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커뮤니케이션] 어머니의 노래, 죽음의 쇼핑몰에서 오누이를 구하다

Netherlands World Press Photo

어제는 가장 슬픈 어버이날이었다. 자식을 차가운 바다에 두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부모의 심정은 감히 가늠 조차 어려웠다.

위험에 처한 자식을 구하려는 어머니의 본능을 우린 모성이라 부른다. 여기 절절한 모성을 담아낸 한 장의 사진이 있다.

한 어머니와 어린 오누이가 쇼핑몰 바닥에 바짝 엎드려 있다. 어머니는 네 살 남짓 돼 보이는 아들을 한 쪽 가슴에 품고, 손으론 딸의 팔꿈치를 꼭 눌러 잡고 있다. 극도로 겁에 질려 꼼짝도 못하고 굳어있는 이 가족의 사진은 그날 쇼핑몰에서 무슨 일이 있어났는지를 한 장면으로 요약해준다.

그날 그들 주변에서는 무차별적인 총기 테러가 일어났고, 많은 사람들이 죽어갔다. 총성과 비명으로 가득한 혼돈 속에서 어머니는 아이들을 지켜내야 했다. 평소 5분도 가만히 앉아있지 않는 어린 아들을 테러가 자행된 다섯 시간 동안 움직이지 않고 조용히 엎드려있게 하기 위해 어머니는 무엇을 했을까?

허핑턴포스트에 따르면, 케냐 웨스트게이트 쇼핑몰 테러 사진 보도로 올해 퓰리처상(속보사진 부문)을 수상한 뉴욕타임스의 타일러 힉스 기자는 최근 미국 NPR ‘프레쉬에어’와의 인터뷰에서 이 사진에 얽힌 뒷이야기를 밝혔다.

힉스 기자에 따르면 총기 테러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쇼핑몰에는 계속 평온한 배경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그는 사진 속의 어머니가 실제로 그 노래들을 계속 따라 부르면서 아이들을 진정시키고 움직이지 않게 했다고 전했다. 이 사진의 프레임 밖에는 총격을 당한 희생자들이 여기저기 쓰러져 있는 상황이었다며, 이 가족은 극적으로 죽음을 피할 수 있었다고 그는 회상했다.

아수라장이 된 테러의 한 복판에서 아이들의 귓가에 나직히 울린 어머니의 노래가 가족을 살린 것이다.

지난해 9월 67명의 목숨을 앗아간 케냐 수도 나이로비의 웨스트게이트 쇼핑몰 테러는 소말리아 이슬람반군 알샤바브의 소행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우연히 근처 가게에 있던 뉴욕타임스의 사진기자 타일러 힉스는 총격이 시작된 뒤 쇼핑몰에 진입해 약 두 시간 가량 참사의 현장을 카메라에 담았다.

김재은

참고: 허핑턴 포스트 기사 http://www.huffingtonpost.com/2014/04/25/mom-kenya-mall-attack-tyler-hicks_n_5214767.html?view=print&comm_ref=fal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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