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의 미래 37] 한겨레와 허핑턴포스트의 만남에 던지는 열 가지 질문 – 한겨레와 허핑턴포스트의 성공을 바라며

한겨레와 허핑턴포스트의 만남

한겨레와 허핑턴포스트의 만남

※ 전통저널리즘을 구현하고 있는 한겨레신문과 새로운 미디어플랫폼으로 성장한 허핑턴포스트는 완전히 다르다. 이 둘은 왜 만났을까? 한국 서비스 전략은 무엇일까? 궁금해졌다. 한겨레신문사는 허핑턴포스트의 콘텐츠를 수입하는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미디어 시스템과 접목하는 것인가? 지금까지 알려진 것은 내년에 ‘한국어판 뉴스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것이다.
이제 첫 발을 내딛는 허핑턴포스트코리아에서 새로운 저널리즘의 전형이 조금이라도 진척되기를 바라고, 또 그럴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래서 질문해 본다. 현명한 답을 찾기를 바라면서.

※ 법인의 이름은 ‘허핑턴코스트코리아’다. ‘허핑턴-한겨레’이거나 ‘한겨레-허핑턴’이 아니다. 앞으로 이것은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다.

‘양상우 한겨레신문사 대표이사는 7일 오후(한국시각 8일 새벽) 뉴욕 맨해튼 허핑턴포스트 본사에서 아리아나 허핑턴 허핑턴포스트 미디어그룹 회장과 기본의향서를 교환했다. 양사는 올해 말까지 본 계약을 체결하고 합작법인 허핑턴포스트코리아를 설립한 뒤 내년 초 한국어판 인터넷 뉴스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 한겨레신문, 2013년 11월11일

“앞으로 세계가 한국을 더 잘 이해하게 할 뿐만 아니라, 세계가 한국인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허핑턴포스트는 자체 취재진이 직접 기사를 생산하는 것은 물론이고 한국인들에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할 것이다.”
– 아리아나 허핑턴, 한겨레신문, 2013년 11월12일

0. 한겨레가 허핑턴포스트와 한 계약을 발표했다. 중앙일보가 영어 버전의 ‘인터내셔널뉴욕타임즈(전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를 내는 방식과도 다르고, 일반적으로 주요 신문사와 통신사가 현지에 특파원을 보내는 방식과도 다르다.

올해 초 어느 신문사의 전략 담당 기자가 언론사 혁신의 방법에 대해 물었다. 여기에 “파괴적 혁신만이 새로운 미래를 가져올 수 있다.”고 답했다.
한국 언론사들의 새로운 시도는 과연 성공할 것인가.
설계 방향이 아직은 명료하지 않고 실제 진행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태라 질문을 던져보기로 했다.
11일과 12일에 걸쳐 한겨레가 ‘허핑턴포스트’특집을 했으나 ‘허핑턴포스트코리아 전략’ 또는 ‘한국 전략’은 발견하지 못했다. 아직 구성되지 않은 것이 맞을 것이다.

1. 한겨레신문의 혁신과 허핑턴포스트코리아는 어떤 관계인가?

결국 성패는 한겨레신문의 혁신에서 나오는 것이다. 허핑턴포스트코리아는 한겨레의 새로운 파생 상품의 출현인지? 한겨레의 혁신 프로젝트의 연결인지 애매하다. 전략의 우선순위를 정한다면 당연히 한겨레의 혁신이 먼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2. 한겨레신문과 허핑턴포스트코리아는 어떤 관계인가?

허핑턴포스트는 한겨레신문의 구조와 완전히 다르게 출발했다. 그리고 아리아나 허핑턴은 한국에서 가장 신뢰높은 신문을 선택했다고 하고 또 허핑턴포스트는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과정에서 대체로 중도 좌파 매체들을 선택하는 것처럼 보인다. 허핑턴은 12일 자 한겨레에 실린 인터뷰에서 “정치적 성향을 떠나 해당 나라에서 얼마나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신뢰를 얻느냐고 선택의 기준이었다.”고 밝혔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한겨레라는 이름이 아리아나의 기준과는 다른 ‘짐’이 될 수도 있다. 사실 필자는 이 점이 가장 의아하다. 출발부터 완벽한 독립이 현명하지 않았을까? 이것은 한국의 특수한 이념지형에 휘말리지 않는 ‘미디어 & 플랫폼’에 대한 생각이다.

3. 한겨레신문은 허핑턴포스트라는 미디어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한겨레신문과 허핑턴포스트의 탄생, 전략, 운영, 실체는 완전히 다르다. 그렇다면 한겨레신문은 허핑턴포스트로부터 무엇을 얻고 무엇을 버릴 것인가? 허핑턴포스트재팬 CEO는 허핑턴포스트의 ‘오피니언포럼’ 등의 노하우를 배운다고 했다. 한겨레신문 내부 구성원들이 새로운 미디어를 통해 실험하고 혁신한다는 합의가 있었다는 얘기는 아직 듣지 못했다.

4. 허핑턴포스트코리아는 한국의 적대적 이념 지향을 어떻게 넘을 것인가?

‘사실과 진실’보다 ‘이념과 진영’이 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은 한국 언론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리버럴을 대표하는, ‘자유로운 영혼’을 보장받은 허핑턴포스트가 회수를 넘어왔다. 귤이 탱자가 되지 않고 귤이 될 수 있을 것인가? 한국의 특수한 진영 게임에 허핑턴포스트는, 한겨레신문은 어떤 준비를 했을까?

