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의 미래 52]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이 왜 갑자기 뉴스산업에 투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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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미디어는 죽었다고 생각하시나요? 혹은 미디어가 죽어가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적어도 우리들 중 일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최근 미국 미디어산업계에 그와 상반되는 동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와도 맞닿은 부분이 있지 않을까 합니다. 쿼츠(QUARTZ, qz.com)의 글을 번역했습니다. (쿼츠는 월스트리트저널, 블룸버그통신, 이코노미스트, 그리고 뉴욕타임스의 기자들이 모여 만든 경제전문 미디어입니다.)

뭔가 궁금증을 자아내는 일이 미국 뉴스산업계에 일어나고 있다.

미디어 기관들이 다시 사람들을 고용하고 있다. 장래가 촉망한 젊은 기자들이 망할 일 없는 직장을 떠나 새로운 뉴스룸으로 가고 있다.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은 뉴스 스타트업에 돈을 쏟아 붓고 있다. 망조를 걷고 있다는 뉴스산업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긍정적 신호다.

“처음에는 투자자들이 그 어떤 것도 투자하고 싶어 하지 않았어요. 저널리스트라든가 기자, 혹은 콘텐츠 생산자와 관련된 거라면 거들떠도 안 봤죠.” 버즈피드 CEO 조나 페레티는 말한다. 버즈피드는 지난 2006년 설립됐다. “‘절대 투자받을 수 없을 거야.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을 고용하겠다고 나선다면 말이지.’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말해줬었죠.”

버즈피드는 최근 4천 600만 달러 펀딩을 받으면서 급격히 규모가 확장됐다. 복스미디어는 벤처캐피털에서 8천만 달러를 긁어모았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최근 1천 200만 달러를 받아 자산은 3천 만 달러에 이른다. 업워시는 설립 2년 만에 1천 200만 달러를 끌어 모았다.(업워시는 SNS에서 널리 퍼지고 있는 인기 기사의 헤드라인이나, 화제의 유튜브 동영상 등을 짧은 코멘트와 함께 소개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매체다.)

“갑자기, 콘텐츠 시장이 그냥 갑자기 폭발했어요.” 팬도데일리 설립자 사라 래시는 말한다. “말도 안 되게 바뀌었어요. 바이스(Vice)가 십억 달러까지 치솟았을 때 머리가 띵했다니까요. 콘텐츠 업계에서 듣도 보도 못 한 사건이었어요. 그들은 그들이 상대하고자 하는 청중을 아주 구체적으로 정했어요. 단순히 전화를 건다든가 미리 써둔 홍보물로는 움직일 수 없는 사람들을요.”

이런 변화는 출판업계가 단순히 리뉴얼됐기 때문에 나타난 게 아니다. 몇몇 온라인 미디어 벤처들이 마침내 아주 영리하고 또 정교한 테크놀로지 회사로도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직 당신 주변인들 중에는 콘텐츠 제작자와 관여된 일과는 상종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거예요. 하지만 그보다 이제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기 시작했어요. ‘내가 보기에, 소셜과 모바일을 통한 인터넷 미디어는 시장성이 있어. 굉장한 미디어를 기초부터 일굴 수 있다니까.’라고 말이죠. 5년 전에는 그 어떤 벤처캐피털 투자자들도 미디어사업이 유망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억만장자나 자선사업가 정도만이 미디어사업에 투자할 거라고 생각했죠.”

미디어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은 두 부류가 있다. 사그러들던 미디어산업이 살아나기 시작했다고 생각하는 부류와, 아직 암울한 미디어산업에 비교적 가능성 있는 분야가 생긴 것뿐이라고 생각하는 부류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드는 에디터가 있는 미디어 기업은 저 스스로 어느 정도 돌아갈 수 있게 하는 플라이휠이 없어요. UGC(user-generated content, 사용자생성콘텐츠) 기반의 기업과 달리 말이죠.” 업워시 펀딩을 주도하고 있는 앤드류 파커의 말이다. 파커는 스파크캐피털의 파트너다. 스파크캐피털은 업워시에 시리즈A펀딩을 리드하고 있다. 그는 덧붙였다. “당신은 돈이 지불되지 않으면 만들어지지 않는 콘텐츠를 지원하고 있는 거예요.”

