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영의 ‘나는 이렇게 쓴다’- 글쓰기의 시작을 위한 노트 39] 번역의 품질은 외국어 실력보다 국어 실력이다.

번역 작품의 수준은 외국어 실력이 50%,
국어 실력이 50%를 결정한다고 한다.
실제로 번역을 하면 의외로 국어 실력이 향상된다.
일본어보다 영어 번역이 특히 그렇다.
영어는 어순이 우리와 다르기 때문이다.
우선 주어와 서술어를 호응시키는 훈련이 된다.
다양한 낱말을 적절한 곳에 배치하는 연습도 된다.
관계대명사의 제한적 용법 같은 덫에 얽매여
복잡한 포유문을 만들어내지만 않으면 된다.
다음과 같은 문장이 있다.
“I know a boy who can solve the problem which is very difficult.”
제한적 용법의 의미에 충실하게 이 문장을 번역하면 다음과 같이 된다.
“나는 매우 어려운 그 문제를 풀 수 있는 소년을 알고 있다.
말하자면 직역이다. 썩 좋은 문장이 아니다.
원문을 머릿속에서 지운 다음,
직역된 결과를 다시 읽기 쉬운 문장으로 바꾼다.
“매우 어려운 문제다. 그걸 풀 소년을 내가 알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문장을 끊어내는 훈련이 된다.

또 하나, 번역을 하면 어휘가 풍부해진다.
사전적 의미의 낱말들로는 읽기 쉬운 번역문을 만들기 어렵다.
‘어떻게 하면 의미를 정확히 전달하면서 읽기 쉬운 문장을 만들까?’
이 문제를 고민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어휘를 풍부하게 사용하게 된다.
동의어는 물론 ‘비슷한 말’까지도 다양하게 체득하게 된다.
때로는 단어 하나하나의 뜻에 얽매이지 않고
전체 문장의 의미를 전달하는 표현을 찾는 데 집중하기도 한다.
번역의 내공이 쌓이면 훌륭한 작가의 길이 열리게 된다.

 

윤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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