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의 커뮤니케이터 1] 삼성전자 블로그 – 커뮤니케이션은 inside-out이 아니다, outside-in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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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에이케이스의 유민영 대표컨설턴트가 허핑컨포스트코리아에 필진으로 참여하여 ‘우리 시대의 커뮤니케이터’를 주제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우리 시대의 커뮤니케이터’ 시리즈는 허핑턴포스트코리아와 에이케이스에 함께 연재될 예정입니다.

오래된 메모를 찾아보았다. 2011년 삼성전자가 주최한 어느 행사에서 삼성전자 온라인홍보그룹 김철연 대리는 SNS 소통의 세 가지 요소를 밝힌 바 있었다.

1. 사실만을 소통하자. 2. 신속하게 소통하자. 3. 즐겁게 소통하자.

훌륭한 커뮤니케이션 기술에 대한 이야기다.

같이 일하는 정현씨가 얘기를 한다. “삼성은 세월을 넘어서는 권력 같아요.” 대통령 권력보다 크고 강하다는 뜻이겠다.

삼성전자 블로그 ‘SAMSUNG TOMORROW’는 커뮤니케이션 연구자와 실행자들의 선도 모델이다. 삼성전자 블로그는 2010년 소셜미디어 뉴스릴리즈(SMNR)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이후 스토리텔링 콘텐츠를 블로그의 핵심 공간으로 이동시켰시며, 소비자 중심의 정보형 사이트를 구현해왔다. 트위터/페이스북/네이버 카페/네이버 오픈캐스트/유튜브/플리커 등 다양한 소셜미디어를 연계시켜 온오프라인 통합커뮤니케이션 실험을 주도해왔다.

현대자동차 그룹이 홍보1,2,3팀을 고수할 때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은 ‘온라인홍보그룹’으로 움직여왔다.

지난 24일 갑자기 삼성전자 블로그에 삼성전자 DS 부문 커뮤니케이션 김아무개 부장의 글이 올라왔다.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이 만든 삼성전자 비판에 대해 ‘진실 왜곡’, ‘투쟁 변질’이라는 반박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영화가 만들어 낸 오해가 안타깝습니다.” 는 제하의 글은 사그라들고 있던 이슈에 불씨를 당겼다.

삼성전자에서 일하는 과정에서 백혈병을 얻고 사망한 사건은 다시 수면위로 올라왔다.

도대체 왜 그랬을까?

“소셜미디어는 ‘대화 플랫폼’이기 때문에 쓴다.”는 인식 부재의 결과다.

삼성전자 블로그는 아직 청중에 의한 ‘outside in’이 아니라 내부자에 의한 ‘inside out’이다.

커뮤니케이션은 홍보가 아니라 공감이다.

더랩에이치 김호 대표는 말한다. “socialize, NOT publicize (in social media)”

삼성전자 블로그의 글을 따져보자. 세계 최고 수준의 커뮤니케이션 팀은 과연 자신이 소유한 미디어(owned media)를 통해 무엇을 얻고 싶었던 것일까?

먼저 삼성의 의사결정구조를 통과한 이 글을 추적해 보자. 움직임은 반드시 흔적을 남긴다.

1. 해당 글은 이슈와 팩트 카테고리 중 ‘홍보단상’이라는 소(小) 카테고리에 실린 글이다. 그런데 홍보단상에 게시된 글은 총 두 개다. 김부장의 글이 두 번째 포스팅이고 첫 번째 포스팅은 해당 글 하루 전 작성되었다. 연이은 두 개의 글 이후 새로운 글은 작성되지 않았다.

2. 글쓴이의 해당 부서가 커뮤니케이션 팀이다. 이 글은 내부 필자의 자연스럽고 우발적 상황을 방증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반대로 보인다.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은 잘 훈련되고 특별하게 관리되는 팀이다. 삼성의 시스템과 그동안의 활동을 본다면 삼성전자 블로그 운영의 우발적 분노 표출은 상상하기 어렵다. 이 글은 삼성전자 내부 블로그에서 발견된 글을 발탁한 글도 아니라고 한다.

3. 딸의 이야기로 시작되지만 글은 사변적이지 않고 사회적이다. 공격적이지만 이전에 올라온 글의 기조와 맥락이 같이 움직인다. 개인의 1인칭 분노가 아니라 회사의 3인칭 반박이다. 회사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한 것이다.

그렇다면 무슨 상황이 삼성전자의 블로그를 움직였을까?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은 영화 이전과 이후의 공간과 시간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활발하게 움직였다. 영화는 삼성에 의해 봉쇄된 것으로 인식되었으며 배우와 구성작가, 방송 진행자와 여론주도자들은 ‘참여’와 ‘협력’을 통해 그 벽을 돌파하자고 했다. 소셜미디어와 합쳐져 새로운 뉴스를 만들고 유통하고 확산했다. 삼성전자는 대중의 인식이 불편해졌다.

그렇다. 대중의 인식이다.

몇몇 언론을 제외한다면 전통 언론은 이 사건을 연이어 크게 보도하지 않았다. 그러나 소셜미디어는 영화를 따라, 영화를 넘어 움직였다. 삼성의 내부와 외부는 확연하게 다른 인식을 갖게 되었다. 삼성전자와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은 알고 있었다. “Perception is Reality'” 또 미디어 대응 전략을 전통 언론에 대한 방어로 국한한 것이 아니라 소셜미디어에서의 대응으로 보았을 것이다.

그것이 오히려 화근이었다.

강정마을 폭파에 삼성물산이 참여했을 때, 삼성전자 내부 블로그에도 비판 글이 올라오는 등 끓어올랐다. 그런 일까지 삼성이 할 필요가 있냐는 지적이었다. 그런데 현지 직원이 진심어린 글을 올렸다. 내부는 차분해졌다. 동의할 마음이 있는 사람들에게 정성을 다한 사적인 대화가 이루어진 것이다. 문제는 이번 글은 외부로 표현되었다는 것이다.

거대한 인식과 싸우기 위해 그들이 가진 것은 너무 작았다.

삼성전자 블로그는

불씨가 사그라질 때 움직였다.

폭풍우를 맞거나 피해야 할 때 종 주먹질로 비를 가렸다.

연민과 죽음 앞에 이익과 감정을 노출했다.

이불 속 이야기를 스피커에 대고 했다.

공적 이야기를 사적 이야기처럼 풀었다.

친구들이 대신 말하도록 해야 할 때 직접 나섰다.

결정권자는 보수적이어야 할 때 감정에 몸을 실었다.

문제의 시작과 결론은 다른 곳에 있다.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실제 의미를 가지려면 첫째 상대에 대한 고려, 둘째, 대화 플랫폼, 셋째, 사회적 인식 이라는 세 가지 요소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커뮤니케이션이란 결국 내가 아니라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 아닌가?

글을 마무리 하려는데 옆에 무심한 글에다 대고 손 과장이 날을 세워 지른다. “글의 결론은 그럼 삼성이 이런 대응만 하지 않았으면 좋았다는 의미인지요?” 그리고 한 걸음 더 달린다. “삼성이 애초에 모든 잘못을 인정하고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하며 보상해 주겠다는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것 아닌가요?”,

좋은 커뮤니케이터는 훌륭한 커뮤니케이션 기술자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유민영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코리아(www.huffingtonpost.kr)에도 함께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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