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케이터] ‘가시는 듯 도셔 오신’ 똑똑한 그녀, 이영애

이영애비빔밥

0. 그녀가 떠났다. 

이영애가 떠난 지 8년째다. 이영애는 타국에서 돌연 결혼한 후 아이를 낳고 ‘육아에 전념하겠다’는 말을 남긴 채 홀연히 사라졌다. 2003년 드라마 <대장금>, 2005년 영화 <친절한 금자씨> 이후 아직까지 그녀는 작품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한류 톱스타 이영애의 이와 같은 행보는 결혼 후 잠적한 많은 스타들을 떠올리게 했다.

1. 그녀가 떠났다? 

떠난 줄 알았는데, 그녀가 조금씩 눈에 보인다. 오히려 <대장금> 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인간 이영애가 보인다. 다큐멘터리 <MBC스페셜>이나 예능 <무한도전> 등을 통해 작품 밖에서의 모습을 여과 없이 노출한다(정말 여과가 없는지는 후에 논해보려 한다). 베일에 싸일 것만 같았던 남편이나 아이들 역시 프로그램이나 화보를 통해 공개됐다. 무성했던 소문들은 수그러들었다. 안 알려주면 더 궁금해 했을 대중들은 일단 만족한 것 같아 보인다.

떠난 듯이 보였던 이영애는 다시 돌아오기 전 준비운동을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

2. 그녀의 빈자리엔, 대장금.

이영애는 대장금이다. <대장금>이 방영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그녀는 여전히 대장금이다. 그녀는 국가 정상급 외교 자리에 초청될 정도의 스타가 됐다. 그녀는 <대장금> 이후 어떤 드라마에도 출연하지 않았다. 대장금은, 이영애다.

이영애는 ‘대장금’을 십분 활용했다. 자칫 악수가 될 수 있는 ‘대장금2’는 성급히 촬영하지 않았다.

2-1 한식도, 이영애다.

한식을 빼놓고 <대장금>을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임금의 밥상을 관리했던 수랏간 나인을 연기했던 대장금, 이영애는 한식 아이덴티티를 본인의 것으로 가지고 왔다.

* ‘BIBIMBAP?’
<뉴욕타임스>, 중국 왕푸징, 상하이, 태국 파타야시, 런던 피카딜리 등 세계 곳곳에 한식 비빔밥을 알리는 광고가 게재됐다. 당연히 이 소식은 한국에서 크게 보도됐다. 이영애는 이 광고의 모델로 출연했다. 광고료는 받지 않았다.
“광고료를 받지 않고 출연해준 것만 해도 감사할 일인데, 화장과 머리까지 스스로 해서 깜짝 놀랐다.” 이 광고를 주도한 서경덕 교수는 이영애의 태도에 대해 두고두고 칭찬했다. 광고가 끝난 뒤에도 몇 번이나 매스컴에 이영애가 오르내렸다.
“<대장금>이 세계 여러 나라에서 현재도 재방송되고 있는 만큼 한식 세계화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자 흔쾌히 광고촬영에 임했다.” 이영애 측은 본 광고와 대장금을 연결시켰다.

* “아들은 모유 수유를 1년 했고, 딸은 아직도 모유를 먹고 있어요. 요즘 환경공해 등으로 먹을거리가 걱정이라서 아이들이 먹는 것만큼은 직접 만들고 있죠. 영양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도록 야채와 고기, 어패류 등을 섞어 이유식을 만들어요.”

이영애는 여성조선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녀는 <대장금> 속 장금이의 이미지를 현실로 가져오는 법을 알고 있었던 듯하다. 톱스타인 동시에 친근한 모습으로 이중적인 매력을 어필하는 법도 알았던 것 같다.

* “밥상 앞에서 밥만 먹고 끝나지만, 오랫동안 조선시대 500년 동안 우리 밥상 안에도 의미가 다 있고, 그것을 일본과 중국과 등등 비교하면서…” – 이영애, <이영애의 만찬> 예고 중

돌아오는 설날 방영될 <이영애의 만찬> 역시 같은 맥락에 있다. 이영애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한식 세계화 전도사의 이미지를 굳히는 데 성공할 것 같다.

3. 인간 이영애, 드라마 밖에서 소통하다.

3-1 장금이, 금자씨를 넘어 인간 이영애를 어필하다.

2007년 <무한도전>,
2008년 <MBC 스페셜 – 나는 이영애다>,
2012년 <MBC 스페셜 – 우리 학교는 한국 스타일>.

2003년 <대장금> 이후 이영애가 출연한 TV프로그램 목록이다. 그녀는 작품활동을 쉬는 동안 인간 이영애를 만들었다.

3-2 그녀의 굴레: 연예인의 연예인

‘연예인의 연예인’
이영애가 2007년 <무한도전>에 출연하면서 얻은 일종의 타이틀이다. 무한도전에 그녀가 출연했을 때 유재석과 박명수 등 무한도전 멤버 6인은 말 그대로 ‘호들갑’을 떨었다. 당시 프로그램에서 유재석이 말한 것처럼, 이영애는 방송국에서 근무해도 좀체 볼 수 없는 ‘연예인의 연예인’이었다. 이영애가 움직이지 않을 때, 대중들은 이영애를 이렇게 파악하고 있었다.

