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영의 ‘나는 이렇게 쓴다’- 글쓰기의 시작을 위한 노트 42] 초고를 완성하면 수정하기 전에 여유를 갖자.

글을 쓴다는 것은 산고의 과정이다.
쓰는 내내 스트레스가 지배한다.
그런 만큼 끝이 보이기 시작하면
서둘러 빨리 끝내고 싶어진다.
하지만 마무리 단계일수록 더욱 천천히 갈 필요가 있다.
특히 일단 초고가 완성되면
약간의 여유를 두고 최종 수정작업을 하는 게 좋다.
잠시 자신의 글로부터 멀어지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조금 더 객관적이 되자는 취지이다.

두세 쪽의 짧은 글이라면 하룻밤 정도면 충분하다.
200자 원고지로 100매를 넘기는 원고라면 적어도 이삼일,
500매 이상으로 책 한 권 분량이 된다면 1주일 정도까지,
잠시 원고를 덮어놓을 필요가 있다.
물론 마감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의 이야기이다.

아무래도 글을 쓰는 동안에는 누구나 그 속에 몰입한다.
글의 세계에 깊이 빠져 있는 것이다.
때로는 한두 가지 표현에 집착하기도 한다.
말하자면 숲보다 나무를 보고 있는 것이다.
숲 전체를 보는 시각을 회복하려면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초고를 쓰자마자 곧바로 수정작업을 시작하면
여전히 나무만 보일 수가 있다.
우리들의 감각은 금세 거시적으로 바뀌지 않는다.

어느 정도의 시간을 가진 후에
전체의 구조부터 보자.
낱말이나 표현은 그 다음의 일이다.
주제는 잘 반영되어 있는가?
문단의 연결에 어색함이 없는가?
주장하는 바는 명확하게 부각되어 있는가?
사례로 든 예화나 수치들은 사실과 부합하는가?
두루 점검을 마친 다음,
구체적인 수정작업을 시작하자.

 

윤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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