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전략] 컨설턴트의 시각에서 본 종교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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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프란치스코 교황이 취임한 후 연일(말 그대로 연일!) 카톨릭이 화제에 오른다. 나도 교황의 취임 때부터 지금까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여러 가지 감탄할 만한 지점이 있었는데, 그 중 하나는 카톨릭의 재정을 개혁하겠다는 시도였다. 컨설팅사의 자문을 받아서 진행하겠다는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그렇다면 궁금해진다. 컨설턴트는 교회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다음의 번역을 보면 감이 잡히지 않을까 한다. 맥킨지에서 오랫동안 탑시니어 파트너로 있었던 프레데릭 글럭이 미국 가톨릭의 개혁에 관한 글을 썼다. 지난 2003년 작성된 글이고 미국의 가톨릭을 대상으로 썼다. 한국의 교회와는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으나, 가톨릭에 대한 전세계적인 측면에서 보면 여전히 유의미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가톨릭은 역사상 유래 없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대개 위기는 리더가 대처하는 것으로 귀결되지만 가톨릭의 경우 위기가 리더만의 문제는 아니다. 복잡하게 얽혀 있는 모든 조직이 위기에 대처해야 하는 상황이다. 기업에 위기가 터지면 리더들은 맥킨지컴퍼니와 같은 컨설팅회사에 도움을 청한다. 상황을 진단받고 변화하기 위한 유의미한 프로그램을 제공받으려는 시도다. 경영 측면에서 위기를 파악하는 컨설턴트들은 위기의 원인을 내부와 외부 모두에서 분석한다. 내부적 문제로 인해 위기가 생겼을 경우 대개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이다. 잘못된 인사조치, 경영부실, 자원분배 실패, 기술진보를 따라가지 못했다거나 부적절한 사내 문화를 바로잡지 못한 것에서 내부적인 위기가 발생한다. 외부적인 위기는 가령 이런 것이다. 소비자의 취향이 변하거나 회사의 평판이 나빠져서 경쟁에서 도태되는 경우다. 이런 상황이 오면 리더들은 전략을 개발하고 위기에 대응해 조직이 번영할 수 있도록 한다.

맥킨지에 있을 동안 나는 종종 리더들에게 위기관리에 대해 조언했다.
기업이 아닌 가톨릭이라면, 나는 어떤 조언을 줄 수 있을 것인가?

최근(2003년에 작성된 글이다)의 성추문과 같은 위기를 말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 장기적인 침체에서 오는 위기를 이야기하고 싶다. 적어도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는 수준 정도의 침체에 대해서 말하려 한다. 이로 인해 가톨릭은 대중에 대한 발언능력에 타격을 입었다.

이런 침체는 적어도 지난 30년 동안 진행됐고, 그로 인해 이제는 미국에서 가톨릭의 미래가 있는가에 대한 진지한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희망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희망은 신도들에게서 찾을 수 있다. 현재 가톨릭의 상태가 혼란스럽고 화가 날 지경이며 당황스러운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가톨릭과 가톨릭의 신념에 대해 깊은 신뢰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이 아직도 매우 많다. 그들은 성직자들이 도움을 요청하면 언제라도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 도울 능력 역시 있다.

1. 현재 상황

경영 컨설턴트 입장에서 가톨릭의 현 상황을 진단해보겠다. 인적자원과 재정적인 요소, 그리고 전반적인 경영상태와 가톨릭의 포지션을 중심으로 보려고 한다.

1-1 인적 자원에는 크게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인재의 능력이 불충분하며 절차가 부적절하다.

먼저 인재의 능력을 살펴보자. 인적자원이 빠른 속도로 고령화되고 있다. 신규모집을 할 수 있는 여력은 지난 40년간 극적으로 곤두박질쳤다. ‘최고 능력자들’(the best and the brightest)에게 있어 교회는 더 이상 우선고려대상이 아니다. 교인들이 내부적인 다툼이나 공개적으로 드러난 스캔들로 인해 도덕성이 추락했다.

부적절한 절차에 대해서도 살펴보자. 많은 사람들이 가톨릭의 정책이 지나치게 엄격하고 오히려 역효과를 낳고 있다고 믿는다. 어떤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효과적인 시스템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점이 구조적 측면의 변화를 어렵게 하고 있다. 불가능하지 않았다면, 이미 변화는 일어났었을 것이다.

