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심화를 위한 노트 15] 이야기를 풀어가는 한마디를 생각하자. 키워드를 만들자.

 

정치권에서는 가끔 ‘키맨(keyman)’이란 표현이 사용된다.
어떤 계파나 진영, 또는 선거캠프에 가담하려는 사람이
자신의 생각과 의향을 그쪽에 전달하고자 할 때,
만나서 일을 풀어가야 할 사람을 뜻했다.
즉 수장(首長)을 직접 만나기는 어려운 만큼
책임지고 일의 실마리를 풀어줄 인물을 의미했다.
결국 진영의 핵심 인물을 지칭하는 것이었다.
글에도 키맨이 있을까?
대부분의 글에서 키맨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말하자면 핵심단어, 키워드(keyword)이다.
키워드는 제목도 될 수 있고, 검색어도 될 수 있다.
글 전체를 상징하는 낱말인 셈이다.
키워드는 글을 읽고 분석하는 독자에게 중요한 개념이 된다.
글을 해석하는 실마리인 셈이다.
한편 키워드는 글을 쓰는 사람에게도 큰 역할을 한다.
글을 써내려가다가 막히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 때 키워드가 해결책이 될 수 있다.
키워드를 활용하여 글을 엮어나가는 것이다.
갑자기 튀는 느낌을 주지 않고 자연스럽게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
다음은 집필 중인 ‘참여정부 비망록’에서 인용한 것이다.
대연정 제안의 전개과정을 설명하는 글의 초입이다.
‘한산도’, ‘충무공’, ‘효시’ 등 몇몇 낱말을 언급해놓았다.
나중에 등장할 여러 가지 상황에서
적절히 활용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배치해놓은 것이다.

충무사에 참배한 후 그는 바깥으로 나와 임진왜란 당시 충무공의 해전을 그려놓은 표지판 앞에 서서 안내인의 설명을 들었다. 그의 표정은 진지했다. 누군가와의 일전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상대는 충무공이 싸워서 이겼던 일본일 수도 있었고 핵 문제로 끝없이 그를 시달리게 해온 북한일 수도 있었다. 탄핵을 거치고 집권 3년차로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자신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야당과 보수언론일 수도 있었다. 그는 제승당 옆에 위치한 국궁 활터로 자리를 옮겼다. 누군가가 대통령에게 활을 쏘아볼 것을 권했다. 머뭇거리던 대통령이 마음을 정한 듯, 활을 쏘는 법에 대한 설명을 듣고는 커다란 활을 붙잡았다. 깃이 세 개인 화살이었다. 그는 있는 힘을 다해 활시위를 잡아당겼다. 처음 쏘아보는 것이었지만 그래도 중심을 잃지는 않았다. 화살이 바람을 가르며 날았다. 동시에 휘파람과도 같은 소리가 사방으로 퍼졌다. 싸움의 시작을 알리는 효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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