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문장 끝문장] 뉴스의 시대, 알랭 드 보통

뉴스의시대

 

* ‘뉴스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이라는 부제가 붙은 책이다. 왜 뉴스일까를 생각지도 않고 알랭드보통을 유행으로 탐닉하고, 또 책을 사고 있다. 책의 뒷면에는 “뉴스는 겁먹고 동요하고 괴로워하는 대중을 간절히 필요로 한다!”가 커다랗게 써 있다. 그것은 맞다.

시에서 뉴스를 얻기는
어렵다
하지만 사람들은 날마다 비참하게 죽는다
시가 발견한 것을 깨닫지 못하여
– 아스포델, 저 초록꽃, 윌리엄 카를로스 윌리엄스, 1955

첫문장
프롤로그
1
이 일은 사용설명서가 필요 없다. 왜냐하면 세상에서 가장 평범하고 쉽고 뻔한데다 특별한 구석이라고는 없는 활동이기 때문이다. 마치 숨쉬기나 눈을 깜빡이는 것과 같다.
보통 하루 이내의 간력을 두고(이따금 그 주기는 훨씬 짧아지기도 한다. 특히 불안한 상태라면 고작 십 분이나 십오 분이 될 수도 있다) 우리가 뭘 하고 있었던 간에 뉴스를 확인하기 위해 하던 일을 멈춘다. 앞서 마지막으로 뉴스를 일별한 이후 이 행성 곳곳에서 일어난 인류의 엄청난 성취, 재난, 범죄, 전염병, 복잡한 연애사에 관한 결정적 정보를 잇달아 투여받겠다는 기대를 품고 일상을 잠시 멈춘다.
이제부터 하게 될 일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이 익숙한 습관을 지금보다 훨씬 더 이상하면서도 조금은 위태롭게 보이도록 해보려는 연습이다.
2
뉴스는 세상에서 가장 별나고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일이라면 그게 무엇이건 우리 앞에 제시하는 데 전념한다. 열대지방에 내린 눈, 대통령의 사생아, 접착쌍둥이에 관한 뉴스 같은 것이 그렇다. 그런데 온갖 이례적인 사건들을 이처럼 단호히 추적함에도 불구하고 뉴스가 교모히 눈길을 회피하는 딱 한가지가 있다. 그런 바로 뉴스 자신, 그리고 뉴스가 우리 삶에서 점하고 있는 지배적인 위치다. ‘인류의 절반이 매일 뉴스에 넋이 나가 있다’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언론을 통해 결코 접할 수 없는 헤드라인이다. 그 밖의 놀랍고 주목할 만하거나 부패하고 추격적인 일들은 무엇이든 드러내려고 닦달하면서 말이다.
… …

끝문장
결론
6
우리는 우리 주위를 둘러싼, 딱히 달변은 아닌 종들이 내건 훨씬 낯설고 보다 경이로운 헤드라인에 주목하기 위해 가끔 뉴스를 포기하고 지내야 한다. 황조롱이와 흰기러기, 거미딱정벌레와 까만 얼굴의 멸구, 여우원숭이와 어린아이들, 우리의 멜로드라마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 이 모든 생명체들은 우리의 불안과 자치도취를 상쇄한다.
뉴스가 더이상 우리에게 가르쳐줄 독창적이거나 중요한 무언가가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아챌 때 삶은 풍요료워진다. 그때 우리는 타자와 상상 속에서만 연결되는 것을 거부할 것이다. 타자를 정복하고 망가뜨리고 만들거나 없애는 일을 그만둘 것이다. 아직 우리에게는 할당된 짧은 시간 속에서 견지해야 할 자신만의 목적이 있음을 자각하면서 말이다.

출처 : 뉴스의 시대, 알랭드보통, 문학동네, 201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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