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영의 글쓰기 심화를 위한 노트 27] 글에도 양념이 필요하다. 재밌는 이야깃거리를 발굴하라.

노대통령 재임 중에 경향신문에 기고했던 글이다.
제목이 <꿈은 벽을 넘지 못하고>였는데, 시작 대목을 인용했다.

두 달 전쯤의 일. 관저의 서재에서 보고를 받고 있던 대통령을 여사님이 거실에서 급히 찾았다.
“여보, 빨리 나오세요. 정연이 전화 연결되었답니다.”
미국에 나가 있는 딸과 통화를 할 일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자리를 나오려는 순간, 수화기를 든 여사님 옆으로 다가선 대통령의 느닷없는 한마디가 걸음을 멈추게 했다.
“자, 시작할까요?”
호흡을 가다듬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았다. 그저 평범한 안부전화가 아니라는 예감이 퍼뜩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수화기를 앞에 들고 나란히 선 내외는 대통령의 ‘하나, 둘, 셋’ 구령과 함께 합창을 시작했다.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딸의 생일날, 대통령으로서의 무거운 짐을 잠시 내려놓은, 평범한 아버지의 따뜻한 부정이 대통령의 거실에 은은히 감돌았다.

대통령의 일상에서 접했던 재미있는 장면으로 글을 시작했다.
글 전체의 주제는 임기 중반을 넘긴 대통령의 고뇌와 힘겨움이었다.
자칫 무거운 분위기가 될 수 있어서
의도적으로 가볍고 재밌는 일화로 글을 시작했다.
한 꼭지의 글을 쓰는 경우에도
재미있는 일화를 양념처럼 넣어주면 좋다.
특이한 경험만이 재미있는 일화는 아니다.
일상에서 누구나 겪는 경험들을 글로 써놓으면
재미있는 일화가 된다.
대체로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서
특별한 경험을 전해 들으려 하기보다는
자신과 똑같은 생각과 똑같은 일상을
영위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싶어 한다.

 

윤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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