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영의 ‘나는 이렇게 쓴다’- 글쓰기의 시작을 위한 노트 15] 글의 시작, 어떻게 할 것인가? 강렬하거나 친숙하거나.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시작하는 대목에서 막힌다.
썼다, 지웠다 하기를 되풀이한다.
그러다가 절반의 시간이 지나가 버린다.
이래저래 시작이 절반이라는 말은 맞는 셈이다.

정말로 시작이 쉽지 않다면,
아무리 여러 가지 써보아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글의 나머지 절반을 쓴다는 생각으로 써보자.
시작이 특별히 어려운 이유가 있다.
처음부터 본론을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속내를 감추면서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려다 보니 어렵게 느껴진다.
글의 중반부터 쓴다는 생각을 하자.
말하자면 핵심부터 쓰자는 것이다.
그 글의 키워드 또는 핵심메시지로 시작하자는 것이다.
그러면 오히려 풀릴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보자.
“우리의 민주주의는 아직 갈 길이 멀었다.”
“나는 이 나라가 싫다. 사람들의 이기심이 싫다.”
전체 글을 통해 표현하려던 핵심메시지를 서두에 쓰는 것이다.
독자들에게 오히려 강한 인상을 줄 수 있다.

그 밖에도 글의 시작은 여러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아 두기 위해서는
강렬하고 자극적인 시작일 필요가 있다.
물론 취향이다.
독자가 고개를 끄덕일 정도로 공감이 되는 시작도 좋다.
물론 취향이다.
시작은 밋밋하되 점차 흥미와 긴장을 더해갈 수도 있다.
아무래도 노련하게 글을 쓰는 사람의 영역일 것이다.
시작의 몇가지 방법을 살펴보자.

(반문 또는 의문형) 당신은 안녕하십니까?
민주주의를 아십니까?
예) 4월 2일 오전 10시. 취임 후 처음으로 국회 국정연설을 위해 본회의장으로 들어서는 대통령은 머릿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공감형) 나이 오십이 되니 몸이 구석구석이 쑤신다.
오늘도 나는 만원 지하철을 탄다.
(자극형) 그는 비참하게 죽었다.
이제 한반도는 사람이 살 곳이 아니다.
(대화형) “저기 좀 보세요. 저기요!”
“당장 그만두지 못하겠니?” 어머니의 말씀이었다.
예) “어, 저건 꿩이잖아? 꿩이 이곳에 다 오네.”
반가운 손님이 찾아오기라도 한 듯, 대통령은 자리에서 훌쩍 일어나 마당이 보이는 창문 앞으로 바싹 다가섰다.
(결론형) 나는 이 나라가 싫다. 이유를 설명하겠다.
예) 참여정부 50일. 그것은 한마디로 ‘변화의 시작’이었다. 고정관념이 파괴되었고 기득권은 더 이상 기득권이 되지 못했다.

시작은 독자를 계속 읽게 만드는 데 기여해야 한다.
시작이 좋으면 50점은 벌고 들어가는 것이다.

윤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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