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14] 단어는 문학의 원재료다 – 단어 선택을 위한 고전 읽기

프랜신프로즈

*주: 고전을 즐겨 읽는 사람들 중 일부는 실용성을 추구하는 사람들이다. 알맹이 없는 책에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에게 고전은 안전한 선택이다. 동시대의 베스트셀러를 읽는 것도 안전한 선택이라고 생각할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많은 경우 그렇지 않다. 12년 만에 앨범 100만 장을 팔아치웠다는 아이돌 가수 ‘엑소’를 떠올려보자. 엑소의 앨범은 10년이 지나도 사랑받을까? 50년이 지난다면? 혹은 100년이? 그렇다면 존 레논의 ‘이매진’은 10년이 지나도 사랑받을까? 50년이 지난다면? 혹은 베토벤의 음악은 어떠한가? 세대를 초월해 계속해서 작품이 살아남았다는 것은 그만큼 검증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설을 쓰고 싶은 사람들에게 역시 고전은 안전한 선택이다.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은 작가처럼 소설을 읽어야 한다. 안전하고 탁월한 공부방법이다. 아마존 소설 작법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작가인 프랜신 프로즈의 <소설, 어떻게 쓸 것인가> 중 ‘탁월한 단어 선택’을 위한 제언을 소개한다.

우리가 시간을 초월해 교제하고 싶어 하는 작가는 누구인가?
어떤 작가의 작품이 몇 세기가 지나서도 살아남았다면 거기에는 어떤 이유가 있는 법이다.

독자의 임무 중 하나는 어떤 작가들이 살아남는 이유를 파악하는 일이다. 이 일을 하려면 회로를 다시 배치해야 한다. 즉 우리가 어떤 책에 대해 의견을 가져야만 한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회로에서 코드를 뽑아, 독서를 우리에게 감동 또는 기쁨을 주는 일로 보게 하는 단자에 다시 꼽아야 한다. 만약 스타 작가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 그런 스타 작가의 작품만을 읽는다면, 그것은 스스로를 푸대접하는 일이다. 그 작가들은 지금까지 문학이 써온 길고 영화롭고 복잡한 문장의 끝에 있는 하나의 마침표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읽어야 할 책이 너무 많이 쌓여 있으면 읽는 속도를 높이고 싶은 유혹이 생긴다. 그러나 실제로는 속도를 늦추고 단어 하나하나를 읽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다. 천천히 읽음으로써 음악가가 음표를 사용하고 화가가 물감을 사용하는 것과 똑같은 방법으로 우리가 언어라는 매체를 사용한다는, 당연한 듯 보이지만 묘하게도 제대로 인식되지 않고 있는 중요한 사실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단어가 문학의 원재료라는 사실을 이토록 쉽게 간과한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예를 들어 <위대한 개츠비>의 작가 스콧 피츠제럴드는 <밤은 부드러워>에서 이렇게 쓴다. 언어를 완전히 새로 발명하는 것에 버금갈 정도로, 익숙한 단어를 새로운 각도에서 사용한다. ‘공손한’ 이라는 단어로 거대한 장밋빛 호텔에 대한 묘사를 재창조한다.

“공손한 야자수가 홍조 띤 벽을 식혀 주고, 그 앞에는 짧고 눈부신 해변이 펼쳐져 있다……. 현재는 많은 방갈로가 근처에 무리지어 있지만, 이 이야기가 시작될 무렵 고스 호텔 데제트랑제와 8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칸 사이에는 그저 10여 채의 낡은 집들이 소나무 숲 사이에서 수련처럼 시들어가고 있었다.”

김정현

출처: 프랜신 프로즈, <소설, 어떻게 쓸 것인가>. 윤병우 옮김. 민음사
사진 출처: http://book-drunk.blogspot.kr/

One Response to [글쓰기 14] 단어는 문학의 원재료다 – 단어 선택을 위한 고전 읽기

  1. Pingback: [글쓰기 14] 단어는 문학의 원재료다 – 단어 선택을 위한 고전 읽기 | All that Cuteness

Leave a Reply

Fill in your details below or click an icon to log in:

WordPress.com Log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WordPress.com account. Log Out / Change )

Twitter picture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Twitter account. Log Out / Change )

Facebook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Facebook account. Log Out / Change )

Google+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Google+ account. Log Out / Change )

Connecting to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