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비평] 밀회와 선재

밀회

선재…

작가는 어쩌자고 이렇게 고귀하고 특별하게 들리는 이름을 21세기 한국의 실업고 출신의 퀵서비스 가난한 싱글맘의 아들인 스무살짜리에게 주었을까..

준형, 영우, 민우.. 심지어 주인공인 ‘혜원’ 까지.. 나머지 이름들은 평범하고, 지극히 mediocre 수준에 딱 맞는 이름들이다.

이 이름의 다름에서부터, 그의 앞에 놓인 소외의 길이 보이는 듯하다. 다르다는 것 특히. 자신의 사회경제적인 지위와 맞지 않는 특별한 재능과 고귀함은 소외로 가는 길을 닦는다.

고귀함은 자본에 소비되는 것이 우리가 사는 이 현대사회의 속성이다.. 아니 현대사회뿐 아니라, 인간사에서는 항상 그랬다.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음악영화 아마데우스는 모차르트가 어떻게 그 시대의 자본과 지배계급에 소비되고 소외되었고 결국 죽음에 이르렀는가를 그렸다.

그렇게 그는 자신을 둘러싸고 조여들어오는 세계 속에서 소비될 것이고, 소비되는 만큼 그 세계로부터 그리고 결국은 자기 자신의 본질로부터까지 소외되어서.. 자신과 자신의 소비시키는 세계가 함께 파괴될 것이라는 운명의 그림자를 깊게 드리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가 예외적으로 부여한 그 피아노 씬은 고맙게 봤다..

감독은 두 사람과 피아노의 이야기로 2회의 대부분을 채웠다. 그것도 다른 지저분한 세상의 이야기와 의도적으로 대비시키면서..

나는 방음벽 안에서의 두 사람의 대화에 집중했다.

다른 세상은 존재하지 않는 듯이.. 두사람은 두사람만이 속한 세계의 언어로 대화한다.

페달은 왜 안쓰지?

딱딱 떨어지게 듣고 싶어서요.

느낌을 묻는 것이 아니라, 네 해석을 묻는거야.

음표에 그렇게 치라고 써있는거 같아서요..

그렇지 그게 해석이지..

……..

혜원은 어떤 부분을 다시 쳐보라고 한다.
선재는 되묻는다.. 제가 잘못 쳤나요?
아니 다시 듣고 싶어서..

두 사람의 완벽한 커뮤니케이션이다. 마치 둘만이 알아듣는 언어가 그 순간 창조된 듯하다. 그 짧고 툭툭 뱉는 듯한, 심지어 한 사람은 뒤통수에 대고, 또 한사람은 감히 얼굴도 못돌리고 대화하지만, 그 들은 행간의 의미 뿐만 아니라, 그말을 하는 상대방의 깊은 감정까지 완벽하게 이해한다. 그리고 서로가 완벽하게 이해했고, 이해당했다는 것도 ‘안다’

이런종류의 커뮤니케이션 중에서 지금까지 우리 드라마가 만들어낸 가장 비슷한 장면이 장금이와 한상궁의 대화였다.

너는 어찌 여기서 홍시맛이 나는 것을 알았느냐..
홍시맛이 나서 홍시맛이 난다고 하였는데, 어찌 알았느냐 하시면…

그 순간에 장금이의 상태와 상황은 그 자리에 있는 다른 사람은 몰라도 한상궁에게는 완벽하게 전달되고, 이해되었고, 둘 사의의 특별한 관계는 탄생되는 것이다. 절대로 죽지 않는…

이런 커뮤니케이션은 ‘이해되기’를 간절하게 원하는 인간의 이상향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소설 ‘개미’에서 이런 커뮤니케이션이 인간의 언어로는 가능하지 않다고 보고, 개미들이 서로 내뿜는 페로몬이라는 새로운 물질을 상상 속에서 만들어 냈다. 더듬이를 통해서 페로몬을 교환함으로써, 그 어떤 왜곡도 방해도 없는 완벽한 커뮤니케이션… 그것의 목적은 완벽하게 이해받는 것이다. 인간의 본성은 바로 이것을 간절히 원하는 것이다.

그렇게… 선재는 자신도 모르고 있는 자신을 완벽하게 혜원에게 이해시켰고, 그는 이제 그녀가 자신을 그렇게 이해했다는 것을 안다..

그렇게 그들의 특별한 관계는 만들어 졌지만… 그 방음벽을 나와서 맞딱뜨려야 하는 세상에서, 그들은 서로에게 소비되고.. 결국은 타자와 세계와 자아로부터 소외되고.. 관계와 존재는 파괴될 것이다.

개인만의 특별함은 이 세상 한 가운데.. 더구나 이런 종류의 세상 한가운데 내던져졌을 때, 너무나 미약하고 보잘 것 없다..

지금까지 수많은 다른 스토리들이, 이러한 과정을 이야기해 왔다.
여기서는 어떻게 그려질까…. 하는 것이 기대된다.

내가 이 작품에서 본 것은 한동안 프랑스의 지식인들이 탐닉했던 ‘소외’의 주제입니다.

물론 긴 호흡이 필요하겠지만, 너무 어려워질 뿐이지요..
그러면 방법은 긴 호흡을 여러번에 끊는 것이죠…

소외는 프랑스 작자 쟝쥬네의 하녀들..을 빼고는 말하기 어려운.. 주제입니다.

쟝쥬네의 하녀..

연극하는 사람들이 열광하는 프랑스의 작가.. 쟝쥬네의 하녀.. Les Bonnes..
현대사회의 인간소외와 그 소외가 인간을 어떻게 파멸시켜가는지… 소외된 인간 뿐만 아니라, 소외시키는 인간도 함께 어떻게 파멸되는지를 보여주는 혹은 보여주고 싶어하는 연극이… 희곡이 하녀들이다.

단언컨대.. 이 스토리는 이렇게 흘러갈겁니다. 두 작품은 만날 수 밖에 없어요..
시작이 이러니까..

이경은

2 Responses to [문화비평] 밀회와 선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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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G피아노 says:

    1편봤다 일편만 봤다 2편은 안볼것이다
    일편에서 최고의 장면은 교수의 따까리가 퀵비를 깍으려는 수작 -매우 리얼하다
    그외 이 드라마는 비싼화장품_클래식_으로 화장한 쓰레기다__라는 것이 내생각

    1. 회장 둘째부인이 회장 친생녀를 화장실에서 세면기에 머리끄덩이 쳐박아폭행하는 장면
    __쑈킹하지만 현실에서 일어났다면 회장 둘째부인 구속감이다 그렇게 당하고 회장딸이 웃으__면서 마작장으로 나갔다고 ? 회장딸이 뭐가 아쉬워서 계모한테 폭행당하고 웃나?

    2. 회장딸이 김희애 싸다구를 쌔리는 장면
    __선정성을 높이려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느므도 비현실적이야

    3. 커리어우먼 김희애가 속치마 바람으로 출근하는 장면
    __어디 영화에서 베껴왔는지 모르겠으나 재미없고 천박했다

    4. 첫날부터 회장딸의 불륜 침실이 등장
    __ 역시 구역질난다

    하도 떠들어서 특별히 1편을 봐주었다. 포스팅은 2편에 대한 것이나 나는 2편을 보지 않으련다. 이 드라마는 피아노 선율로 포장한 아줌마들의 욕망을 감정이입으로 소비하는 쓰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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