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전략] 위기대응이 더 큰 위기를 만들었다 – 한국전력공사의 실수

한국전력공사의 트윗 내용

한국전력공사의 트윗 내용

1. “전기요금 어느 나라가 가장 낮을까요? ^_^” – 한국전력공사 트윗

한국전력공사(아래 한전)의 트윗 내용에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19일 전기요금 인상을 발표했다. 최근 잇따른 전력난이 있었고 이에 대한 해결의 부담을 국민에 전가했다는 비난 여론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력난의 원인이 원전비리와 당국의 수요예측 실패로 드러났는데도 불구하고, 요금이 인상되자 국민의 분노가 한층 깊어진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전은 트위터에 ‘한국의 전기 요금이 가장 낮다’는 취지의 트윗을 올렸다. 알아보기 쉽도록 예쁜 그래프까지 준비했다. 비교국가는 일본, 미국, 프랑스, 영국, 대만 등 선진국을 대상으로 했다. 쌓여온 감정을 얄팍한 논리로 대응했다.

네티즌들은 “이쯤 올리는 것은 아무 것도 아니니 불평 말고 그냥 쓰라는 거냐”, “산업용 전기요금이 과도하게 낮아서 평균이 낮아진 것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2. 한전의 대응

논란이 일자 한전 측은 트윗을 삭제하고 사과하는 내용의 트윗을 올렸다.

“많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퀴즈 형태로 포스팅하는 걸 선호하는 직원이.. 상황 판단을 못하고 올려서 지금 삭제했습니다. 더 노력하겠습니다.”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더 낮추고 뼈를 깍는 심정으로 자구 노력을 해나가겠습니다.”

등의 내용을 항의 멘션에 대한 답으로 보내고 있다.

3. 위기대응이 위기상태

3-1 웃었다?

한전은 국민의 전기를 책임지는 공기업이다. 모든 국민은 전기료에서 자유롭지 않다. 국민의 소득과 지출은 헌법이 보장하는 행복추구권에 관련된 중대한 사항이다. 더욱이 문화관광부에서 발표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본 2013 국민 인식 변화’ 에선 국민들이 ‘일상의 작은 행복’을 무척 중요시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일상의 작은 행복과 전기료 인상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이 자명하다. 이 같은 이유로, 한전은 전기료 인상과 관련한 이야기를 할 때, ‘진중함’을 톤앤매너로 정했어야 했다.

트윗을 할 때 ‘웃는 이모티콘 – ^_^’을 사용한 것은 전략적으로 좋지 않은 선택이었다.

3-2 국민에게 묻는다?

“전기요금 어느 나라가 가장 낮을까요? ^_^”
담당자는 아마도 전기요금 인상에 관련해서 불가피했던 측면이나 양해를 구하고자 했던 의도로 트윗을 작성했을지 모르겠다. 만약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면 그 내용을 진중하고 겸손하게 말했어야 옳다. 그런데 한전은 국민에 물었다. 누군가가 질문을 받는다는 것은 그가 그에 대한 답을 고민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전의 트윗에서 질문을 받은 국민들은 다양한 해석을 내놓았다. 물론 대부분은 부정적인 것이었다.

3-3 잘못한 사람은 개인, 사과는 한전이?

“많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퀴즈 형태로 포스팅하는 걸 선호하는 직원이.. 상황 판단을 못하고 올려서 지금 삭제했습니다. 더 노력하겠습니다.”

이 사과 트윗에서 사과의 주체는 한국전력공사다. 잘못한 주체는 직원 한 명이다.
잘못을 개인의 문제로 돌리면서 사과는 다른 주체가 하는 것은 위기관리 상황에서 피해야 할 대표적인 잘못 중 하나다. 물론 직원의 실수가 있었겠지만 국민은 그 역시 한전의 실수인 것으로 인지한다.

3-4 내부 결정구조가 어떻게 되길래?

한전의 사과 내용에 따르면, 전기요금 인상에 관한 트윗내용을 직원 한 명이 결정했다. 내부에서 충분한 논의 없이 기관을 대표하는 메시지를 내보내도록 체계화 되어 있다는 것은 기관 신뢰도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해당 트윗은 예쁜 그래프와 함께 내보내졌다. 최소한 이미지를 제작하는 디자이너와 협의해야 한 트윗이라는 말이 된다. 즉 직원이 즉흥적으로 한 실수로 이해되기는 힘들다. 직원이 판단을 제대로 하고 있지 못 한 상황을 바로잡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는 꽤 됐을 것이다. 트윗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었다면 말이다.

3-5 덧. 맞춤법의 문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더 낮추고 뼈를 깍는 심정으로 자구 노력을 해나가겠습니다.”

간단하고 사소하지만 중요한 것에서도 한전은 실수를 했다. 맞춤법의 문제다. ‘뼈를 깍는다’는 표현은 ‘뼈를 깎는다’로 표현됐어야 옳다. 순간 실수였다고 덮어주기에 한전은 ‘뼈를 깍는다’는 트윗을 꽤 여러 명에게 보냈다.

김정현

Leave a Reply

Fill in your details below or click an icon to log in:

WordPress.com Log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WordPress.com account. Log Out / Change )

Twitter picture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Twitter account. Log Out / Change )

Facebook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Facebook account. Log Out / Change )

Google+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Google+ account. Log Out / Change )

Connecting to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