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영의 ‘나는 이렇게 쓴다’- 글쓰기의 시작을 위한 노트 20] 대구(對句)를 활용하자, 그러면 절반은 온 것이다.

북악산 자락의 공기는 제법 쌀쌀했지만, 인수문을 나서는 대통령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정확하게 만 5년을 살았던 관저의 큰 문을 나서는 순간 그는 자유를 되찾기 시작했다. 그동안 이 대문 안에 살았던 존재는 자유인이 아니었다. 말 한마디의 무게가 남달랐고 일거수일투족이 무거웠다. 눈물은 물론 기사였고 웃음도 가십이었다.

* * *
봉하는 쉬운 걸음으로 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청와대가 문턱이 높은 곳이었다면 봉하는 갈 길이 먼 곳이었다.
* * *
봉하의 들은 어머니처럼 포근했고 봉화산은 아버지처럼 듬직했다. 찌들지 않은 맑은 공기에 그의 숨통이 트이고 있었다.

졸저 ‘기록’에서 뽑아낸 대구법의 사례들이다.
우리는 일상적으로 대구를 접한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너는 죽어 꽃이 되고 나는 죽어 나비 되어”

거의 모든 글에서 대구법이 활용된다.
대구는 극명한 대비를 통해 메시지를 효율적으로 전달한다.
대구법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특별한 노하우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의식적으로 자꾸 활용하려는 생각을 해야 한다.
시를 쓴다는 생각으로 도전해보자.
“하늘은 높고 바다는 넓다.”
가장 초보적이면서 간단한 대구일 것이다.
조금씩 발전시켜 나가자.
“너는 잘났고 나는 못났다.”
“섬은 바다 사이를 헤엄쳤고 바다는 섬 사이로 흘러갔다.”

한걸음 더 나아가, 의미가 담긴 대구를 만들어보자.
“여당은 지금이 좋고 야당은 지금이 싫다.”
밋밋한 느낌이 들면 여기서 조금 더 발전시켜 보자.
“여당은 현실에 살고 야당은 미래에 산다.”

정치 이야기라서 식상할 수도 있겠다.
남녀간 사랑 이야기로 해보자.
“남녀가 이별했다. 남자는 과거를 후회했고, 여자는 미래를 걱정했다.”
이별에 대한 각자의 다른 입장을 대구로 표현했다.
이런 것도 있을 수 있다.
“그는 독방에 갇혔다. 공간은 한없이 작아졌고, 시간은 끝없이 많아졌다.”

익숙해지면 눈에 보이는 풍광을 묘사할 때도 대구를 활용한다.
“구름이 태양을 가렸고, 안개가 산맥을 가렸다.”
반대의 개념으로 이루어지는 대구까지 활용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글 쓰기는 괴로움이지만 글 읽기는 즐거움이다.”
지금 당장 10개씩만 만들어보자.

 

윤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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