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커뮤니케이션] 어떤 상상 – 남의 생각을 읽다. 나의 생각을 읽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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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상대방의 감정을 읽을 수 있다면?

누구나가 포커페이스를 한다.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면 아마추어 소리 듣기 딱 좋다.
상대방의 감정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은 그래서 가치가 있다. 특히 협상 테이블에 있다거나 클라이언트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상대의 마음을 읽는 것은 유리하게 상황을 끌고나갈 수 있게 한다.

포커페이스하려 해도 드러나게 마련인, 얼굴근육의 아주 미세하고 미묘한 움직임으로 상대의 감정을 어느 정도 알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행복/깔봄/역겨움/화남/슬픔/두려움/놀람 등 7가지 감정을 읽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당신이 클라이언트를 상대하고 있다고 치자. 클라이언트가 자신이 ‘갑’이라는 생각에 기세등등하다면 한 쪽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을 볼 수 있을지 모른다. 클라이언트는 포커페이스하기 위해 가짜미소를 지을 것이다. 다른 한쪽 입꼬리도 재빨리 올라갈 것이다. 어쩌면 다른 쪽 입꼬리보다 더 높이 올라갈 수도 있다. 미세표정을 연구한 존 고트만은 커플들의 표정을 5분 동안 관찰한다면, 4년 안에 이혼할 것인지를 예측할 수 있었다. 확률은 90%에 달했다. (출처: PR데일리,http://www.prdaily.com/Main/Articles/16117.aspx)

1-1 어떤 상상

1.에 상상을 더해보자. 몇 년 후 당신은 구글글래스가 일상화된 세상에 살고 있다. 당신은 구글글래스로 새로 나온 어플리케이션을 살펴보다가 ‘감정읽기’라는 어플리케이션을 발견했다. 상대방의 미묘한 얼굴표정 변화를 감지해 그 사람이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바로 알려준다고 한다.

이런 세상은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2. “죄송해요, 제가 사람 기억을 못 해서… 우리가 어디서 봤었죠?”

만난 적이 있는 사람을 기억하지 못한 경험이나 갑자기 이름이 생각나지 않았던 경험이 있는 사람은 안다. 얼마나 미안하고 민망한지를.

사람들에게 호감을 얻는 좋은 방법은 그 사람을 중요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했던 말을 기억하고 다시 만났을 때 그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다. 이름을 기억하고 다시 만났을 때 이름을 부르는 것이다.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한 번 만난 사람을 잊지 않기 위해서 기록을 일상화하고 종종 들춰본다면, 이름을 매칭해서 기억하기 위해 특징을 기록해놓는다면, 어떤 말을 했는지 기억하기 위해 애쓴다면 어떨까?

2-1 어떤 상상

구글에서는 얼굴인식 앱을 구글글래스에 활용할 수 있도록 승인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얼굴인식 앱을 사용하면 어떤 사람을 만날 때 내가 그 사람을 언제 어디서 몇 번 만났는지, 무슨 대화를 했는지 등을 바로 알 수 있다. 인터넷 상에 데이터가 있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의 신상정보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처음 만난 사람의 신상정보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세상은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3. 능동태와 수동태의 차이

1과 1-1, 2와 2-1이 추구하는 결과는 같다. 그러나 느낌은 다르다. 표정을 읽을 수 있고 남을 잘 기억할 수 있는 능력은 배우고 싶은 생각이 들지만, 기계로 표정을 읽을 수 있게 된 세상과 기계로 남을 기억하게 된 세상은 끔찍하다. 구글이 얼굴인식 앱을 승인하지 않겠다고 밝힌 이유도 그 끔찍함에 있을 것이다.

왜일까? 일면, 인간냄새가 나는 것과 나지 않는 것의 차이다. 표정을 읽을 수 있으려면 노력이 필요하다. 표정이 미묘하고 또 짧게 나타났다가 곧 사라져버리기 때문에 노력하지 않으면 파악하기 힘들다. 타인을 기억하는 것 역시 그렇다. 타인을 기억한다는 것은 기억하기 위해 시간을 투자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계는 그 시간과 노력이 결여되어 있다.

다른 한편, 행하는 자와 당하는 자에 각각 감정이입하게 되는 차이이기도 하다. 1과 2에서 말한 능력은 노력한 자에게만 따라온다. 많은 사람들은 노력하지 않을테니 내가 노력하면 나만 그 능력을 가지게 된다. 기계를 통한 능력은 그렇지 않다. 누구나가 그 능력을 사용할 수 있다. 내가 발가벗겨질 수 있다는 두려움도 이 때 생긴다.

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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