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채홍의 디자인커뮤니케이션 21] 종이로 보디를 감싼 라이카 스페셜 에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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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죽도 메탈도 아닌 종이로 라이카를 감싸다

지난 2월 5일 “FEDRIGONI”독일 지사는 자사 페이스북에 종이로 몸체를 감싼 라이카 스페셜 에디션을 공개했다. 이름 하여 “THE PAPER SKIN”. Leica X2 모델이며 단 25개의 에디션이다. FEDRIGONI(이하 페드리고니)는 이탈리아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제지회사이다. 올해로 창립 125주년을 맞았다.

페드리고니는 라이카 몸체에 ‘Constellation Jade’라는 종이를 감쌌다. 이 종이는 인쇄업계나 디자인업계에서 흔히 말하는 ‘펄지’ 계열이다. 영상과 사진을 보면 은은한 진줏빛에 직물패턴을 연상시키는 결이 도드라져있다. 직물 느낌이 나긴 하지만, 가죽이 아닌 종이가 과연 내구성이 있을까? 누구나 떠올릴 이 질문에 페드리고니는 여러 가지 내구성 실험을 영상으로 보여준다. 일정한 압력으로 반복해 종이를 문지르는 마모도 실험, 영하 40도까지 내려가는 환경에서도 거뜬함을 보여주는 온도 실험, 아세톤 등 알코올류에 견디는 실험이 포함되어 있다. 모두 16단계에 이르는 테스트를 거쳐 까다로운 ‘라이카’를 만족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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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라이카보다 페드리고니가 돋보이는 콜라보레이션

패키징이 근사하다. 박스를 포함해 모든 종이를 두꺼운 판지에 ‘Constellation Jade’로 감쌌다. 종이 상자 안을 책 형식으로 만들어 모두 15장을 양쪽으로 넘기면 비로소 라이카의 온전한 몸체를 만나게 된다. 처음엔 둥근 렌즈만을 볼 수 있다. 페이지를 한 장씩 넘길 때마다 페드리고니의 자부심과 종이의 우수성을 표현한 메시지를 정제된 타이포그래피로 만날 수 있다. 모든 타이포그래피를 인쇄 없이 은색 박으로 표현 했다. 어떤 면에서 이 패키징은 라이카의 포장 박스라기보다는 ‘라이카가 든 페드리고니의 종이 샘플 북’으로 느껴진다.

페드리고니는 자사의 종이 샘플 북을 언제나 수준 높은 ‘ARTWORK’로 디자인해 내놓는다. 그것이 종이로 멋지게 구현할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라도 만든다는 태도다. 그런 샘플 북을 대하노라면 어쩐지 함부로 디자인해서는 안 되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디자이너에게 안긴다. 장인이 공들여 만든 물건에 대한 경외감이랄까. 확실히 그건 종이의 이름, 평량, 색깔을 건조하게 나열해 실용성만을 강조한 샘플 북이 전하는 메시지와는 다른 느낌이다.

좋은 디자인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그건 어딘지 디자인이 예술의 경계에 다다랐을 때 느낄 수 있는 감정에 가깝다. 페드리고니는 오래도록 수준 높은 종이를 만들어 온 장인정신을 예술적 감성으로 풀어낼 줄 안다.

서채홍

참조와 그림 출처: FEDRIGONI Deutschland & Österreich 페이스북The Paper Skin 유투브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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