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리뷰] 신개념 먹방드라마 ‘식샤를 합시다’ : 그러나 악마는 스토리에 있다.

식샤를합시다

0. 먹방의 인기가 여전하다. 아프리카TV 등 변두리에서 시작된 먹방은 하정우를 만나 영화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예능계에서는 <식신로드>와 같은 ‘리얼’ 먹방이 인기를 얻었다. <아빠 어디가>의 윤후(가수 윤민수 아들)나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사랑이(추성훈 딸)는 맛깔스럽게 먹는 능력(?)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다.
이제 먹방은 드라마에까지 진출했다. 최초 먹방드라마를 표방한 <식샤를 합시다>는 시청자의 눈길을 초장에 잡는 데 일단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

1. ‘먹방’하면 일단 눈길이…

먹방은 여전히 화두다. 먹방이 인기를 끈 것은 꽤 오래 된 일이지만 먹방과 드라마의 조합은 최초다. 일단 신선하다. 관심이 간다. ‘식샤를 합시다’라는 이름에서도 먹방에 쏟아지는 관심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제작진의 뜻이 읽힌다.

먹방은 먼저 홍보의 수단으로 활용됐다. 아직 스토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첫 회 즈음에 제작진이 유튜브에 올리거나 페이스북에 게시한 짧은 영상은 6개였다.

1) 이수경 해물찜 먹방
2) 윤두준 짜장면 먹방
3) 오뎅바에서 만취한 이수경
4) 티저 – 소고기편
5) 하이라이트
6) 1화 예고

예고와 하이라이트를 제외한 모든 영상이 먹는 것과 관련된 이름을 가지고 있다. 그 중 ‘먹방’ 타이틀을 단 이수경 해물찜 먹방 영상과 윤두준 짜장면 먹방이 압도적인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었다. ‘먹방은 시선을 끈다’는 제작진의 예상은 적중한 셈이다.

드라마가 방송되는 시각도 나름 의미심장하다. <식샤를 합시다>는 매주 목요일 밤 11시에 방영된다. 야식이 ‘땡기는’ 시각이다. “야식이 먹고 싶을 것 같아 나중에 따로 보려고 한다”는 네티즌도 있었으나, 맛있는 음식과 밤 11시는 궁합이 꽤 잘 맞는 것 같아 보인다.

일단 관심 끌기에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 첫 방송 시청률은 2%를 웃돌았다. 특히 주인공이 배우 이수경인 것에서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주요 타겟층인 30대 여성의 시청률은 3%를 넘겼다.

2. 먹방으로 끌어당긴 시청자, 스토리에 안착할까?

2-1 “먹는 것만으로 ‘드라마’가 돼?”

최초 먹방드라마가 방영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궁금했던 것은 어떻게 먹는 것만으로 드라마를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식샤를 합시다> 1화를 본 소감은 이렇다. “드라마가 된다.”
사실 <식샤를 합시다>는 먹방드라마가 아니다. 먹방 요소를 곁들인 ‘1인가구드라마’다. 자세히 눈여겨 보면 <식샤를 합시다> 타이틀 위에 ‘1인가구드라마’라고 쓰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케이블드라마에 있어 ‘시청률 대박’의 기준은 지상파의 그것보다 훨씬 낮다. 요즘은 조금 상향조정되어도 좋을 만하지만, 소위 케이블 시청률은 1%만 넘어도 대박으로 여겨진다. 타겟을 분명히 해서 그 타겟을 제대로 공략하는 것이 케이블 프로그램의 주요한 전략 중 하나다. 한국에서 네 명 중 한 명은 혼자 산다. 25%에 이른다. 이들 중 일부만이라도 <식샤를 합시다>에 공감해준다면 ‘대박’은 보장된다.

“사는 동안 누구나 외로운 것은 사실이지만, 혼자 사람의 경우에는 그 감정이 극대화되기 때문에 좀 더 공감대를 형성하기가 쉬울 것 같았다. ‘1인 가구’ 코드가 공감대 형성을 위한 것이라면, 그 과정에 담긴 다양한 에피소드는 힐링의 메시지를 전하는 역할을 할 것” <식샤를 합시다>를 연출하는 박준화 PD는 제작발표회에서 이렇게 밝혔다.

2-2 “혼자 사는 게 드라마가 돼?”

<식샤를 합시다> 1화를 본 소감은 이렇다. “드라마가 된다.”
사실 <식샤를 합시다>는 꼭 1인가구드라마라고 볼 수만은 없다. 혼자 사는 이웃들이 모여서 벌어지는 스토리가 전개될 예정이다. 같은 아파트 같은 층, 같은 복도에 주르륵 모여 있는 집에 사는 2030 남녀의 이야기다. 1인가구드라마로서 <식샤를 합시다>가 다른 드라마와 차별화되는 지점은 혼자 사는 사람들의 에피소드를 드라마에 녹여낼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1화에서 이수경이 밤에 혼자 집에 있는데 누군가가 아무 소리 없이 도어락 비밀번호를 끊임없이 누르는 것에서 오는 공포를 에피소드로 활용한다는 점이다.

3.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하정우 먹방’으로 먹방 센세이션을 일으킨 <황해> 제작진이 <식샤를 합시다>에 참여했다. 푸드 스타일리스트를 섭외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음식을 먹음직스럽게 찍을 수 있는 장비도 갖춘 것으로 보도됐다. 고퀄리티 먹방을 기대하면서 다음 방영을 기다리게 하는 요인이 된다. 아직 1화만 방송된 지금,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나름 찰진(?)’ 대사다.

윤두준은 짜장면과 탕수육을 먹으면서 이렇게 말한다.
“뭐? 거기서 거기? 이 탕수육의 바삭함은 흡사 결 고운 파이 조각을 씹는 것 같지. 중국음식을 먹으면서 프랑스를 느낀다는 건 아무 탕수육에서나 가능한 것이 아니야. 또한 이 짜장면의 쫄깃한 수타면은 감자 춘장 양파와 함께 완벽한 4:4:2 시스템으로 쉴 새 없이 혀를 공략하지. 이는 흡사 짜장면 계의 홍명보라고 할 수 있어.”

소심하게 토를 달자면 사실 탕수육 껍질의 바삭함과 결 고운 파이의 메커니즘은 다른 것이고, 중국 음식을 먹으면서 프랑스를 느낀다는 건 매우 잘못된 음식의 전형이다. ㅎㅎ

뭐, 그렇다고는 하나, 개인적 취향으로 이런 ‘덕후 냄새 물씬 나는’ 대사는 참으로 반갑다. <요리왕 비룡>이라든가 <신의 물방울>을 능가하는 찐덕찐덕한 대사가 쏟아져나오기를 기대한다🙂

드라마에 대한 필자의 평은 이렇다.
‘먹방 포텐(잠재력)은 아직 터지지 않은 것으로 치겠다. 드라마 스토리는 기대가 된다.’

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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