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영의 글쓰기 심화를 위한 노트 18] 쉽게 쓰자. 글은 생각을 다수에게 전달하는 수단이다. 명문에 집착하지 말라. 쓰다보면 명문이 나온다.

 

누구나 명문을 쓰고 싶어 한다.
미사여구도 동원하고 촌철살인에도 도전한다.
독자가 무릎을 탁 칠 만큼 훌륭한 비유를 욕심낸다.
그런데 쉬운 일이 아니다.
글을 처음 쓰기 시작하는 사람에게도
글을 오랫동안 써온 사람에게도
명문은 결코 쉽게 다가오지 않는다.
과연 노하우는 없는 것일까?
운동의 고수들은 몸에서 힘을 빼는 것을 강조한다.
권투도, 태권도도, 심지어 골프도 그렇다.
글쓰기도 결국은 마찬가지 아닐까?
억지로 명문을 만들려고 고심하다 보면,
머리는 경직되고 생각은 긴장된다.
그래서는 좋은 표현이 나올 수 없다.
그렇게 생산된 글들은 대부분
독자를 불편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
과도한 비유와 너무 많은 미사여구가 동원되면
읽는 사람은 숨이 막힐 수밖에 없다.
그냥 흐름에 따라 생각나는 대로 쓰는 게 좋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명문도 나온다.

스피치라이터나 고스트라이터의 경우는 또 다르다.
자신만의 명문을 만들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다.
청와대에서 대변인 직을 맡고 있을 때의 경험이다.
촌철살인을 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지만 포기했다.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의 비서이다.
비서답게 대통령의 말씀 전달에 충실하면 된다.
그 이상 나가는 것은 모두 시쳇말로 ‘오버’가 된다.
정당의 대변인은 또 다르다.
그들은 정치인이기 때문에 화려한 언변을 구사하는 게 유리하다.
스피치라이터나 고스트라이터는 일종의 비서이다.
자신의 언어보다는 주문자의 언어를 구사해야 한다.

윤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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