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영의 ‘나는 이렇게 쓴다’- 글쓰기의 시작을 위한 노트 19] 제목, 본문을 쓰고 나면 저절로 눈에 들어온다.

제목은 글 전체를 포괄하는 핵심적인 한마디이다.
책을 펴낼 때 출판사나 저자들은
제목 때문에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다.
제목이 책 판매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글도 마찬가지다.
제목만 보고 읽을 것인가를 결정하는 독자들이 꽤 많다.
나는 철저하게 ‘선 본문, 후 제목’이다.
물론 글을 쓰는 동안에도 하나의 주제는 머릿속에 분명하게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우선은 글 전체를 완성하는 일에 주력한다.
글을 다 쓰고 난 뒤 퇴고를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제목이 눈에 들어온다.
글 한 편을 쓰고 나면
본문 가운데에 마음에 드는 문구나 표현이 생기곤 한다.
나는 대부분 그것을 제목으로 활용한다.
미리 제목을 정하지 않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제목을 설정해놓고 글을 쓰다 보면
알게 모르게 사고가 그 틀 안에 머물게 된다.
나도 모르게 제목에 얽매이게 되는 것이다.
상상력의 여지를 조금 더 열어둘 필요가 있다.

제목 붙이기 역시 글 쓰는 과정의 하나이다.
여러 글들을 종합하여 편집하는 사람에게 맡기지 말고
스스로 제목을 붙이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대정부질문이나 기자회견문을 비롯하여
꼭 제목이 없어도 되는 글에도 가급적 제목을 달자.
예를 들며 이런 식이다.
“대화와 타협의 새로운 정치시대를 열자.”
이것을 제목으로 하고
“제152회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
이것을 부제로 하는 것이다.
제목을 “제152회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으로 달지 말자.

연설문이나 기자회견문 같은 경우는
본문을 압축적으로 표현하는 문구가 제목으로 적당하다.
반면 기고나 칼럼 등 일반적인 글의 경우는
꼭 그래야 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그런 제목은 권하고 싶지 않다.
본문 내용을 구체적으로 드러내기보다는
사람들이 읽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자면,
“서울역에 1층에 가보았더니…”
“대통령의 황당무계한 실수.”
이런 식이다.

제법 긴 편에 속하는 글들의 경우
중간제목들을 적극적으로 다는 것도 생각해보자.
중간제목들을 활용하면 우선 문장을 압축하는 능력이 생긴다.
한편으론 바쁜 독자들을 위한 서비스가 되기도 하다.
무엇보다 독자를 본문으로 끌어들이는 카피가 된다.
그렇다고 해서 요즘 인터넷에 자주 등장하는
“…해보니 충격!” “…했더니 하는 말이…”
이런 식의 표현은 자제하자.
격이 떨어진다.

 

윤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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