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와 유민영의 위기전략 – 세월호 침몰사건7] 피해자의 옆에 앉아라 – 중립지대에서 들어주는 사람(Internal Listener)이 필요하다.

“도착한 시간 오후 5시 30분쯤 진도 실내체육관 비상상황실에 와보니 책임을 가지고 상황을 정확히 판단해주는 관계자가 아무도 없었습니다. 심지어 상황실도 없었습니다.”
– 실종자 가족의 대국민호소문 
9시 전후로 사건이 일어났다고 하면 8시간 반 이상이 지난 이후의 상황이었다.

커다란 사고가 발생하면 심각한 희생과 피해가 발생한다. 
세월호와 같은 참사가 벌어지면 크게 세 가지의 ‘피해자 그룹’이 형성된다. 사망자, 실종자, 생존자

이러한 위기관리 상황의 중심은 무엇일까? 상식적으로 예측을 해보면 사고의 물리적 해결과 구조, 피해자에 대한 지원이 동시적인 과제라고 판단될 것이다. 
그러나 위기관리 전문가인 짐 루카셰프스키(Jim Lukaszewski)는 위기관리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제대로 관심을 받지 못한 분야가 ‘피해자 관리(victim management)’라고 꼽는다.

이번 세월호 참사는 정부의 피해자 지원체계가 얼마나 허술한지를 잘 보여준다. 결국 지난 18일 실종자 가족들은 “정부의 행태가 너무 분한 나머지 국민께 눈물을 머금고 호소하려고 합니다”라고 시작하는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게 되었다.

사고대책본부가 구성이 되면 구조를 신속한 위한 대책과 함께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에 대한 신뢰 조치를 취하게 된다.

이번 사건을 살펴보자. 
1. 앞서 서술한 것처럼 현지 대책본부는 피해자 지원 체계 및 계획을 실천하지 못했다. 비상 공간을 마련하는 것은 매우 기초적이며 초보적인 단계일 뿐이다.
2. ‘빨리하고, 자주하라’는 정보 제공의 원칙은 지켜지지 않았다. 안보 상황이 아니라 기밀사항도 존재하지 않는다면 투명하고 신속한 정보제공은 필수적인 것이다. 실종자 가족은 무엇인가 숨기는 것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대통령의 명령’이후에야 모니터가 설치되었다. 
3. ‘객관적 정보만 제공한다.’는 기본 전제는 처음 구조자 수가 번복된 이후 계속 반복되었다. 대책본부는 체육관 현장에서 신뢰할 수 없는 집단이 되었다. 
4. 실종자 가족들이 있는 공간과 기자실은 처음부터 분리되었어야 한다. 필요한 경우에만 합의에 기초하고 의료진의 동의하에 취재가 진행되어야 했다. 기자들의 취재는 또 다른 공포와 분노의 대상이 되었다. 
5.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함께 극심한 공포와 두려움, 격심한 감정의 동요를 보이는 실종가족에게는 심리적 안정이 절대적인 과제다. 이번에는 특히 ‘들어주는 사람(Internal Listener)’이 필요했다. 정부가 자신들을 속인다는 인식하는 순간, 더욱 그렇다. 중립적인 위치에서 실종자 가족의 심리적 공황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응급의료지원과 심리적 상황을 관리해주는 ‘들어주는 사람’이 필요했다. 한국의 위기관리 매뉴얼에는 심리적 관리에 대한 부분이 극히 적을 뿐 아니라 ‘들어주는 사람’의 개념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미국에서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환자 가족들을 어떻게 대하는지에 대해 트레이닝을 받을 때였다. 결코 잊지 못할 교훈이 있다. 이들 대학병원의 위기관리자들은 의사나 핵심 병원관계자가 환자와 테이블에서 대척점에 앉지 말고, 옆에 앉아서 환자 가족의 이야기를 듣도록 하고 있었다. 환자와 같은 쪽을 바라보면서 그들의 심정을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이유였다. 환자의 상황에서는 마주본다는 것이 공격적으로 이해될 수 있고, 인식될 수 있다는 위험에 대비한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아주 작은 개념이었지만 피해자들과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에 대한 상징적 지침으로 다가왔다.

그렇다. 위치를 바꾸면 상황은 극적으로 달라진다. 
일방의 방향에서 피해자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입장에서 상황을 함께 지켜보는 것이다. 
‘옆에서 같은 곳을 바라보며 환자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이것이 결정적 차이다.

우리 정부가 보여주는 위기관리 방식을 살펴보면 현장에 대한 전문성보다는 직급 위주로, 피해자 중심의 대책보다는 상사의 눈치를 살피는 대응이 이곳저곳에서 보인다.
위기관리의 중심에 피해자 및 가족에 대한 고려가 있는 개선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대통령의 촉수만을 바라보는 상황이 안타깝다.

김호 더랩에이치 + 유민영 에이케이스

2 Responses to [김호와 유민영의 위기전략 – 세월호 침몰사건7] 피해자의 옆에 앉아라 – 중립지대에서 들어주는 사람(Internal Listener)이 필요하다.

  1. Pingback: [김호와 유민영의 위기전략 - 세월호 침몰사건7] 피해자의 옆에 앉아라 – 중립지대에서 들어주는 사람(Internal Listener)이 필요하다. | All that All

  2. Pingback: 케이스 연구 | Acase | Borda City

Leave a Reply

Fill in your details below or click an icon to log in:

WordPress.com Log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WordPress.com account. Log Out / Change )

Twitter picture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Twitter account. Log Out / Change )

Facebook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Facebook account. Log Out / Change )

Google+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Google+ account. Log Out / Change )

Connecting to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