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대통령과 함께한 전략적 글쓰기 19] 글의 마지막 인상 ‘맺음말’

글을 끝내는 열 가지 방법
– 맺음말 쓰기

글쓰기는 다음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는 과정이다.
첫째, 무엇에 관해 쓰지?
둘째, 시작은 어떻게 하지?
셋째, 마무리는 무슨 말로 하지?
이에 대한 답을 가졌다면 글쓰기는 다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

시작이 어렵다고 한다.
첫 마디 떼는 게 어렵고 중요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시작은 잘못돼도 회복할 기회가 있다.
만회할 시간이 있다.
하지만 끝은 그런 게 없다.

맺음말은 독자나 청중에게 남기는 마지막 인상이다.
많은 사람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처럼 마지막 말을 기억한다.
연설을 망친 경우도 마무리만 잘하면 중간은 된다.
끝이 좋으면 다 좋은 것이다.
깊은 여운을 남길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끝내기는 소프트랜딩과 하드랜딩이 있다.
소프트랜딩은 이제 끝이 날 것을 미리 암시하고 끝을 내는 것이다.
안정감이 있고, 때로 연설을 듣는 사람에게 ‘이제 드디어 끝나는 구나’ 하는 위안(?)을 주기도 한다.

하드랜딩은 예기치 않게 끝내는 것이다.
뚝 떨어지듯이 끝나거나 반전으로 끝내기도 한다.
조금 황당하기는 하지만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한다.

마무리할 말이 떠오르지 않을 때, 다음 열 가지 방식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1. 인용
속담이나 격언, 역사적 인물의 명언, 명구를 활용하여 끝을 내는 방식이다.
특별히 할 말이 없을 때 쓰는 가장 무난한 마무리이다.

“‘일본 속담에 ‘아이들은 부모의 등을 보며 자란다’는 말이 있습니다. 부모가 살아가는 모습이야말로 자라나는 세대에게 가장 귀한 가르침이 된다는 뜻이라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아이들에게 어떤 등, 어떤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겠습니까. 우리 모두 마음에 가지고 있는 담장을 허물어 냅시다.”
<2003년 6월 노무현 대통령 일본 국회 연설문>

2. 요점 정리
김대중 대통령께서 자주 썼던 방식이다.
앞서 얘기한 내용의 핵심을 다시 한 번 짚어줌으로써 강조하거나, 주요 내용을 정리해 주는 것이다.

“오늘 긴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제가 하고자 했던 얘기는 바로 이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3. 청유, 당부, 호소
당부하거나 권유할 내용을 ‘~합시다’ 하면서 마무리한다.
이를 통해 결심이나 행동을 자극한다.

“금년 1년은 전면적인 개혁을 위해 눈물과 땀을 바칩시다. 오늘의 고난을 감수하고 같이 손잡고 힘차게 전진합시다.”
<1998년 6월 김대중 대통령 취임 100일 회견 모두연설>

“우리에게는 수많은 도전을 극복한 저력이 있습니다. 위기마저도 기회로 만드는 지혜가 있습니다. 그런 지혜와 저력으로 오늘 우리에게 닥친 도전을 극복합시다. 오늘 우리가 선조들을 기리는 것처럼, 먼 훗날 후손들이 오늘의 우리를 자랑스러운 조상으로 기억하게 합시다.”
<2003년 2월 노무현 대통령 취임사>

4. 기대 표명
앞에 언급한 내용의 장래 전망에 대해 언급하고, 그에 대한 기대를 표명하면서 끝을 맺는 방법이다.
가급적 밝고 희망찬 메시지, 긍정적인 단어를 쓰는 게 좋다.

“이번 회의의 큰 성과를 기대하면서…”
“이번 행사가 새로운 결의를 다지고 출발하는 심기일전의 뜻 깊은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면서…”
“오늘 이 자리가 협력을 더욱 폭넓게 다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면서…”

5. 약속, 다짐
자신이 주장한 내용에 대해 지킬 것을 약속하며 마무리하는 방식이다.

“최선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하며…”
“반드시 실천하겠다고 약속드리며…”

6. 다시 한 번, 거듭
가장 흔하게 쓰는 마무리이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거듭 축하의 인사를 전하며…”
“다시 한 번 관심과 성원을 당부드리며…”

7. 주장
마지막으로 새로운 제안이나 주장을 하면서 끝을 맺는 방식이다.

“끝으로, 강조해서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입니다.”
“나는 ~에 대한 내 생각을 밝히고 끝을 맺도록 하겠습니다.”

8. 덕담
참석자들의 건강과 행운, 건승을 기원하며 끝내는 방식이다.

“여기 계신 여러분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여러분 모두의 건승을 빕니다.”

9. 여운
드라마의 극적인 반전처럼, 전혀 예상하지 않은 내용으로 끝냄으로써 청중이나 독자들에게 아쉬움을 안겨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런 마무리는 쉽지도 않을뿐더러, 실패하면 분위기가 썰렁해질 수 있는 단점도 있다.

중앙대 정치학과에 가서 연설문 작성에 관한 특강을 할 일이 있었다.
무슨 말로 끝을 낼까 고민했다.
그리고 이렇게 했다.
“연설문과 관련하여 세 부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첫째, 스피치라이터
둘째, 스피치라이터가 쓴 것을 검토하는 사람,
셋째, 스피치라이터가 써주는 것을 읽는 사람,
우리나라에서는 대통령과 국무총리만이 전문 스피치라이터를 두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느 부류의 사람이 되시겠습니까?
이 가운데 셋째 부류의 사람이 나오기를 기대하면서 제 강의를 마치겠습니다.”

10. 향후 과제
발제 형식으로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를 제시하면서 끝을 맺는 방식이다.

가장 좋지 않은 마무리는 질질 끄는 것이다.
누구나 멋있게 끝내고 싶다.
그래서 욕심을 낸다.
하지만 마무리쯤 오면 독자나 청중은 지쳐 있다.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져 있다.
반대로, 말하는 사람은 처음에 생각나지 않던 것이 끝낼 때가 되면 할 말도 많아지고 아쉬움도 커진다.
그래서 끝낼 듯 끝낼 듯하면서 끝내지 않게 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수사학>에서 머리말-진술부-논증부-맺음말 등 4단계 배열법을 권했다고 한다.
그리고 머리말과 맺음말은 ‘감동’을 주는 데 주력하고, 진술부와 논증부는 ‘설득’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고 했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감동’이란 게 어디 말처럼 쉬운 일인가.

강원국 (라이팅 컨설턴트, 객원 필진)

One Response to [두 대통령과 함께한 전략적 글쓰기 19] 글의 마지막 인상 ‘맺음말’

  1. Pingback: 강원국의 ‘두 대통령과 함께 한 전략적 글쓰기’를 마치며 | Ac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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