가톨릭은 사제들과 간부들, 그리고 영원히 지속될 네트워크들로 뒤섞여 있다. 이들 한꺼번에 극적인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효과적인 계획이란 있을 수 없다. 교인들이 지금껏 행정과 경영에 지대하게 기여했음은 분명하다. 그리고 교인들의 역할은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다. 그러나 교인들이 결코 통합에 앞장설 것 같지는 않다.

요컨대 교회는 인적자원의 사용과 시스템의 운영에 있어 아주 초보적인 수준도 확보하고 있지 못 한 것으로 보인다. 인적자원과 시스템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고 또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이때에 말이다.

1-2 재정적 측면

교회의 전통적 수입의 원천은 이제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교회가 소비하는 자금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고급인력이 더 이상 교회를 쳐다보지 않을 뿐 아니라 기초적인 노동인력 역시 교회에서 일하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의 스캔들에 따른 잠재적인 부채는 이미 큰데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재정경영 프로세스는 조각조각 나 있고 조정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거의 계발되어 있지 않다. 산재된 문제들을 다루기에 역부족이다.

1-3 경영에 관해

미국 교회는 전세계에 뻗어 나가 있는 교회 분파들의 지원을 받고 있다. 역사적으로 각국의 교회들은 변화에 저항하고 현상유지에 사명을 걸어 왔다.

미국 가톨릭에는 변화를 주도할 구심점이 없다. 꼭 필요한 변화조차도 일어나기 힘들다. 리더십은 나이 들고 있으며 현재에 안주하고만 있다. 과거로 회귀하려고까지 한다. 수직적 위계서열의 전통이 리더의 머릿속을 꽉 채우고 있다. 경영에도 그와 같은 생각이 뿌리깊이 자리하고 있다.

1-4 신도

신도의 이미지는 추락했다. 위에 언급한 결점들에 좋지 않은 이미지까지 더해져 가톨릭의 추락은 가속화됐다.

잠재적으로 교인이 될 수도 있는 사람들은 가톨릭을 직접 접하지 않고서도 가톨릭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

믿음이 깊은 신도들 상당수는 더 이상 스스로가 교회의 생산 라인에 기여하고 있지 않다고 느낀다. 그리고 교회의 일들이 그들 생활의 일부가 아님을 공개적으로 표명하고 있다. 신도들이 더 이상 가톨릭의 리더를 예전만큼 신뢰하지 않는다. 교황이 절대적으로 옳다는 믿음도 붕괴됐다. 가톨릭의 명성의 하락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럼에도 희망은 믿음 깊은 신도들에서 찾을 수 있다. 그들은 여전히 교회의 기본적인 가르침을 실천하고 있다. 좋은 리더십과 합리적인 전달체계에 대한 갈증도 여전하다. 교회가 좋아질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2. 국면 전환을 위한 전략

가톨릭에 절망뿐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상황은 ‘국면전환을 해야 할 때’라고밖에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

비즈니스계에서 성공적인 국면전환이란 다음의 특징을 가진다.

1) 먼저 리더십이 바뀌어야 한다.
2) 뭔가 잘못된 것 같다면, 성과를 측정하는 데 집중하고 빠르게 행동해야 한다.
3) 주요 문제점을 일으키는 요소들을 빠르게 찾아내고 그를 없애기 위한 구체적인 액션플랜을 발전시킨다.
4) 예산을 삭감하고 인력을 줄인다. 많이 줄인다.
5) 수익이 나지 않는 활동은 줄이거나 중단한다.
6) 전략, 조직, 그리고 운영 모두를 전반적으로 개혁한다.

역사적으로 볼 때 가톨릭의 전략은 살아남는 데 유리한 측면이 있었고 그로 인해 현재에 이를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역사적 경험은 가톨릭의 체제가 무척이나 당연하며 동시에 생존에도 적합하다고 인식하게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열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으려는 듯 전방위적 개혁을 단행하려는 시도는 일반 신도들에 의해서는 불가능할 것이다. 오직 교황의 강력한 리더십만이 가톨릭을 개혁할 수 있다. 더욱이, 교회의 경영과 방침이 치료되지 않고서는 구조적인 변화는 거의 일어날 수 없다. 인적자원 측면이나 재정적인 측면의 결함은 심각한 수준이다. 분명 교회의 자산이자 강점이었을 교회의 시스템은 이제 새로운 환경에서 적합하지 않게 됐다.

