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영의 글쓰기 심화를 위한 노트 25] Fade-in & Fade-out, 새로운 단락으로 부드럽게 넘어가자.

예문으로 시작하자.
노무현 대통령 5주기에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글이다.

지난 반년 동안 집필 팀은 말과 글에 관한 한 그의 수족 역할을 해왔었다. 마지막으로 남긴 글의 한 대목에서 나는 내가 감당해야 할 죄책감의 근거를 확인했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
꽉 막힌 심장에서 피가 역류했다. 깊은 후회의 감정이 모든 감각을 마비시켰다. 눈물은 한 방울도 흐르지 않았다. 눈시울의 뜨거움도 없었다. 차는 부산대 양산 병원을 향해 달렸다. 이십 년 전 처음 대면했던 초선의원 노무현의 모습이 차창 밖으로 떠올랐다.

1989년 초 여의도의 국회의원회관. KBS 소유의 아파트를 빌려 의원회관으로 사용하던 시절. 큰 방 하나를 둘로 나눈 작은 공간들이 비교적 젊은 초선의원들에게 배당되었다. 그의 사무실도 그 가운데 하나였다. 88년 5공청문회로 두각을 나타낸 그는 의원회관에 근무하는 젊은 야당 보좌진들에게 인기 최고의 우상이었다. 참모진과 허물없이 친구처럼 지내는 노 의원의 모습은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오마이뉴스 기고문, <이제 당신을 내려놓습니다.(2014.5.)>에서 인용)

중간에 단락이 바뀌는 지점이 있다.
굳이 따진다면 기(起)에서 승(承)으로 넘어가는 길목이다.
그런데 시점이 문제다.
2009년 5월 23일의 시점에서,
20년 전인 1989년의 어느 날로 돌아가고 있다.
갑자기 20년 전을 서술하기에는 시간의 간격이 크다.
독자의 입장에서는 호흡의 단절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매끄러운 연결을 시도했다.
영화로 치면 Fade-in & Fade-out기법인 셈이다.
이런 기법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첫 꼭지의 글이 끝나는 지점에서
다음 글의 서두를 시사하는 언급을 하는 것이다.
부드러운 연결도 독자의 시선을 붙잡아두는 데
큰 기여를 하는 셈이다.

 

윤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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