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리뷰] 뉴스룸과 보스턴마라톤테러: 보도해야 할 것과 보도하지 말아야 할 것

newsroom3

 

뉴스룸 시즌3이 시작했다. 나도 팬인지라 찾아봤다. 이번 시즌 1편에서는 지난 2013년 일어난 보스턴마라톤테러의 보도를 다뤘다. 위기상황 시 보도가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지 생각해볼 수 있었다. 세월호 참사 당시 보도윤리로 물의를 빚었던 것을 기억한다면, 더 깊게 와 닿을 것이다.

1. 보도하지 말아야 할 것.

1-1 트윗

모든 테러가 그렇지만, 보스턴마라톤테러 역시 누구도 예측하지 못 했다. 사건이 벌어졌을 때, 누가 했는지, 왜 했는지, 어떻게 했는지 아는 사람은 없었다. 적어도 공식적인 라인에서는 없었다. 테러의 정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곳은 트위터였다. 그것도 과하게 활발히 이뤄지고 있었다. 공식적 정보는 없었지만 이미 사실인 것 같은 이야기를, 많은 사람이 이야기하고 있었다.

한 기자는 말한다.
“트윗을 봤는데 결승선 지점에서 폭발이 두 번 있었대. 무려 트윗 2221개가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어. 대체 (이걸 보도 안 하고) 뭘 기다리는 거야?”

윌 맥어보이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TV쇼를 하는 게 아니야. 뉴스를 하는 거지.”
(“We don’t do good TV, We do the news.”)

이 때 맥어보이가 말한 TV쇼의 의미는 오직 시청률만을 신경 쓰는 프로그램이라는 뜻일 것이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다. 그게 진실이고 아니고는 나중 문제다.
‘뉴스’의 의미는 반대다. 늦게 보도하게 되더라도 정확한 사실, 정확한 진실을 말하자는 것이다. 이 측면에서 트윗은 아무런 소스가 될 수 없다. 같은 말을 하고 있는 트윗이 2천 개든 2만 개든 마찬가지다. 트윗의 수는 ‘진실성’과는 큰 관계가 없다. 단 한 개의 트윗도 순식간에 퍼질 수 있기 때문이다.

1-2 다른 미디어

“증명해내. 나는 다른 미디어 퍼다 나르는 거 딱 질색이야.”
(“Prove it. I don’t like media covers media.”)

맥켄지는 무엇을 보도해야 할지를 이야기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미디어의 파급력은 엄청나다. 미디어가 합쳐졌을 때의 파급력은 훨씬 더 그렇다. 사안의 신빙성을 따질 때 ‘어떤 언론사가 말했느냐’는 중요한 지표가 되기 때문에 그렇다. 조선일보가 홀로 말하는 것과 조선일보와 한겨레가 같은 것을 말하는 것이 다른 것과 같다. 반신반의하던 것도 많은 언론에서 그렇게 이야기한다면 믿을 수밖에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맥켄지의 이 말은 중요하다. 세월호 참사 오보가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것처럼 ‘언론의 무비판적인 받아쓰기’가 초래할 수 있는 결과는 생각보다 크다.

2. 보도해야 할 것.

2-1 공식적 소스, 그리고 사람이 아닌 기계에 담긴 정보.

맥켄지 프로듀서와 윌 맥어보이 앵커 등 임원진은 ‘공식적인 소스’가 없으면 보도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들고, 이 원칙은 끝까지 지켜진다.

그들이 보도한 것은 공식적인 소스, 그리고 반박이 불가능한 영상뿐이었다.
폭발이 일어난 곳에서 생중계하고 있었던 방송영상에 담긴 내용을 처음 보도했다. 백악관이나 경찰 측에서 제시한 자료도 보도했다. 결승선 부근에서 사람들이 찍고 있던 영상으로 종합한 FBI의 자료도 보도했다.

2-2 잘못된 보도를 바로잡는 보도

“이 지면에 가방을 맨 모습이 찍힌 두 명은 용의자가 아닙니다.”

재난 상황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언론의 기능은 잘못된 보도를 바로잡는 것이다. 위의 보도지침이 지켜지지 않았을 때 (정확하지 않은 소스를 무분별하게 사용했을 때) 벌어질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은 ‘용의자를 잘못 짚는 것’이다.

실제로 보스턴마라톤 테러 당시 뉴욕포스트의 오보로 17세 소년이 용의자로 지목된 바 있었다. 뉴스공유사이트 레딧에서는 또 다른 애꿎은 사람을 테러용의자로 지목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 사람은 중압감을 이기지 못했다. 언론의 잘못된 보도가 마녀사냥을 한 셈이고, 애꿎은 생명이 희생됐다.

3. ‘좋은 뉴스’의 슬픈 단상

“이제 TV는 필요 없는 듯.”
(“We don’t need TV anymore”)

TV보다 발 빠르게 테러 관련 정보를 퍼 나른 트위터에 대한 찬사다.
뉴스보다 빠른 소식통(트위터)이 있기 때문에 TV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됐다는 의미다. 이 드라마에서 말한 것처럼, 트윗이 진실하지 않은 정보를 전달할 위험이 크다는 사실이 보스턴마라톤테러 사태에서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이렇게 평했다.

트위터의 선기능이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경찰이 트위터로 사건진행상황을 발 빠르게 전달했던 측면을 생각하자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트위터의 부작용을 크게 염두에 두지 않고, 뉴스의 선기능을 평가 절하한다는 점은 문제가 될 만하다.

드라마에서도 이 부분이 뼈아프게 지적됐다. 맥어보이와 맥켄지의 뉴스는 ‘좋은 뉴스’였으나 좋은 TV쇼가 아니었기 때문에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 했던 것이다. 극중 뉴스는 시청률 측면에서 좋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이 결과를 받아든 윌 맥어보이는 말한다.

“4위라고? 우리는 전부 다 올바르게 했는데! 전부 다 맞게 했다고!”

좋은 뉴스를 만들었지만 시청률은 저조한 현실. 이 때문에 뉴스룸은 다음에 닥칠 재난상황에 어떤 보도방식을 선택할 것인지 더욱 고민하게 될 것이다. 자극적인 뉴스가 사람들의 관심을 더 끌 수밖에 없고, 단기적인 관점에서 뉴스제작진은 좋은 뉴스보다 잘 팔리는 뉴스를 만들려는 유혹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국은 시민의식이다. 좋은 뉴스를 골라내고 그 뉴스를 지지해줄 수 있는 시민의식만이 좋은 뉴스를 살려낼 수 있다.

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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