수많은 애로사항에도 불구하고, 나는 가톨릭의 리더들은 빠른 시일 내에 재정적인 문제나 인적자원 문제에 성과를 낼 것이라 믿는다. 그러려면 그들은 매우 구체적으로 외쳐야 할 것이다. 신도와 사도 모두에게 외쳐야 한다. “진짜 변화가 시작됐다”고 말이다.

3. 변화의 의미

미국 가톨릭계에는 CEO가 없다. 주교회에서 한 명의 리더를 선발할 것 같지도 않아 보인다. 주교회는 사실상 리더십이 부여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리더가 생기려면 엄청난 변화가 없고서는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다.

3-1 가톨릭 운영의 변화에 대한 공감대를 얻어야 한다.

변화하기 위해서 미국 가톨릭 운영의 결점을 밝히지 않을 수 없을 것이며, 미국 교회에 전염병처럼 퍼져 있는 논쟁적인 이슈들을 논의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물론 모든 사제들의 참여가 전제된다는 가정에 전제되어야 한다.

3-2 경영 어젠다 논의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모든 교구에서 재정의 투명성을 확실히 해야 할 것이다. 자산운영을 평가받아야 할 것이며 부적절하게 사용되는 자금이 있다면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재정의 기록과 발표 가이드라인이 도입된 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1971년과 1983년에 도입된 바 있다. 하지만 그것은 가이드라인에 불과했으며 거의 무시돼왔다. 두 번 다시 언급되지 않았으며 강제성도 없었다.

각각 교구에서 진행되는 인적자원 활용의 기준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물론 미국 교회 전체에서도 그렇다. 이는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다음의 사항들을 모두 포함하는 문제다.

– 모든 사제들을 하나의 정부에서 통합하여 관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책임이 사제들에게 부여될 것이다. 영원히.

– 성과 측정과 경영 발전을 포괄하는 프로그램이 구체화되고 언어로써 명명될 것이며 그대로 이행될 것이다.

– 인사 정책이 구체화될 것이다. 교회 경영의 가이드가 여기에서 파생될 것이며 인재채용의 절차와 방식, 그리고 인적자원 능력계발을 위한 정책 역시 결정될 것이다.

– 가톨릭 안에서 논쟁적인 이슈에 대해 구조적인 접근이 불가피할 것이다. 모든 사제들이 이런 절차에 포함될 것은 물론이다. 언급되지 않을 수 없는 이슈들이 어떤 식으로든 정의된다는 점이 매우 중요한 지점이다. 예를 들어 여성의 역할이라든가, 사제들의 역할, 그리고 성직자의 동성애, 성관계를 하지 않는 것, 낙태와 이혼 등은 반드시 이슈로서 논의될 것이다.

이런 목적들을 달성하기 위해 미국 교구회는 저명한 카톨릭 자문단을 모집하지 않을 수 없다. 자문단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수 있는 사람들로 채워질 것이다. 자문단의 대표들은 미국 교구회의 시니어 회의장에 참석할 수 있게 되어야 할 것이다. 미국 교구회는 자체적으로도 조직을 만들어 꼭 필요한 변화를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미국 교구회가 교황을 비롯한 바티칸 측과 소통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새로운 경영 방침을 도입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 사제들을 동등한 파트너로서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은 피할 수도 없거니와 오히려 절박한 사안이라는 것 역시 이야기해야 할 것이다.

현재 꼭 필요한 변화들이 전통적인 가톨릭 멤버에게서 나타나고 있다. 급진적이며 실행가능성이 희박한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전환의 국면에서는 항상 급진적인 행동이 요구되는 법이다. 또 사제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는 등의 극적인 행동이 없다면 이미 변화는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다.

김정현

출처: http://americamagazine.org/issue/462/article/crisis-management-chu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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