5. 과연 수익 모델은 무엇인가?

광고, 콘텐츠 유료화, 컨퍼런스, 컨설팅? 답이 있어야 시작할 수 있다. 콘텐츠가 무료라면 더욱 그렇다.
조선일보의 프리미엄뉴스는 매우 나쁜 디자인에도 불구하고 순항중이다. 디지털스토리텔링 등 뉴욕타임즈의 여러 시도를 차용한 것은 있으나 콘텐츠와 네트워크의 최강자로서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유료화 등 수익모델에 근접했다는 얘기는 아니다. 가능성이 다른 신문에 비해 조금 더 있다는 것뿐이다.
허핑턴포스트의 성공 요인 분석을 하다보면 부유한 중년층의 유입이라는 타겟 요인도 크게 작동을 한다. 한국에서는 모순되어 보인다.
A.O.L에 팔린 허핑턴포스트는 지금도 블로거들에게 원고료를 지불하지 않으며 블로그, 광고, 스폰서를 활용한 소셜 마케팅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A.O.L은 현재의 이익이 아니라 미래에 투자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디어 산업에 뛰어든 이베이와 아마존의 창업자는 충분한 자금을 투입할 것이다. 허핑턴포스트코리아에게 종자돈은 충분한 것일까? 아리아나가 언급한 ‘자체 취재진이 직접 기사를 생산하는 것은 물론이고’라는 표현에 의하면 이것은 곧바로 재정과 예산의 영역이다.

6. 허핑턴포스트의 핵심은 아리아나 허핑턴이다. 한국의 아리아나는 누구인가?

아리아나 허핑턴이 허핑턴포스트의 핵심이다. 그녀가 엄청난 네트워크를 활용해 오피니언 리더들이 참여하고 독자가 활성화된 새로운 미디어를 만들었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과 일본의 아베 총리도 필자다. ‘아리아나 파워’다. 지금은 5만 명의 필자가 있고 최초로 시작할 때는 엄선된 250명이었다고 한다. 한국에서 이런 모습이 구현될 수 있을까?

7. 허핑턴포스트코리아는 온전한 온라인 플랫폼을 구현할 수 있을까?

텍스트가 아니라 모든 도구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미디어채널의 풀스펙트럼을 실현할 수 있어야 한다. ‘기자로서의 프로그래머’라는 개념을 실현해야 하는 정도까지 미디어의 미래는 우리 옆에 와 있다. 에디터 또는 기자는 물론, 디자이너와 개발자들의 결합은 필수일 것이다. 또 미디어를 이해하는 기술 책임자가 최고의사결정 구조에 당연히 초기부터 들어가야 한다. 그래야 허핑턴포스트를 한국에서 제대로 구현할 수 있다.

8. 한국의 아리아나를 도울 슈퍼데스크와 인력은 어떻게 구성될 것인가?

슈퍼데스크가 중요하다. 기술 책임자(Tech Chief)를 지휘하고, 기술적 진보와 저널리즘 채널을 제대로 이해하는 책임자가 포함되어야 한다. ‘한국의 아리아나’과 슈퍼데스크가 하나가 되어야 한다. 더불어 필자로 시작한 허핑턴포스트가 기자-필자-독자로 연결되어 큐레이션과 심층탐사보도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힘은 자본과 인력에서 나온다.

9. 44개의 섹션은 한국 현지화가 가능할까?

허핑턴포스트의 훌륭하고 다양한 44개 섹션이 한국에서 살기 위해서는 한국의 콘텐츠가 함께 살아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번역 사이트에 그칠 뿐이다. 허밍턴포스트에 ‘코리아’가 붙어야 한다. 특별 기획에 해당하는 ‘기존의 국제협력 모델’을 발전시키는 것으로는 부족해 보인다.
내년이면 허핑턴 글로벌 네트워크는 세계 11개국에서 서비스되고 서로 공유하고 침투할 것이다. 그러니 해외 언론의 직수입 콘텐츠가 실시간으로 들어오는 상황에서 한국 언론의 국제면들이 걱정이다. 한겨레가 우선해서 국제면을 새롭게 할 수 있지 않을까?

10. 필자와 독자의 참여는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가?

허핑턴포스트의 핵심 성공요소 중 또 하나는 소셜미디어와 연결된 세계다. 결국 네트워크고 참여다. 기자와 1만 명에 가까운 필자 뿐 아니라 이들의 독자가 슈퍼유저, 모더레이터, 네트워커로 구성되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사실이다. 아리아나는 댓글을 통한 참여를 독려한다.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이른바 ‘일베문화’가 판치는 한국의 문화에서 과연 새로운 필자와 독자 참여 문화를 만들 수 있을까? 한겨레신문의 ‘hook’와 허핑턴포스트코리아는 어떻게 다를까?

아리아나 허핑턴이 밝혔다. “한국인들이 세계에 직접 의사 표현할 플랫폼을 제공할 것”이라고. 한국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딛고, 서로의 대등한 협력과 교류 통해 온전하고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이 구축되기를 기대해 본다. 한겨레신문도 새로운 혁신을 이루고, 다른 언론도 새로운 경험에 접근할 수 있는.

유민영

One Response to [저널리즘의 미래 37] 한겨레와 허핑턴포스트의 만남에 던지는 열 가지 질문 – 한겨레와 허핑턴포스트의 성공을 바라며

  1. mihyun says: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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