미디어사업을 지원하고자 하는 벤처캐피털리스트는 적절한 미디어기업을 찾고 있다. 몇몇 미디어는 투자자들이 보기에 비슷해 보이지만 미디어 스스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버즈피드와 업워시의 경우, 버즈피드 콘텐츠를 좋아하는 사람이 업워시의 콘텐츠도 좋아한다. 투자자들도 그렇다. 버즈피드에 투자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같은 이유로 업워시에도 투자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버즈피드는 스스로를 업워시와 완전히 다른 매체로 인식하고 있다. 업워시 역시 그렇다. 버즈피드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드는 것에 크게 기여했다. 업워시는 이미 존재하는 콘텐츠를 큐레이션하는 것에 가깝다.

큐레이션은 저널리즘에 근본을 둔 작업이다. 그러나 업워시는 그들의 작업이 저널리스틱하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업워시 대변인은 “투자자들이 ‘저널리즘’이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업워시가 ‘저널리스틱’하다는 말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파커는 ‘저널리즘’이 투자자들을 겁주는 단어가 맞다고 인정한다. 적어도 UGC를 다루는 미디어를 좋아하는 투자자들에게는 말이다. 미디엄, 버즈피드, 고커 같은 미디어들이 전문인력이 만들어낸 콘텐츠에 더불어 UGC 역시 취급하는 이유다. 

“중론은, 뉴스산업이 성장하고 있다는 거예요.” 레러 벤처 디렉터인 에릭 히프는 말한다. 레러 벤처는 팬도데일리, 도도, 폴리시믹, 나우디스뉴스 등에 투자하고 있다. “기술 덕분에, 전보다 많은 사람들이 뉴스산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죠. 콘텐츠가 중요해요. 뉴스도 중요하죠. 그 중 가장 중요한 건 좋은 회사를 고르는 거예요. 모두가 승자가 될 수는 없으니까요.”

에릭이 보기에, 테크놀로지가 뒷받침되는 기업이 투자할 만한 기업이다.
“그들 전부는 애초에는 테크놀로지 기업이었어요. 그들은 사람들이 어떻세 테크놀로지를 사용하고 어떻게 콘텐츠를 만들어내는지 알고 있죠. 예를 들어 나우디스뉴스의 경우 인스타그램에도 호환이 돼요. 바인에도 스냅챗에도 마찬가지에요.”

에릭은 말한다. “작년 말에 시작한 동물전문 미디어 도도는 이미 다뤄진 적이 있는 주제에 어떻게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에요. 동물을 다룬다는 게 전혀 새롭지 않지만 새롭게 동물을 다루는 방법이 있다는 거죠.”

자기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전문화된 콘텐츠를 다루는 미디어가 성공한다. 네티즌들이 모든 온라인 콘텐츠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관심 있는 것을 본다. 20대 남성의 쇼핑을 위한 사이트 콤플렉스 미디어에는 스니커즈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웹사이트들이 등록되어 있다. 특정한 것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미디어들이 그만큼 많다는 증거다.

벤처캐피털로부터 백만 달러 이상의 지원을 받은 미디어 관계자들은 투자자들 끼리 말하는 방식이 최근 몇 년 사이 바뀌었다는 것을 눈치 챘다고 말한다. 투자자들이 ‘고퀄’ 콘텐츠에 주목하는 트렌드가 생겼다는 것이다.

복스미디어 CEO인 짐 뱅크오프는 직원들에게 이렇게 말하길 좋아한다. “웹 콘텐츠와 웹 광고는 맞물려 있어요. 검색엔진이나 페이스북에 돌아다니던 웃기고 저급한 콘텐츠가 이제 업계의 중심에 있다는 말이죠. 네티즌에 먹히고 광고주에게 통하는 방법을 선도해야 합니다.”

다시 버즈피드로 돌아가보자. 버즈피드에는 이제 막 탐사보도팀이 생겼다. 런던, 뉴욕, LA 지사에서는 수십 명의 인력을 충원하고 있다. 모바일 분야와 데이터 리포팅 분야가 성장하고 있음을 반영한다. 페레티는 말한다. “버즈피드는 오랫동안 지지 않는 어떤 것에 주력하려고 하고 있어요.” 그는 미디어산업은 계속해서 극적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아마 에디터가 전혀 필요하지 않은 소셜네트워크도 어딘가에 있을지 몰라요. 혹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뛰어난 큐레이터가 있을 수도 있겠죠.” 페레티는 말한다. “이제 사람들이 거대하고 지속가능한 미디어가 생길 수 있음을 인지하기 시작했어요. 아마 사람들은 나중에 이렇게 말할 거예요. ‘이건 이렇게 작게 내버려 둘 미디어가 아니야.’라고요. 인터넷은 작은 기업들에 적합하지 않아요. 지금 미디어들은 크게 성장할 거예요.”

김정현

출처: http://qz.com/186492/why-venture-capitalists-are-suddenly-investing-i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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