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문장, 끝문장] 수사학 – 말하기의 규칙과 체계, 키케로

키케로

0. 1969년 닉슨 미국대통령이 프랑스를 방문했다. 드골 프랑스대통령은 만찬이 열린 엘리제궁에서 환영연설을 했다. 닉슨은 그 연설에 감명 받았다. 내용과 표현, 단어선택이 탁월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연설은 원고가 없이 즉흥적으로 이뤄졌다. 닉슨 일행 중 한 사람이 드골에 물었다. “원고도 없이 어떻게 그렇게 훌륭한 연설을 할 수 있습니까?” 드골은 대답했다.

“사실 미리 써놓은 원고를 밤새 외운 겁니다. 즉흥연설이 어디 있겠습니까.”

인간은 언어로 소통한다. 생각은 언어를 통해서 정리되고, 언어로 전달된다. 리더들의 말과 글은 더 중요하다. 특히 공식석상의 말 한 마디, 한 단어는 신중하게 엄선된다. 로마의 위대한 수사학자였던 키케로의 연설에 대한 저술은 말을 잘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봐야 할 고전이다. 그는 연설의 영역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눴다. ‘즐거움’을 위한 연설, 정책설득을 위한 연설, 그리고 법정에서의 연설이다. 각각 연설에 대한 핵심 문장을 소개한다. 현재에도 가지는 함의가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을 듯하다.

1. 즐거움을 위한 연설

청중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연설해야 할 경우, 연설의 내용을 어떤 순서로 구성해야 하는가에 대한 방법은 다양하다. 연설 시기의 특성을 고려해야 하고, 어떤 화제를 올려야 할지 따져야 한다. 예를 들어 삼단 논법과 같이 소주제에서 대주제로 넘어가거나 반대로 큰 것에서 세세한 것의 순서로 말할 수도 있다. 혹은 세세한 것을 말하다가 큰 주제를 던지거나 단순한 것들을 나열하다가 복잡한 것을 설명하기도 하고, 명백한 사실을 말하다가 불명확한 것을 묻기도 하고 신빙성 있는 내용들을 말하다가 믿기 힘든 것을 더하기도 해야 한다. 변칙을 주어 연설에 흥미를 더하는 것이다. 이른바 장식(수식)에 해당하는 것 모두를 고려해야 한다.

2. 정책설득을 위한 연설

서론은 짧아야 한다. 때에 따라 서론을 생략해도 된다. 청중은 자신의 실익에 관련된 부분에만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너무 많은 사실을 늘어놓아서도 안 된다. 사실은 과거나 현재 사안에 속한다. 설득은 미래에 대한 것이다. 정책설득을 위한 연설은 신뢰와 감동을 일으켜야 한다.

3. 법정에서의 연설

원고가 말하는 방식과 피고가 말하는 방식은 다르다. 원고는 먼저 사건의 경과를 추적하고, 개별 논거들을 명확하고 신속하게 내놓고 날카롭게 결론 내려야 한다. 원고의 주장은 증거자료들로 보강되어 단단해져야 한다. 핵심사항을 중심으로 각각의 사안과 주장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원고는 감정에 호소할 줄 알아야 한다. 특히 연설을 마무리할 때 판관의 감정을 격정적으로 자극해야 한다. 마무리가 아닌 다른 부분에서도 때때로 감정에 호소해야 한다. 법정연설의 목적은 재판관을 분노케 하는 것에 있다.

정리 김정현

출처: 키케로, <수사학>, 도서출판 길, 2012년 제1판 8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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