3-3 그녀가 택한 길: 소박함과 평범함.

‘너무도 화려해서 도도할 것 같고, 유명 인사들과만 교류해서 범접할 수 없을 듯하지만, 실제로는 소박하고 평범해서 옆집에 살 것 같은 그녀.’
이영애는 스스로의 이미지를 이렇게 설정한 듯하다. ‘연예인의 연예인’ 타이틀을 얻었던 <무한도전> 촬영 이후 이영애는 다큐멘터리를 통해서 그와 정반대되는 모습을 대중에 보였다. 작정한 듯한 제목도 붙었다. ‘MBC 스페셜 – 나는 이영애다’

이영애는 직접 차를 몰았다. 운전하면서 노래도 두 곡 들었다. 강산에의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과 빅뱅의 <거짓말>을 들었다. 4050이 즐기는 곡과 신세대에게 인기 좋은 노래를 들었다. 모든 연령대에 친근감을 주려는 의도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들게 했다.

차를 몰다가 그녀는 편의점에 들러서 삼각김밥, 두유, 생수를 샀다. “중간에 혼자 먹기 애매하잖아요. 그럴 때 김밥을 사먹거나 만두, 좀 불쌍하지만 그렇게 먹을 때도 있고….” 삼각김밥을 뜯으며 이영애는 수줍은 듯 말했다. 그런데 이 장면이 논란이 됐다. 삼각김밥을 뜯는 법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 카메라에 잡혔기 때문이다. 삼각김밥을 처음 먹을 때 흔히 하는 실수를 이영애도 저질렀다. 그녀는 분해된 삼각김밥 속 밥을 손으로 집어 먹었다.

이영애는 대형서점에 들러서 책을 보았다. 그녀는 역사공부를 하고 싶다고 했다. “지나고 보니까 역사공부를 해두는 게 나중에도 기본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역사책을 다시 한 번 볼까…” 대장금으로 기억되는 그녀에게 역사공부의 이미지를 입히는 것은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그녀의 생활은 보통사람의 그것과 달라 보이지 않는다.”
<나는 이영애다>의 내레이션이다. 프로그램은 이 말을 증명하기 위해 의도된 듯한 느낌을 풍겼다.

4. 논란은 정면돌파하다.

4-1 베일에 싸인 가족을 공개하다.

이영애에 대한 좋지 않은 소문은 그녀의 결혼을 전후에 두고 터졌다. 외국에서 극비에 결혼을 한 것을 두고도 말이 많았다. 육아에 전념한다는 말을 남긴 후 이영애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추측은 더 무성해졌다.

그녀는 이를 정면돌파했다.
“책임감이 강하고 남자답고 가정적이며 자상하다. 남편의 변함없는 모습을 존경한다. 다시 태어나도 남편과 결혼하고 싶다. 좀 더 일찍 만나 더 많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 – 이영애, <여성조선> 인터뷰
그녀는 남편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남편의 모습 역시 노출했다. <여성조선>에 가족화보를 공개했다. 그녀가 출연하는 다큐멘터리에도 남편과 함께 등장했다. 지난 2012년 겨울 방송된 <MBC 스페셜 – 우리 학교는 한국 스타일>편에서 이영애 부부는 미국 데모크라시 프렙 차터 스쿨 학생들을 한국으로 초대했다. 방송에서 이영애는 “(데모크라시 프렙 차터 스쿨에 대해) 신랑을 통해서도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남편을 언급했다.

4-2 이미지 악화에는 강경 대응

지난 2012년 한 프로그램에서 이영애의 전원생활에 대한 내용을 내보냈다. 180여 평의 주택에서 직원 포함 20여 명과 거주한다는 내용이었다. 이영애가 말하고자 하는 듯한 ‘소박한 이미지’와 상반되는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 이영애 측은 강경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해당 프로그램은 정정보도를 해야 했다.

5. 남은 것은 국민 여배우의 타이틀.

이영애의 행보에는 ‘기부’, ‘나눔’, ‘선행’이 따라다닌다. <여성조선>에 인터뷰 하나를 하더라도 ‘소아환우돕기’에 참여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러브도네이션에 참여하고, 한국내셔널트러스트를 통해 문화유산 진흥에 기여한다.

외국인을 대하는 한국 대표로서의 위상도 꼼꼼이 챙긴다. 외국인들이 한국을 배우는 특집프로그램 <어서오세요>에 영상편지로나마 얼굴을 비춘다. 교육한류에도 기여하겠다며 해당 다큐에 흔쾌히 출연한다.

이영애의 이런 노력은 다음 작품활동에 혹시라도 실패했을 때 충격을 완화해줄 수 있다. 물론 CF를 유지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6. 그녀는 이미 돌아왔다.

이영애의 본격적인 활동이 눈앞에 있는 듯하다. 그녀의 입구전략은 성공한 것 같다. 똑똑한 그녀가 승승장구하기를 빌어본다.

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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