의 법정에 서 있는 것을 알지 못한다.
그들은 산타페 누수 사건의 처리 과정에서 보여지듯이 내국인과 외국인을 차별해 구분하고 있고 내수차와 수출차 또는 외국 현지차를 구분해 대우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분노를 과소평가했다. 또한 현재진행형의 이슈라는 것도 알지 못했다. 위기요인에 적절히 대처하지 않고 가벼운 이벤트를 진행한 결과 소비자들의 폭발과 직면했다.

‘현대자동차의 싼타페가 미국시장에서는 누수 문제로 차량 교체를 진행한 사실이 밝혀졌다. 2013년 상반기 차량 결함으로 메이커측에서 소비자에게 차량교체를 진행한 횟수는 1천 건 이상이다.’ – SBS보도-

한국 산타페 소비자들은 결국 고소를 했다. 현대자동차는 법규 미비를 들어 리콜과 관련해 한국에서 미국과는 다른 정책을 사용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누수관련 소송에 엄청난 금액을 들이며 최고 로펌을 활용하는 만큼, 때로는 그보다 더 큰 비용을 들여 여론의 광장에서 소비자들과 관계 맺고, 투자하고,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는 것을 전혀 모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
그들은 한국 소비자들의 불만이 현대자동차의 독과점에, 차별적 리콜 행동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그들은 여론의 법정에 서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6. 광고의 위력은 전통 미디어와 소셜미디어의 간격을 더 넓히고 있다.
근래 효과가 극적으로 줄어드는 광고에 비해 언론사 광고국의 파워는 더 커지고 있다. 광고국이 기사를 쓰는 형편이라고 기자들은 한탄한다. 그만큼 수익이 중요하고 기업에 대한 언론의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니 광고는 ‘효과의 매체’가 아니라 ‘관계의 매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고전적인 임원과 간부들은 눈이 가려진 채로 세계를 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신문에서는 기사가 사라졌지만, 실제의 세계에서는 명성과 평판이 땅에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한 인식을 제대로 하고 있는 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개인 개인이 느슨한 네트워크로 강하게 뭉쳐 강력한 평판 결정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현재의 홍보는 ‘퍼블릭 이슈 매니지먼트’다.

7. 위기란 어제 내가 한 일의 역습이며 결과이다.
‘많은 나무가 움직이는 것은 적이 다가오는 것이다.’ 손자병법에서 손무가 말한다. 현대자동차의 위기가 성큼 다가와 있을 지도 모른다. 한국의 소비자가 만약 무시받는다고 느끼고 있다면 그 속도는 더 빨라지고 그 강도는 더 강화될 것이다.

유민영

*사건개요

현대차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제네시스’로 4행시를 지은 회원 5명에게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커피를 제공한다는 내용의 이벤트를 개최했다. 이벤트에는 ‘만랩포스 물씬 나는 4행시를 작성한 사람에게 아메리카노 커피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여기서 압도적으로 인기가 높았던 4행시는 ‘제:네시스에서 또 물이 새네요 / 네:, 현대차는 원래 그렇게 타는 겁니다 / 시:속 80km/h로 박아도 에어백이 안 터지네요 / 스:스로 호구 인정하셨네요 호갱님’이었다.

그 뒤를 이어 ‘제: 네시스 한대 준다면 / 네: 가 뭐라해도 제대로 지어볼껀데 / 시: 시히게 꼴랑 / 스: 타벅스 커피가 뭐니?’, ‘제: 동이 안되는데요? / 네: 가 알아서 하세요 / 시: 동이 안 걸리는데요? / 스: 스로 해결하세요”라고 적은 시들이 순위권을 차지했다.

Leave a Reply

Fill in your details below or click an icon to log in:

WordPress.com Log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WordPress.com account. Log Out / Change )

Twitter picture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Twitter account. Log Out / Change )

Facebook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Facebook account. Log Out / Change )

Google+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Google+ account. Log Out / Change )

Connecting to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