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심화를 위한 노트 06] 하찮은 것까지도 기록하자. 입체적인 글을 만들 수 있다.

 

글을 쓰기 위해 어떤 상황을 기록해야 할 때가 있다.
특별한 장면을 글로 재현하기 위해 취재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주제를 이루는 큰 흐름을 파악하는 데 충실해야 한다.
핵심이 밀도 있게 서술되어야 제대로 된 글이기 때문이다.
다만 큰 흐름에만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
주변 정황도 빠짐없이 기록하는 게 좋다.
날씨의 변화는 물론, 먹는 음식과 음료로부터
주인공의 작은 인상과 손동작까지 적어놓을 필요가 있다.
비오는 날은 특이해서 기록을 해놓을 수도 있지만
맑은 날은 맑다고 그냥 무시해버릴 가능성이 높다.
기록하는 순간에는 이 모든 게 하찮아 보일 수도 있다.
‘꼭 이런 것까지 기록할 필요가 있을까?’
‘이런 게 글 쓰는 데 무슨 소용이 될까?’
의문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겠지만
나중에는 의외로 중요한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주변의 작은 소품들이 글을 입체적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나중에 글을 쓸 때를 생각해 보자.
‘하늘은 파랗고 날은 화창했다. 감색 양복을 차려입은 대통령이 아침식사를 위해 식당에 들어섰다. 상은 조촐했다. 미역국에 고등어구이였다. 눈이 부신 듯 그는 오른손을 이마에 올려 얼굴에 그늘을 만들었다. 식탁에 앉자 총리가 이야기를 꺼냈다.’
단순히 ‘이날 아침 대통령은 총리와 식탁에 마주앉았다.’고 서술하는 것보다
훨씬 입체감이 있고 사실적으로 보인다.
다음은 날씨를 기록한 내용을 토대로 쓴 글의 일부이다.

대통령선거가 치러진 이튿날인 12월 20일의 아침, 그의 표정은 담담했다. 지난밤 약간의 눈이 내렸지만 아침에는 그 대부분이 녹아내렸다. 청와대 녹지원 근처에는 곧 사라지게 될 참여정부의 흔적처럼 군데군데 눈이 쌓여 있었다. 예상은 한 것이었지만 생각보다 표차가 컸다. (<기록> 24. 퇴임에서 인용)

윤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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